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1일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한 가운데 여야갈등은 물론 찬반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세종시에 들어서는 기업에 취득·등록세 면제 및 재산세를 5년간 50% 감면해주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기업·혁신도시 건설을 추진해온 전국 지자체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특히 세종시와 가까이 있는 충북의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이하 첨복단지), 오창 산업단지, 충주 기업도시 등이 타격을 받을 우려가 높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우려가 있지만 실제 세종시에는 더 이상 기업이 들어설 부지가 없어 충북으로 이전할 기업이 세종시로 빠져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충북의 기업도시 관련 문제는 앞으로 더 많은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충북 기업도시 블랙홀 현상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은 중앙부처 이전 계획을 완전히 취소하고 기업 등에게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해 대학, 기업, 연구소 등을 세종시로 몰겠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내용은 소위‘세종시 블랙홀’이라고 불렸고 한 충북 관계자는 “세종시 블랙홀이 현실화되면서 충북도 발전 전략에 심각한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송 첨복단지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국내외 유수 명문학교와 전문병원, 연구시설 등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내용은 세종시와 같은 목적을 띄게 되면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충주 기업도시는 지난해 말을 끝으로 기업도시로 이전해오는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혜택이 사라졌다. 이번 사태로 기업도시를 추진하는 지자체와 기업들은 세종시로 인해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며 시급한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음성·진천 혁신도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기업유치를 위한 52만 8000㎡의 산업용지가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까지 입주 의사를 밝힌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세종시 수정안으로 충북도민들은 정부에 대해 불만과 불신이 늘었고 세종시의 특혜 부여는 다른 지역을 외면하고 세종시로 몰리는 ‘세종시 블랙홀’ 효과를 부채질할 것이다. 세종시 블랙홀이 중요한 이유는 원안이 국가의 균형발전과 수도권의 과밀화 해소라는 핵심적 가치에 역행해 타 지역에 대한 차별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의 향방
 3일 한나라당 소속 충북도의원들은 정우택 지사를 만나 세종시 원안고수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수정안 통과 시 탈당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정우택 지사 또한 세종시 수정안에 강한 실망감을 나타내며 정부안을 질타했다.
 한편, 세종시 투자계획에서 빠진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유전자 재조합 또는 세포배양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단백질이나 호르몬 등을 의미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품이다. 가 오송 첨복단지의 입주 가능성을 보여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오송 첨복단지는 바이오분야 특성화가 결정된 만큼 바이오시밀러 사업의 입지조건이 될 것이다. 이 밖에 충북도는 청주공항의 기반시설 확충, 다양한 국제노선 확대, 연결도로망 확충, 수도권 전철 연장운행 등으로 청주공항의 경쟁력을 강화, 공항 활성화를 추진하고 오송·오창 중심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추진, 첨단의료복합단지와 연계해 외국병원과 학교 등도 적극 유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세종시 수정안 발표 후 야당의 반대는 물론이고 여당 내 갈등이 증폭돼 앞으로 세종시 논란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세종시 쏠림 현상에 의한 지역갈등과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세종시에 대한 특혜제공을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세종시는 본래 수도권 과밀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본래의 취지를 잃어 충북지역은 혼란에 빠져있다. 시장의 논리를 중요한 근거로 삼아온 정부가 특정지역 기업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든다. 원안에도 없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세종시 수정안을 강행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는 이리빠지고 저리빠지는 미꾸라지 같은 모습만을 보이지 말고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충북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