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학교종합언론미디어(충북대신문)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기념하여 총학생회와 독서토론 동아리 ‘투영’이 ‘5·18 광주 민주항쟁 역사기행’을 주최했다. 선열들이 민주화를 위해 치열하게 싸웠던 흔적을 찾아가 영령 앞에 향을 올리고 그 정신을 기념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이었다. 1년 중 단 하루, 현실과 일상의 분주함을 떠나 자유를 위한 희생과 투쟁의 현장으로 향했다.

역사기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국립 5·18 민주묘지’였다. 이곳에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되신 분들의 유해가 안장되어 있다. ‘민주의 문’을 지나 ‘민주의 광장’으로 들어서자 ‘추념문’과 ‘5·18민중항쟁 추모탑’이 한눈에 들어왔다. 참배객 각자가 희생 영령 앞에 헌화하거나 묵념을 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부상을 입어 장애를 갖게 되었다는 한 시민과 그의 가족 또한 추모를 하고 있었다.

1980년 5월 24일 오전 11시 당시 14살이었던 방광범 학생은 이동하던 공수부대의 갑작스런 총격에 쓰러졌다. “광범아 엎드려”라고 친구들이 소리치는 순간 머리에 총을 맞아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두었다. 이후 방광범 학생의 아버지는 심각한 알코올 중독과 정신분열증을 앓게 되었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방광범 학생의 유해 앞에서 묵념을 하고 있다.

‘5·18구묘지’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된 영령들이 묻힌 곳으로 ‘망월동 묘지’라고 불린다. 가족과 친지들은 항쟁 와중에 희생된 주검을 도심에서부터 직접 손수레에 실어온 뒤 공포와 분노에 떨며 묻었다고 한다. 수많은 묘지의 행렬이 당시의 참상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이곳은 그 동안 수많은 국내외 참배객들이 다녀간 곳이다.
참배를 마친 최혜지(윤리교육과·09) 학생은 “5·18과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민주 시민으로서 정치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야겠다. 이번 투표에 참여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는 묘지에서 만난 할머니의 이야기를 언급하며 “우리에게 와 줘서 고맙다며 떡을 한봉지 주셨는데 알고보니 희생자 유가족이셨다”며 울컥했던 당시의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전남도청은 시민군과 계엄군이 마지막까지 대치했던 장소이다. 영화 ‘화려한 휴가’는 전남도청에서의 최후의 총격전과 무자비한 생생하게 묘사한다.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현재 보존되어 있는 전남도청의 외벽에도 총알 자국이 선명하다. 우리 일행이 광주를 방문한 5월 16일 전남도청 앞 광장과 도로에서는 ‘5·18 민중항쟁 30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가 열렸다. 깃발마다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담겨있었다.

이기웅(경영학부·07) 학생은 “5·18의 정신은 현재 우리 사회에 많은 의미를 주고 있다.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된 열사들의 정신을 본받아 더욱 진취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우리도 더 나은 민주주의를 위해 행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5·18 자유공원(상무대)은 원래 군인들의 교육과 훈련을 하던 군사시설이었다. 지금은 5·18민주화운동에 관한 자료를 보관하는 자유관과 영창 및 법정, 각종 기념비 등이 들어서있다. 영창은 5·18당시 계엄군에 의해 강제 연행된 3천여명의 시민들이 수용되었던 곳이다. 5·18 기간 동안 영창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 당시 영창에 수감되었던 안내원은 “교실 한 칸보다 작은 시설에 150여 명의 남성이 하루 종일 가부좌를 틀고 있어야 했으며, 누울 자리도 없었다”며 “각종 폭력이 자행되고 인권유린이 남발하던 현장”이라고 증언했다. 영창 옆에 위치한 법정은 5·18민주화운동 당사자들을 재판하기 위해 급조된 건물이다. 총 427명에 대한 재판이 행해졌으며 사형(구형) 7명, 무기징역 12명, 15년 이하 징역형 408명이다.

오늘날 우리가 민주화의 혜택을 누리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은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과 투쟁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5ㆍ18의 책임자였던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7년 내란죄 및 내란 목적 살인죄가 대법원으로부터 유죄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제 역사는 5·18을 민주주의의 승리로 기억한다. 5·18의 현장 광주에서 우리대학 학생들이 본 5·18구묘지, 전남도청, 상무대와 자유공원, 국립 5·18 민주묘지는 그 날을 기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 30년 전 광주의 열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민주화 운동의 흔적은 오늘날에도 젊은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한다. 희생자들의 묘역 앞에서 흘러내리는 청춘(靑春)의 눈물이 유난히 푸르다.

'국립 5·18 민주묘지'에 있는 추념문에서 헌화하는 우리학교 학생들

우리학교 학생들이 '5·18 구묘지'에서 묵념하는 모습

전남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5·18 민중항쟁 30주년 정신계승 국민대회'

'5·18 자유공원' 내에 복원된 법정

(사진제공 / 총학생회)

홍선녀 수습기자

angelhong@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