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에도 ‘뉴노멀’이 불어오다
지난해 7월 2일 교육부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와 공동으로 ‘포스트 코로나 교육 대전환을 위한 총장과의 대화’를 개최해 정식적으로 대학교육의 뉴노멀에 관해 이야기했다. 대학.전문대학 총장 31명이 함께 참석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학교육 대전환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논의했는데 주요 내용은 ▲원격수업을 ‘뉴노멀’로 정립해 대학교육 혁신의 계기가 되도록 지원 ▲대학이 혁신의 주체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대학 운영기준 혁신 ▲대학 간 공간의 장벽을 넘어 공유와 협력 확산 ▲대학의 평생.직업교육 역할 강화 등이었다.
대화에 참석한 교육부 대학학사제도과 이규성 사무관은 “교육부는 이번 대화를 통해 원격수업 운영에 대한 제한을 개선해 대학이 교과목 특성과 다양한 수요에 따라 대면수업, 원격수업, 혼합수업 등을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대학의 자율성을 제고하고 대학이 혁신의 주체로 바로 설 수 있도록 대학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불가피한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지자체-대학 협력기반 지역혁신사업 등을 통해 지역 내 대학 간 교육과정 공동운영 등을 활성화 할 수 있도록 하고, 국내 대학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등 대학의 혁신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대학의 구성원들은 교육의 뉴노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고등교육중점연구소는 지난해 8월 13일부터 23일까지 ‘일반대학 대학생.교원 대상 1학기 원격수업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8,418명의 대학생과 2,881명의 대학 교원에게 원격수업과 미래교육과 관련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원격수업 확대 필요성’에 관해 물은 결과, ‘매우 필요하다’(37.8%), ‘필요하다’(34.1%)로 응답자의 71.9%가 원격수업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또한, ‘원격수업 방식이 향후 대학교육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온.오프라인 융합 교육 등 수업 혁신(48.0%) ▲학생의 자기 주도적 학습역량 강화(23.3%) ▲학생 맞춤형 수업(12.1%) ▲교원의 수업역량 강화(6.5%) ▲기타(10.0%) 순으로 답했다. 이상의 설문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이미 구축된 원격수업 시스템과 장점을 활용한 대학의 비대면 원격수업은 계속 이어질 것이며, 이에 맞는 ‘뉴노멀’도 함께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학교에서 찾아본 ‘뉴노멀’
교육부는 지난해 9월 ‘포스트 코로나 미래 교육 전환을 위한 디지털 기반 고등교육 혁신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원격수업 내실화를 위해 대학의 자체 노력에 정부의 지원을 더한 자율적 질 관리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대학의 주요 추진 과제는 ▲원격교육지원센터 설치 ▲원격수업관리위원회 운영 ▲강의평가 학기 중 2회 이상 공개 ▲교원의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의 자체 노력이다. 여기에 정부는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긴급재정 지원 ▲온라인 원격도우미 배치 ▲대학 혁신지원사업 예산 활용을 통한 원격교육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우리 학교는 교육부가 제시한 방안에 따라 뉴노멀 원격교육 내실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1일 우리 학교는 충북권역 대학원격교육지원센터로 최종 선정돼 오는 2025년까지 5년간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이로써 우리 학교는 충북권역 고등교육 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교육 체제로의 전환을 목표로 ▲원격교육 플랫폼 구축 ▲혁신적 고등교육 콘텐츠 개발 ▲학습성과 제고를 위한 교수학습 혁신의 3대 전략 수립 ▲권역 내 대학과 전문대학을 연계·지원하는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 대학원격교육지원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창의융합교육본부 이재열(지리교육과 교수) 교수학습부본부장은 “우리 학교는 교육부가 발표한 ‘2020학년도 1학기 원격수업 우수사례’ 중 5개 부문에서 우수사례로 선정되는 등 원격수업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간 원격수업 격차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과 협업 및 교류를 활성화해 자원공유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권역별 대학원격교육지원센터는 큰 의미를 가진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 2월 25일 학사지원과는 <원격수업 운영지침>을 제정했다. 제정된 운영지침 제2장 제4조에서는 “원격수업 콘텐츠의 질 관리와 원격수업의 원활한 운영·관리를 위해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설치한다”라고 명시했는데, 이 위원회는 ▲원격수업 운영 및 관리 ▲원격수업 교과목 개폐 ▲콘텐츠 품질관리 및 평가 등을 심의하게 된다. 위원회의 학생 위원인 제53대 ‘CROSS’ 총학생회 오태영(정치외교학과·15) 회장은 “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며 비대면 수업 진행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었고 이에 대한 사전 해결방안 제시와 상황에 따른 조치 방안 마련을 위해 올해부터 원격수업관리위원회가 구성됐다. 