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회
사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박규빈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상생 가능할까?
제 874 호    발행일 : 2014.03.17 

‘전통시장 되살리기’에 대한 관심이 수 년째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차원의 금전적, 제도적 지원부터 자원봉사자, 민간단체까지 전통시장을 되살리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전통시장의 최대경쟁업체인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통과되고 이를 개정한 법안까지 내놓으면서 많은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전통시장 되살리기에 이바지하고 있는지 충북대신문에서 청주지역 전통시장을 직접 찾아가봤다.

  지난 2013년 1월 1일 대형마트 규제에 관한 최종안이 ‘유통산업발전법’이라는 법안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안에 의하면 대형마트는 밤 12시에서 오전 10시까지 영업을 하지 못한다. 또한 월 2회에 한해 일요일에 휴무를 해야 한다. 이같은 법안이 통과된 배경에는 그간 대형마트가 전통시장을 죽이고 골목상권을 약화시킨다는 여론이 자주 등장했고, 경제민주화를 위해서 대형마트를 의무적으로 휴무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주지역 전통시장에서는 대형마트 휴무를 통해 이루고자 했던 활기찬 전통시장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복대 가경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황순영 씨는 “대형마트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데도 손님이 늘질 않는다”며 “아무래도 주차공간이나 차량 접근성이 대형마트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도보를 이용하기 쉬운 시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주로 오기 때문인 것 같다”고 의견을 전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떡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선일 씨 역시 “대형마트 휴무일이 지정되면서 손님들이 장을 보러 시장을 많이 찾을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며 “편의시설이 없기 때문에 발걸음이 줄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다른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육거리시장 상인 김 모 씨는 “실외에서 장사를 하는 만큼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요즘 같이 추운 날은 따듯한 날에 비해 손님이 절반 이상 줄어든다”고 전했다.


  대형마트에 대한 휴무일이 지정에 대한 의견은 시장 상인뿐 아니라 시민들 사이에서도 다양하다. 지난달 23일 가경동에 위치한 대형마트를 찾은 우리 학교 김정원(노어노문학과·10) 학생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준비를 위해 장을 보려고 찾았는데 휴무일이어서 당황스러웠다”며 “이곳뿐만 아니라 청주에 있는 모든 대형마트가 같은 날을 휴무일로 정해 굳이 시장까지 찾아가야 하는 일이 생겨 상당히 불편하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시장을 자주 애용한다는 김상일(목재종이과학과·10) 학생은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집 앞에 있는 전통시장의 품질이나 서비스가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지정된 휴무일에는 시장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유통이 활발해져서 더 신선한 품질의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식경제부에서 조사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대한 대처방식’에 따르면 60% 이상의 응답자가 다른 날 대형마트를 이용한다고 답했고, 가장 적은 14%의 응답자만이 전통시장을 이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유통법에 따라 대형마트의 규제가 강화되자 이를 피하기 위한 변종 SSM이 빠르게 늘면서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또 다른 원인을 만드는 꼴이 됐다. 변종 SSM(Super Supermarket)이란 ‘기업형 슈퍼마켓’이 변형된 것으로 대형 유통업체에서 물건을 받아 영업하는 중소형 슈퍼 중 대기업 상호를 간판에 달고 있는 곳과 체인화 편의점을 뜻한다. 기존 SSM과는 달리 변종 SSM은 의무휴업일 지정 대상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결국 애써 통과시킨 법안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이에 변종 SSM 인근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박철 씨는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규제가 강화돼 한시름 놓았는데 변종 SSM이 보란 듯이 영업하고 있어 영업의 손실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영세 상인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변종 SSM을 제지할 수 있는 규제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대형마트나 SSM 규제 강화에 대해 해당 마트들의 불만도 적지않게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학교 근처에서 SSM을 운영하는 김 모 씨는 “영업휴무일을 법으로 지정하면 그날 하루 장사를 못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라며 “하루를 쉬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짧아 미처 팔지 못한 품목은 다 폐기처분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전했다.
  박정렬 경제진화연구회 청년간사는 대형마트와 SSM 강제휴무는 철회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굳이 대기업의 탐욕이라고 비판하면서 SSM을 괴롭힐 필요는 없다”며 “SSM을 경영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정년퇴임 후 빚을 내서 장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정한 수준으로 매출을 끌어 올려야 하는 부담감도 심각하여 마진율이 작으므로 직원월급, 제품폐기, 손상 등을 감안하면 하루매출이 적정수준을 넘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무작정 법안을 재정해 대기업 상호를 달고 있는 상권을 압박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기보다는 전통시장에 필요한 편의시설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현재 편의시설을 대형마트와 비교해 비슷하게라도 갖추고 있는 전통시장은 청주 내 단 한곳도 존재하지 않는다. 청주 10대 명물 중 하나로 꼽히는 육거리시장조차도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청주시는 올해 97억 원을 투자해 전통시장의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청주상권활성화재단 또한 육거리시장과 성안길을 중심으로 벌인 사업 프로그램을 지역 전체 시장으로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청주의 전통시장은 상당구에 5개, 흥덕구에 9개, 모두 14개로 그 규모가 상당해 각 시장마다 충분한 지원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에 청주시는 ‘상권활성화관리재단’을 설립해 청주 중소상권을 위한 지원과 홍보에 나서고 있다. 청주 성안길에 위치하고 있는 상권활성화관리재단에서는 전통시장이나 길거리 소상권에서 갖추기 어려운 고객쉼터를 만들어 상권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하고 SNS를 통해 대형마트에 비해 광고 효과를 거두기 어려운 상권에 대한 홍보도 지원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도 ‘유통산업발전법’ 시행 초창기 휴무일을 제대로 지키지 않던 모습과는 달리 매월 둘째 넷째 주 일요일을 휴무일로 정하며 전통시장상인들에 대한 약속을 지키고 있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상호 협력을 통해 함께 상생하는 길을 나아갈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wilshere@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사회 More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구사일생한 홈플러스, 현장은 ‘반쪽 정상화’
2026년 되찾은 노동절, 2026년 되찾은 노동절,
늘어나는 불법 온라인 도박, 청소년이 위험하다
돌보는 사람들의 하루, 충북재활원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연애도 직장도, 사람 대신 AI와 고민 상담하는 청년들
현도면 재활용선별센터, 절차 논란 속 주민 반발 지속
<현장르포> 국회를 향한 조리실무사의 외침, 학교비정규직...
그땐 몰랐던, 급식 노동자 이야기
부당해고 판정에도 움직이지 않는 KBS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