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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민&허철
대학까지 불어오는 사교육 바람
제 944 호    발행일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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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덜터덜 힘없는 발걸음으로 토익 학원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중인 A 학생. 취업 준비를 위해서는 공인어학 성적이 필요하고, 혼자서 시험을 준비하기는 역부족이었던 탓에 토익 학원에 등록했다. 자정이 지났지만, A 학생의 일과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 인터넷 강의를 보며 자격증 시험과 관련 전공 내용을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초·중·고에 이어서 대학까지 이어진 사교육. 과연 대학생의 사교육 현실은 어떠할지 취재해봤다.


수치로 알아보는 대학생 사교육 실태

  지난 5월 17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취업 사교육 현황 파악’을 위해 국내 4년제 대학 3.4학년 대학생 총 1,08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여기서 취업 사교육이란 취업에 관련된 사교육으로 ▲영어성적 취득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 첨삭 등의 취업 컨설팅 ▲각종 자격증 취득 ▲컴퓨터 학원 수강 등을 뜻한다. 조사결과 ‘최근 1년 이내 취업 사교육을 받은 적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38.2%(413명)였으며, 여학생(39.9%)이 남학생(36.1%)보다 3%가량 경험자가 더 많았다. 또한 전공계열별로는 ▲경상계열(47.4%) ▲사회과학계열(44.5%) ▲인문계열(41.2%) ▲이공계열(33.8%) 순으로 사교육을 경험했다. 3년 전 같은 조사에서 사교육 경험자가 18.2%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하지만 대학생의 사교육은 취업 관련 사교육에만 머물지 않는다. 지난해 4월 30일 <학습자중심교과교육연구> 18권 9호에 실린 건국대 한희진 연구원과 성균관대 교육학과 양정호 교수의 <대학생 사교육비 실태 분석>에 따르면 2015 졸업자(9차 412명) 중 17.96%가 ‘사교육에 참여한 적 있다’고 응답했다. 또 이들 사교육 참여 경험자의 사교육 참여과목 유형은 ▲영어시험(토익, 텝스, 토플 등) 78.4% ▲전공 관련 전문지식 33.8% ▲전문 분야(언론, 방송, 승무원 교육 등) 21.6% ▲컴퓨터활용능력 17.6% ▲영어 회화 14.9% ▲제2외국어(일어, 중국어 등) 9.5% ▲일반상식 5.4% ▲면접기법(화술, 프리젠테이션, 이미지 메이킹 등) 4.1% 순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취업뿐만 아니라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도 대학생들이 사교육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취업 사교육, 불안감으로 시작하지만 효과는 미미해

  앞서 언급한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취업 사교육 현황 파악’에 따르면 사교육 경험자들은 주로 ▲전공 자격증 취득(49.4%) ▲자소서 첨삭 등의 취업 컨설팅(30.5%) ▲영어성적 취득(24.9%) ▲비전공분야 자격증 취득(23.5%) ▲컴퓨터학원 수강(21.5%) 순으로 사교육을 받았다고 중복 응답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대학생들의 생각은 어떨까?
  먼저 영어성적 취득을 위해 사교육을 받은 우리 학교 이영도(화학공학과·15) 학생은 “주변 친구들의 추천으로 토익 학원에 다녔고,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됐다”며 “토익 같은 경우는 1~2개월 다녀도 큰돈이 드는 게 아니라서 한 번 정도 사교육을 받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전했다. 또 우리 학교 김호식(경영학부·13) 학생은 “친구가 기본 템플릿(답변의 틀)을 받기 위해 토익 스피킹(이하 토스) 학원을 등록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사교육을 받았는데 꽤 유용했다”며 “단기간에 좋은 스펙을 만드는 데 사교육은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교육으로 전공 관련 자격증을 취득한 동국대 박혜린(경영학부·15) 학생은 “전공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해 사교육을 받았는데, 학교 전공 수업에서 배우는 것을 복습하고 예습하는 효과가 있어 도움이 됐다”며 “그러나 요즘 취업 관련 사이트에서 직무에 관련된 정보를 알려주고 돈을 받는 스터디와 자소서 대필.첨삭으로 돈을 받는 사람이 많아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취업 사교육을 거의 받지 않고 취업한 한국외국어대 강효승(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卒·13) 씨는 “사기업 취업을 위해 인.적성 인터넷 강의만 하나 들었다”며 “지금 대학생들이 중.고교 시절에 자기주도 학습보다 사교육에 의존했기 때문에 취업을 준비하면서도 사교육을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소서는 면접관의 주관에 따라 평가가 좌우된다고 생각하는데, 대필이나 첨삭을 받은 자소서는 비슷한 유형이 많고 독창성도 없어 면접관이 좋게 평가하지 않을 것 같다”며 “또 인.적성은 기업의 인사담당자도 결과를 어떻게 반영해야 할지 확실한 기준이 없는데 사교육 업체가 마치 자소서 첨삭·대필과 인·적성이 취업의 당락을 결정짓는 것처럼 과장 광고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백원영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9월 15일 발표한 <4년제 대학졸업자(이하 대졸자)의 취업 사교육 현황 및 첫 일자리 성과>에서 “전체적으로 보면 취업 사교육 경험이 정규직 합격률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바가 거의 없었다”라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4년제 대졸자 중 71.4%가 취업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 취업 사교육을 받았다. 하지만 ▲자격증 취득자와 미취득자의 정규직 취업비율 각각 49.0%, 48.1% ▲직업교육훈련 경험자와 미경험자의 정규직 취업비율 각각 46.1%, 49.2% ▲어학연수 경험자와 미경험자의 정규직 취업비율 각각 48.1%, 48.8%로 취업 사교육의 효과는 거의 없었다. 해당 연구에서 백원영 부연구위원은 “구직자들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불안감에 쫓겨 취업 사교육을 찾는다”라며 대학생이 취업 사교육을 찾는 원인을 지적했다.