원격수업과 관련한 문제 제기나 온라인 출석, 시험 진행 방식 등 회의 소집이 필요한 경우 학사지원과에 요구해 회의를 소집한다. 이후 회의에 참석해 비대면 상황에서 진행되는 원격수업의 규정 전반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원격수업 질 관리에 대해 개선점을 요청하는 등 원격수업 전반에 대한 요청사항을 전달한다. 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지난해와 달리 원격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을 집중적으로 전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창구가 생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우리 학교 학생들은 e-campus의 온라인 출석부에 만족하지 못했었다. 만족하지 못한 주된 이유로 ‘수강 시간 집계의 오류’, ‘출석 적용 시간에 대한 딜레이’ 등이 있었다. 창의융합교육본부 스마트교수학습개발원은 해당 오류의 개선을 위한 고성능.고용량의 차세대 e-campus를 구축했는데, 이는 올해 1학기 비대면 강좌 운영부터 새로 도입된 ‘칼투라(Kaltura)’다. 칼투라는 영상 콘텐츠 관리를 위한 시스템으로, 저작권 보호(다운로드 방지) 및 정확한 동영상 시청 기록 확인(영상 재생 직접측정)을 지원한다. 우리 학교 백상민(국제경영학과.20) 학생은 “지난해에는 수업을 들어도 온라인 출석부에 오류가 생기면 다시 들어서 시간을 채웠어야 했는데, 이번 학기부터는 이러닝 시스템에 그런 문제가 적은 것 같다. 학생들을 위해 온라인 교육 자체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뉴노멀 시대, 단순 온라인 수업 아닌 미래교육 준비해야
단순히 온라인으로 원격수업을 한다고 뉴노멀 시대에 부응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진정한 뉴노멀 시대의 교육으로 나아가려면 대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우리 학교 교육학과 이옥화 교수는 “지금의 교육 플랫폼보다 훨씬 더 강력한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개별학습이 실현하기 어려웠던 이유는 학생 개개인의 요구를 반영한 자료의 개발 및 제시, 그리고 평가 체제, 개별적인 피드백 제공의 어려움에 있었다. 학생들의 요구에 맞는 교수의 구체적인 피드백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인공지능이나 정교한 에듀테크의 도입이 필요하다. 에듀테크를 통해 우리 학교의 교육 현황에 관한 기초 연구가 돼야 하고, 이를 반영하는 LMS(온라인으로 학생들의 성적과 진도, 출석 등을 관리해주는 시스템)가 구축돼야 한다. 원격수업방식은 코로나19 위기 극복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함께 남을 것이고 원격수업방식으로 대학교육의 혁신은 가속화될 것이다. 이제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대학 교육을 혁신해 나가지 않으면 대학의 미래는 큰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속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통해 대학교육의 혁명적 변혁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고려대 기계공학과 최영돈 명예교수는 “온라인 교육 강세는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니 이를 받쳐주는 플랫폼을 갖춰야 한다.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미국에서는 온라인 교육이 꽤 많이 자리 잡았고 관련 플랫폼 활용도가 높다며 각종 해외 원격 솔루션 플랫폼들이 이를 방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학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블랙보드, 줌, 페이스북 룸스, 구글 클래스룸 등은 해외 플랫폼으로 코로나19 국면에서 전 세계적으로도 인지도와 사용도가 높다. 원격 솔루션 시장은 코로나19 시대를 타고 급속한 성장세를 이뤄 소비자로만 있다가는 비용 측면에서도 추후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형 원격교육 플랫폼이 자리 잡아야 향후 국내 교육 현장의 안정성도 확보하고, 한국 교육 현장에 맞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중앙대 교육학과 송해덕 교수는 tvN ‘미래수업’에서 “런던에 있는 정경대학 학장인 미노체 샤피크는 ‘과거의 직업이 근육과 관계가 있었다면 현재의 직업은 두뇌와 관계가 있다. 그러나 미래의 직업은 심장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AI가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덕목은 노동력과 지력이 아니라 인간의 가치인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감성적인 측면에 있다. 이것을 키우는 것이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을 앞으로 대면 수업은 물론 온라인 수업에서도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과제이며, 고민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학교 교육의 방향성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원격수업은 일시적인 수업 방편일 뿐이었다. 그러나 끝나지 않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원격수업이 강요되고 있는 지금이 어쩌면 대학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지 모른다. 뉴노멀 시대 속 대학 구성원들이 이러한 기회를 잘 이용해 원격수업에 발 빠르게 적응하는 것은 물론, AI가 주도할 4차 산업혁명 사회에 걸맞은 교육 목표를 세우고 새로운 교육문화를 만들어 간다면 미래 대학은 우리도 모르게 훌쩍 다가와 있을 것이다.
배은영 기자
baeobab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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