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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지혜&이성현
비대면 강의에도 숨겨진 장벽은 있다
제 956 호    발행일 : 2021.03.29 

올해도 벚꽃은 우리에게 봄의 도래를 알린다. 하지만 학생들의 얼굴은 보기 쉽지 않다. 강의실에 앉아 수업을 듣고, 동아리에 가거나, 단체로 모이는 평범한 일상이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 1년 대학 생활의 시작과 끝은 모두 ‘컴퓨터 모니터’였고, 우리는 이 비대면 강의에 점차 적응했다. 그렇다면 장애 학생들은 어떨까? 장애 학생들에게 비대면 강의는 이동 문제의 해소 등이 장점으로 평가되지만, 그 반대로 장애 요소에 따라 단점은 명확하기 때문에 비대면 강의는 한계에 봉착했다.

누구는 익숙해지고, 누구는 여전히 불편

  지난해부터 우리 학교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부분의 강의를 비대면으로 전환했다. 이전까지 ‘열린 사이버 대학교 강좌(OCU)’를 제외하고 비대면 강의는 거의 없었기에 온라인 출석이나 시험과 같이 비대면 상황으로 인해 혼란과 문제도 있었다. 모두 시작은 어색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처음과는 달리 어느 정도 안정된 상태다.
  점차 컴퓨터 화면 속에서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에 익숙함을 느끼는 지금, 우리 학교 장애 학생들도 비대면 상황에 잘 적응하고 있을까. 지난해부터 우리 학교 장애지원센터도 비대면 상황에 맞춰 일부 프로그램을 개선했다. 또한, 올해는 장애 학생들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과 국가근로 봉사유형 장학생 사전 교육을 줌으로 진행하는 등의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하지만 비대면 상황에서 장애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은 여전하다.
  청각장애를 가진 ㄱ 학생은 “교수님의 입 모양이 보이지 않는 강의의 경우 동영상 자막 지원이 필요하다. 유튜브에서 제공하는 자동 자막 생성 기능이 있지만, 오역이 많고 무슨 말인지 알 수 없을 때가 있어 근로 학생 및 속기사님이 만들어 준 대필 자료를 함께 본다. 하지만 이도 완벽하지 않아 학습이 힘들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ㄴ 학생은 “사소하지만 많은 것들이 불편했다. 실시간 수업으로 카메라를 켠 상태에서 화면이 잘 안 보여 가까이 가면 얼굴이 너무 부담스럽게 비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다시 화면이 보이지 않는 딜레마에 빠졌었다. 또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시험도 컴퓨터 접근이 까다로워 치르기 힘들었다”라고 전했다.
  강의 수강 및 학습뿐만 아니라 장애 학생과 교수 간의 소통에도 어려움이 있다. 이전에는 강의 시간에 직접 문의할 수 있던 것들을 비대면인 지금은 교수에게 일일이 메일을 보내 답장을 받아야 한다. 이에 ㄴ 학생은 “시험 전에 시간 연장이나 보조기기 사용 가능 여부를 매번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 여쭸는데, 늦게 확인하시거나 답장이 없으시면 시험 당일 필요한 조치를 받지 못할까 봐 조마조마했다”라고 털어놨다. 또 우리 학교 장애지원센터 이양숙 학습지원팀장은 “학생들이 가장 많이 불편해하는 것이 ‘과제 제출’이다. 상당수의 과목이 실시간 강의 후 별도의 과제를 요구하는데 장애 학생들은 과제 제출 기간의 연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연장을 했음에도 비대면이라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업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어 과제를 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장애 학생을 돕는 도우미 학생이 겪는 어려움도 있다. 수업 내용 대필 봉사를 했던 우리 학교 기계공학부의 한 학생은 “교수님이 강의에 집중하실 때면 말씀이 빨라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어쩔 수 없이 대필을 놓치는 부분이 생겨 최대한 핵심만이라도 전달해주려고 노력했다. 또 비대면 상황이다 보니 대필 내용이 학생에게 제대로 전달됐는지, 이해하는 데 무리는 없는지 확인하기가 어려웠고, 내가 도움을 제대로 주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이양숙 학습지원팀장은 “대면 수업은 장애학생과 비장애 학생이 옆에 앉아서 함께 수업을 듣기 때문에 장애 학생이 실시간으로 수업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반면, 비대면 수업의 경우 대필 내용을 카카오톡 창을 이용해서 실시간으로 전달해야 하므로 도우미 학생이 부담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배려가 부족한 제도 운영

