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나라 헌법 제9장 123조 2항에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 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은 앞에서 언급한 우리나라 헌법 조항에 위배되는 것이며 ‘수도권정비계획법’을 통한 균형 발전을 추구해 왔던 지난날에 대해서도 역행하는 정책이다. 따라서 이번 사회부 기획에서는 수도권 성장 위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이명박 정부의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 충청 지역을 포함한 지방이 입게 되는 피해와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이명박 정부와 수도권 규제 완화
1982년 12월 31일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아래 수정법)’이 시행된지도 올해로 27년째가 됐다. 이 법은 수도권으로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 배치함으로써 수도권 과밀화를 완화하고 동시에 비수도권 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그런데 최근 이명박 정부는 수도권에 여의도 크기(8.48㎢)의 150여 배에 달하는 군사 보호시설 구역과 40여 배에 달하는 그린벨트를 완화 및 해제한다는 정책을 내놓았다. 또한 지난 해 10월 30일에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토 이용 효율화 방안’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수정법’을 무시하고 정부가 본격적인 수도권 규제 완화를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규제 완화가 기업의 투자 활성화를 불러와 우리나라 경제의 활성화를 야기할 것이고, 이는 해외로 나가는 제조업 기업들을 회유하고 외국 기업이 우리나라에 투자하기 적합한 조건을 마련해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한 근거로 획일적인 수도권 규제 정책은 국가 발전의 핵심인 수도권의 경쟁력을 약화시켜왔고 토지이용 효율의 저하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대기업 공장 신증설 허용, 산업 단지 내 공장 신증설 허용, 수도권 공장총량제 확대 등의 다양한 제도를 통해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해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이런 정책은 비수도권 지역 경제의 몰락을 가져와 장기적으로는 국가에 득보다 실이 더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규제 완화는 수도권 삶의 질 악화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의 시행은 수도권 경제를 활성화시켜 우리나라 경제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현 정부의 주장이다. 즉, 수도권 경제 활성화로 인한 ‘낙수효과의 원리(trickle down theory)’를 통해 수도권의 성장이 비수도권으로 퍼지면서 모두에게 경제적 성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경제적 성장에만 초점을 맞춘 판단일 뿐 수도권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삶의 질을 나타내는 지표인 환경, 교통, 인구 등을 보면 우리나라 수도권은 다른 나라 수도권보다 대도시 문제를 심하게 앓고 있다. 실례로 각 대도시 비산먼지(㎍/㎥)량을 비교해 보았을 때 ▲서울 70㎍/㎥ ▲동경 33㎍/㎥ ▲뉴욕 21㎍/㎥ ▲파리 22㎍/㎥로 국제 대도시들 보다 월등히 높았고 차량 밀도(대/㎢)에서도 ▲서울 3.4만대/㎢ ▲동경 2.4만대/㎢ ▲런던 1.0만대/㎢ ▲뉴욕 0.9만대/㎢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인구밀도(명/㎢)에서도 ▲서울 1.7만명/㎢ ▲동경 0.6만명/㎢ ▲런던 0.5만명/㎢ ▲뉴욕 1.0만명/㎢로 수도권 과밀화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 수도권으로의 집중이 심화될수록 수도권 주민들의 삶의 질은 악화된다는 것이다.
또 수도권으로의 인구 집중은 지방 지역 인프라 구축에 소규모 재정 투자를 가져온다고 한다. 실례로 충북개발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 국토의 11.8%인 수도권에 1998년도부터 2007년도까지 사회 인프라 투자 비율이 전국과 대비해 67%에 달한다는 자료가 이를 입증해 준다. 즉, 우리나라 국토 이용 효율을 늘릴 수 있는 국가 재정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국가 재정 및 사회 인프라 투자의 비효율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수도권 인구 과밀화는 물가 상승, 전세 값 인상 및 부동산 가격의 폭등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부동산 투기 광풍을 불러와 원주민과 세입자를 고려하지 않고 뉴타운 개발 사업으로 이어져 얼마 전 일어났던 ‘용산 참사’와 같은 사건이 또 다시 일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충청 지역의 피해 및 비수도권의 입장
수도권 규제 완화가 이루어지면 우리 충청 지역은 수도권과 더 가까운 거리적 이점이 사라져 타 지역보다 더 큰 피해를 입는다고 한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아래 참여연대) 송재봉 처장은 “규제 완화가 이뤄지면 기업 유치를 위한 정책이 중심이 되어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퇴보를 가져올 것이다”라고 하며 “또한 수도권 지역의 높은 규제 때문에 비수도권으로 회귀하던 기업들의 역회귀 현상을 불러와 충청 지역의 경우 수도권과 밀접했던 점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2007년과 2008년 수도권에 인접한 충청지역 시 군별 유치 기업수를 조사한 결과 천안시는 196개에서 181개로, 아산시는 155개 기업에서 120개로 기업의 수가 줄어들었다.
참여연대 송 처장은 “나아가 지역 발전을 위한 기업 유치가 비수도권 지역간의 경쟁 과열을 조장해 기업에 유리하고 비수도권에 불리한 구조가 만들어 질 것이다”라며 “지방 정부의 친 기업화는 지역 복지사업 및 사회간접자본에 투자되어야 할 세금을 기업 유치에 사용하도록 만들 것이다”며 비수도권 지역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끝으로 그는 “단기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수도권 규제 완화는 국익에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방 육성 정책이 더 효율적이다”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