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고사가 성큼 다가온 지금, 몇몇 학생은 시험을 대비하면서도 ‘아, 나는 전공이랑 안 맞는구나!’ 또는 ‘나중에 전공을 살려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빠진다. 이러한 고민에 대한 해답 중 하나로 학생들은 전과를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전과를 고민하거나 차근차근 준비해서 전과하고 싶은 학생을 위해 전과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알아보고, 전과를 경험하거나 도전 중인 학생의 조언을 들어봤다.
전과, 어떻게 하나요?
지난 9일 기준, 네이버 지식IN에 ‘대학교 전과’에 대해 작성된 질문 글의 수는 무려 8만 4,000여 건에 이른다. 게시물의 내용은 전과 가능 여부, 전과 방법, 전과 이유 등에 대한 물음이 주를 이뤘다. 이런 모습은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에서도 심심찮게 발견됐다. ‘학점 ○인데 □□과에서 ◇◇과로 전과 가능한가요’, ‘00과로 전과 고민 중인데 괜찮을까요’, ‘전과해 보신 분 있나요’ 등의 내용이다.
전과 제도는 대학생이 같은 학년 다른 학과(부)로 소속을 옮겨 전공을 바꾸는 것을 말하며, 자신의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교육받을 기회를 주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현재 국내 대부분 대학이 전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횟수, 자격, 방법에 대한 기준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재학 중 1회에 한해 전과할 수 있고, ▲입학 당시 특기자 특별전형 및 전공 예약제로 입학한 학생 ▲전공단위별 재학생 수가 10명 이하인 경우 ▲편입생인 경우는 전과 지원이 불가능하다. 휴학생은 복학 후 지원 가능하며, 2학년 1학기, 3학년 1학기, 또는 4학년 1학기 진급 예정자만이 지원 자격을 갖는다.
전과를 희망하는 학생은 먼저 신청 기간 내에 전과 신청서를 작성한 후, 성적증명서를 첨부해 현 소속 학과(부)의 지도 교수, 학과(부)장의 승인을 받아 소속대학 행정실에 제출한다. 소속 대학장은 모집단위별 허용 예정 인원 범위 내에서 전과 허용 여부를 결정해 관련 서류를 지원 대학장에게 전달한다. 전과를 지원받은 대학장은 지원하는 해당 학과(부)별로 선발 예정 인원 범위 내에서 자체 선발 방법에 따라 적격자를 선발한다. 선발 방법은 해당 학과에서 주관하되 필기시험, 면접시험 또는 기타 방법으로 선발 가능하며, 필기시험이나 면접시험을 포함한 두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실시한다. 각 선발 방법별 반영비율은 각각 50%를 초과할 수 없다. 또 선발 예정 인원 미달 여부와는 별개로 지원자의 수학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전과를 허가하지 않을 수 있으며, 외국인 유학생(정원 외)은 선발 방법을 달리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한 합격자는 지원 대학장이 관련 서류를 첨부해 총장에게 허가를 요청한다.
전과하는 이유, 한번 들어보실래요?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과의 기준은 까다롭다. 이처럼 까다로운 기준과 어려운 과정이 요구되는 데도 매년 전과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우리 학교 학사지원과를 찾는 학생이 끊이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전과를 고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우리 학교 학생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전과를 고려해본 경험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있다 67.5%(135명) ▲없다 32.5%(65명)의 결과가 나왔다. 전과를 고려해본 학생들은 그 이유에 대해서 ▲진로 및 취업에 대한 고민 51.8%(70명) ▲전공에 대한 적성(만족도) 46.7%(63명) ▲기타 1.5%(2명) 순으로 답했다.
진로 및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반수를 한 후 전과를 했다는 강원대 A(물리학과·19) 학생은 “‘이과는 취직이 잘된다’라는 말만 믿고 반수를 해서 물리학과에 들어왔다. 다른 전공보다 취업이 쉬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주위에서 취업에 실패한 사례만 들려와서 사실 많이 흔들린다. 취업에 성공하기 위해 반수까지 했는데 어려울 것 같아서 다시 전과를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또 성균관대 B(정치외교학과·19) 학생은 “카자흐스탄에서 14년을 살다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또래보다 일찍 대학에 입학했다. 한국에 소재한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 쉬운 줄 알았다. 하지만 입학 후 주변의 이야기를 들으니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기업이 선호하는 전공으로 전과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았지만, 진로와 취업 때문에 전과를 포기한 학생도 있었다. 우리 학교 C 학생은 “입학 전에 생각했던 전공과 입학 후 경험한 전공 간에 괴리가 컸다. 하지만 전과해도 바뀐 전공이 잘 맞을 거란 확신이 없었고, 무엇보다 진로와 취업에 대한 고민이 컸기에 전과를 포기했다”고 전했다.