  지난달 2일 우리 학교 학사지원과는 원격수업 운영지침 제정과 동시에 원격수업관리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설치됐음을 알렸다. 원격수업 운영지침을 제정한 이유는 <고등교육법> 제22조와 <충북대학교 학칙> 제34조에 의거 방송.통신에 의한 수업에 관한 사항을 지침으로 규정하고, 원격수업의 질적 수준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장애 학생의 원격학습권을 보장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첫째, 운영지침을 제정할 때 장애 학생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물론 우리 학교 <원격수업 운영지침> 제20조 7항은 ‘교수자는 시각.청각 장애 학생의 원활한 원격수업을 위하여 자막이나 스크립트 제공 등의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라고 명시했지만 권고 수준에 머물러 현재 장애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다. 둘째, 위원회의 구성원에 장애학생회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위원회에 참석하는 학생위원은 총학생회장과 총학생회 임원 2명이 전부로 장애 학생들이 자신의 문제를 말하고 지침에 반영할 기회가 없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위원회의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학사지원과 이민근 팀장은 “모든 교과목의 교수님에게 자막이나 스크립트를 넣는 것을 요구하면 다소 부담이 될 수 있어, 장애 학생이 수강 신청한 특정 교과목에 대해서만 관련 지원을 권고하고 있다. 원격수업 운영지침을 만들 때 코로나19로 인한 재난대응원격수업 이후의 원격수업을 생각하고 만들었지만, 세부지침은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수정할 여지가 다소 있으며, 구체적인 지침과 절차 그리고 위원회의 운영 등의 세부적인 사항까지 추가로 고려해 장애 학생의 어려움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구성원 모두의 관심 필요

  우리 학교 ‘어깨동무’ 장애학생회 신하연(경영학과.20) 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해 뿔뿔이 흩어진 시대에 다 같이 화합해서 힘내자는 의미로 ‘어깨동무’라고 학생회 이름을 지었다. 현재 비대면 상황이라 학생회 운영과 소통이 어려운 상태다. 사실 장애학생회가 비대면 상황에서 겪는 장애 학생의 어려움을 해결하기는 어렵고, 학생들이 교수님들께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신 장애가 경증과 중증으로 나뉘는데, 경증 장애를 가진 학생이 도우미 학생의 도움을 받으려면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다. 이 절차를 보다 간소화해 학생들에게도움을 줄 계획이 있다”라고 말했다.
  위원회의 구성원인 제 53대 ‘CROSS’ 오태영 총학생회장(정치외교학과.15)은 “대부분의 수업이 원격수업인 지금 장애 학우들의 원격학습권에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장애 학생들이 겪는 교수님과의 소통, 영상 자막 미지원, 도우미 학생 부족 등 직면한 문제에 대해서 총학생회 역시 함께 발맞추어 해결하려고 한다. 원격수업관리위원회가 신설된 이후 지금까지 개최된 적은 없으나, 위원회 개최 시 장애 학생의 지원에 대해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창의융합본부와 학사지원과를 방문해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개선점을 찾을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우리 학교는 장애 학생 교육복지 지원 실태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장애지원센터는 장애 학생들이 느끼는 비대면 강의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여전히 분주하다. 하지만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격학습의 벽은 여전하다. 교육 격차는 곧 사회적 차별로 이어진다. 장애 학생의 권리를 비단 장애학생지원센터만의 일로 생각하지 말고, 우리 학교 구성원 모두가 관심을 두고 협력할 때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홍지혜 기자 avfggg@chungbuk.ac.kr
이성현 기자  jcn03226@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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