사교육, 대학 전공 수업까지 침투해

  앞서 언급한 <대학생 사교육비 실태 분석>에서 봤듯이 대학생들은 전공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서도 사교육을 받는다. 실제로 전공 사교육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특별시 대치동에 위치한 입시학원은 2년 전부터 상경계 및 이공계 신입생을 위한 학점 관리 특별반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입시학원 관계자는 “수강생은 고등학교 교과과정과 대학교 교과과정의 수준 차이로 학업에 어려움을 느끼고 등록하는 대학생이 대부분”이라며 “보통 인문계보다는 이공계와 상경계 학생이 많고, 주로 수학과 과학 과목을 가르친다”고 말했다.
  우리 학교 공과대에 재학 중인 B 학생은 “자격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이 잘 나지 않는 과목이나, 배울 당시 어려워하던 과목이 발목을 잡는다”라며 “몇 안 되는 궁금증은 동기 혹은 교수님께 도움을 요청하지만, 한 단원 전체가 기억이 나지 않을 때는 인터넷 강의를 찾아보곤 한다”라고 전했다.
  같은 공과대의 C 학생은 “고등학생 때 배운 물리를 복습했지만 수준이 급격히 심화돼 교수님의 말씀을 이해하기가 어렵고 전공 수업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어 친구들과 함께 인터넷 강의를 신청했다”며 “하지만 강의료가 비싸 금전적으로 부담 된다”라고 말했다.
  또한 계명대에 재학 중인 구현지(EMU 경영학부·14기) 학생은 “영어로 회계학을 배우다 보니 이해하는 속도가 더뎌서 수업을 따라가기 힘들었다”며 “한국어 번역본으로 공부를 병행했지만 이해하기 어려워 시험 기간에는 동기들과 함께 돈을 모아 단기 인터넷 강의를 신청해 듣기도 했다”고 밝혔다.

대학생 사교육, 학내 프로그램 활용으로 해결 가능

  본인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사교육을 받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싼 수강료로 경제적 부담을 느낀다면 학교 내에서 무료 혹은 저렴하게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리 학교 국제교류본부는 ▲영어 회화 및 영작문 ▲대학생/일반인 영어 회화 집중반 ▲제2외국어로 이뤄진 외국어 강좌를 제공 중이다. 또한, 토익특별반과 모의시험(토익·토스)도 실시하고 있으니 영어성적 취득을 위한 사교육을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참고하기 바란다.
  또 우리 학교는 수능 수학 성적이 일정 수준 미달인 신입생을 위해 ‘기초대학수학’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 강좌는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복습함으로써 자연·이공계 전공과목을 수강하기 전에 사전 준비를 도와준다. 이와 함께 창의융합교육본부 교수학습센터에서는 우리 학교 이공계열 재학생의 기초수학 및 물리 교과목 학습능력 향상을 위해 ‘Level up 튜터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튜터로는 수학 Ⅰ·Ⅱ를 포함한 전공 수학 및 물리 교과목을 수강하고 평점 평균 B+ 이상을 취득한 3·4학년 학생이 참여해 기초수학 및 물리 관련 교과목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1·2학년 학생을 튜터링 한다.
  마지막으로 취업 사교육을 생각하는 학생이 있다면 학원 등록 전에 우리 학교 취업지원본부를 방문하길 바란다. 취업지원본부는 ▲취업 프로그램(6시그마 GB, PSAT 하프모의고사, AI모의면접 등) ▲취업자료실(취업뉴스, 직업정보, 취업준비, 취업강좌) ▲상담(방문상담, 온라인 상담) ▲채용설명회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방문이 빠르면 빠를수록 취업 성공률이 높다고 하니 취업이 고민인 학생은 지금 바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 학교의 특성 교양인 ‘진로 탐색과 진로설정’ 과목을 담당하는 홍진기 강사는 “직업에 대한 이해 및 직무 방향성의 선택, 검토, 확신을 혼자 하지 말고 학교의 관련 프로그램과 조직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 큰 도움이 된다”며 학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권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사교육을 ‘공교육을 보충하기 위해 제도권 밖에서 하는 교육’이라 정의한다. 우리가 이런 사교육을 받는 이유는 공교육만으로 실력을 쌓기 어려워서일 것이다. 그리고 실력을 쌓고자 하는 동기에는 남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개인의 호기심을 채우고 세상의 진리를 탐구한다는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보다는, 경쟁에 이겨 좋은 곳에 취직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을 갖고 싶은 마음이 대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을 찾는 이유일 것이다. 그리고 이는 지금 우리 사회의 취업난과 그에 따른 경쟁이 얼마나 극심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일 것이다.

이소민 기자
lsm0468@cbnu.ac.kr
허철 기자
gjcjf102@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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