반면 세명대 D(임상병리학과·18) 학생은 취업과 무관하게 적성에 맞는 전공을 찾아 전과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명확한 꿈은 없고 성적에 맞춰서 취업이 잘된다는 학과에 입학했다. 그런데 나에겐 이 전공이 맞지 않는다. 성적은 잘 나오지만, 학교생활이 전혀 즐겁지 않다. 그래서 내년에 다른 학과로 전과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원하던 전공으로 전과에 성공한 우리 학교 이가을(건축학과·18) 학생은 “고등학생 때부터 건축에 관심이 있었지만, 성적에 맞는 학교와 전공을 택해 진학했다.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반수를 했는데, 여전히 성적이 불안정해 두 번째로 관심 있던 조경학을 공부하기 위해 산림학과로 진학했다. 그러다 다행히 건축학과로 전과할 수 있었고, 지금은 만족스러운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학사지원과 지석현 학적팀장은 “전공의 부적합과 소속감 등의 이유로 학과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전과를 희망한다. 새로 입시를 준비하게 되면 시간도 많이 필요하고 불이익도 받을 수 있어, 학생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면서 자신에게 적합한 학과를 찾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전과 제도이다”라고 전했다.
또, 우리 학교 교육학과 이종연 교수는 “대학 진학 시, 자신의 흥미·적성·미래의 꿈을 생각하지 않은 채 자신의 성적과 취업 전망, 또는 부모나 고등학교 선생님의 권유만을 주로 고려해 학과를 선택한 것이 전과의 주된 원인으로 생각한다. 대학에 들어와 자신의 꿈과 아무 상관도 없고, 흥미와 적성에 맞지 않는 공부를 하려니 의욕이 생기지 않고 무의미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교양과목이나 전공과목을 수강하면서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전공을 찾아 전과하는 학생은 다행이다. 만약 자신의 전공이 불만족스러운데 어떻게 할지 몰라 고민인 학생이 있다면 학과 교수 및 선배나 친구의 조언을 구하고, 학내 취업지원본부나 학생생활상담소 등을 방문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대해 파악한 후 전과를 고려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전과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지난 2017년과 지난해에 우리 학교에서는 91명이 전과를 지원했고, 그중 74명의 전과가 허가됐다. 올해는 75명이 전과를 지원해 68명이 전과 허가를 받았다. 이처럼 전과를 지원한다고 모두가 전과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전과에 대한 몇 가지 팁을 소개한다.
우리 학교 E 학생은 “나는 적성이 안 맞아서 과를 바꾼 경우인데 확실히 본인의 적성, 관심에 잘 맞는 과를 가는 게 좋다. 만약 전과를 지원했는데 자신이 지원한 학과가 경쟁률이 높아 불안하더라도 선발 과정에서는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모습을 보이면 좋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유튜브로 전과 경험을 공유한 대학생 유튜버 슈룹은 “개인적으로 새로운 학과에 적을 둔 뒤의 만족도가 더 높은 만큼, 명확한 목표나 꿈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냥 해볼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전과하는 것은 좋지 않다. 교양과목이나 전공기초 과목을 수강하며 그 학문이 진정 본인의 길이 맞는지 충분한 숙고와 함께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대학내일> 제888호에 게재된 전과 관련 기사는 전과 시 고려할 사항으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전입 기준의 확인은 필수다. 학교마다 전과를 신청할 수 있는 전입 기준이 다르므로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는 무턱대고 취업 잘된다는 학과만 고르는 건 안 된다. 취업이 잘된다는 학과라고 무조건 잘되는 것은 아니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학과가 취업이 잘된다. 마지막으로 자신이 전과하려는 학과 과목을 교양으로 맛보는 것도 중요하다. 적성에 맞지 않아 전과를 했는데, 전과 후에도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 낭패이기 때문에 한 학기 정도 교양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지석현 팀장은 “전과도 작은 입시이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 무턱대고 소속된 학과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취업이 잘되는 학과로 가고 싶다는 이유로 전과를 준비한다면 다시 한번 생각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황보동혁 기자
bodong33@cbnu.ac.kr
안세린 기자
kcbjcs99@cbnu.ac.kr
정윤채 기자
sunwillris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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