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유출문제가 다시 한 번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8일 ‘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3사에서 개인정보가 1억 건 이상 유출되는 사상초유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일어났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당시 개인정보에는 고객의 성명뿐 아니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번호, 심지어 집주소까지 포함됐던 것으로 드러나 이용고객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사실 개인정보유출 문제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 2008년 2월 우리나라 최초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이었던 ‘옥션’(1,863만 건)을 시작으로 2010년 3월 ‘신세계백화점’ (2,000만 건), 2011년 7월 ‘싸이월드’로 유명한 ‘SK컴즈’(3,500만 건)까지 크고 작은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있었다. 이번 사고까지 더해져 5천만 국민의 개인정보가 적어도 한 번 이상 유출된 셈이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1월 8일 이후 농협은행 충북대학교 지점은 카드 재발급을 원하는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은행을 찾은 김다솜(심리학과·11) 학생은 “카드정보유출 이야기를 듣자마자 카드 재발급을 위해 은행을 찾았는데 대기번호가 50번이라 언제까지 기다려야 될지 모르겠다”며 “카드정보유출로 생긴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 학교는 2005년부터 ‘스마트시스템’ 사업의 일환으로 농협은행과 연계해 학생증과 농협계좌를 연결한 IC코드가 내장된 스마트학생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농협카드의 개인정보유출로 학생증을 소지한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김용환(국제경영학과·11) 학생은 “농협카드를 쓰지는 않지만 학생증이 계좌랑 연결돼 있으니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충북대지점 농협 관계자는 “학생증과 연결된 농협계좌는 체크카드 형식의 현금직불카드로 이번 카드정보유출사고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 안심해도 괜찮다”고 밝혔다.
우리 학교뿐 아니라 서울대학교 또한 학생증 계좌문제로 곤욕을 치뤘다. 서울대학교 학생처 관계자는 “이번 카드정보유출 사건으로 계좌와 연결된 학생증은 재발급하고 앞으로 학생증을 만들 때 계좌생성 여부를 학생이 결정하도록 바꿨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울대학교 학생 박준상(컴퓨터공학과·09) 씨는 “아무리 처리를 해준다고 하더라도 정보가 유출된 은행과 계좌연계를 한다는 것은 미덥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여전히 개인정보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카드정보유출 사건의 여파가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 3월 6일, ‘KT’에서 120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유출사건이 또 다시 터져 고객들의 원성을 샀다. ‘KT’가입자가 1600만 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대부분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개인정보유출의 용의자 김 씨의 해킹수법이었다. ‘KT’ 개인정보유출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경찰청의 이성기 경장은 “김 씨의 말을 다 믿을 순 없지만 김 씨가 한 달여간 공부한 해킹수법으로 이번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밝혔다. ‘KT’는 2012년에도 870만 명의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있었으며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KT’에 과징금 7억 5천 300만 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과 김민규 팀장은 이런 솜방망이 처벌이 개인정보유출사건이 지속적으로 발생시킨다고 지적한다. “이전까지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때는 정보를 유출시킨 기업도 일종의 피해자로 취급했었다”면서 “지금까지 강력한 처벌이 없었던 것이, 오히려 기업이 안일한 태도를 갖게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유출이 비단 기업만의 일은 아니다. 개인정보유출로 고생하고 있는 김동한(대구시 중구·26) 씨는 최근 깜짝 놀랄 만한 일을 겪었다. 김 씨는 평소 여가시간마다 즐기던 E-sports 사이트의 ID가 누군가에 의해 해킹당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그는 “주로 여가를 PC방 같은 공공장소에서 많이 보냈는데 그때 비밀번호가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씨가 이용하는 E-sports 사이트 게시판에는 비밀번호 해킹을 문의하는 고객들의 게시글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올라오는 것이 확인됐다. 신병찬(청주시 흥덕구·24) 씨 또한 최근 부쩍 늘어난 스팸메일과 문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는 “어디서 유출됐는지 전화번호와 개인 이메일로 광고성 문자들이 수시로 날라든다”며 “통화할 일이 많은 업무를 하고 있는데 쓸데없는 문자들로 업무 시 지장이 많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처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개인정보유출로 피해를 받고 있지만 정작 개인정보관리에는 소홀한 실정이다. 청주 복대동에 위치한 모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 근처에는 고객들이 사용하고 버린 영수증들로 가득했다. 영수증 파쇄기가 설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파쇄기를 이용해 영수증을 버리는 경우는 드물었다. 은행 관계자는 “기계를 사용하고 받은 영수증에도 암호화처리는 돼 있지만 일부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며 “업무를 보고 받은 영수증을 확실히 처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슷한 예로 택배박스를 신경 쓰는 사람도 의외로 적다. 택배를 수령하면 내용물에만 관심이 있지 박스에 적힌 수령인 정보들을 무심코 버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범죄자들의 범죄표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넷사기 피해자모임 ‘카페 더치트’는 “이렇게 얻은 개인정보를 이용해 택배를 이용한 사기 범죄가 늘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그렇다면 개인정보유출을 최대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 들이 있을까. 안정행정부의 개인정보보호과에 문의해 본 결과 예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인터넷 파일이나 프로그램 다운로드 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를 다운받을 시 개인정보유출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PC방이나 카페의 PC를 사용 할 경우도 주의해야 한다. 공공장소에서 PC를 사용 할 경우엔 반드시 백신 프로그램과 방화벽 설치를 확인한 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주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해 개인정보유출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만약 이미 개인정보유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 한국인터넷진흥원 118 상담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118 상담센터에서는 ▲주민번호클린센터 ▲명의도용방지서비스 등의 사이트와 연계해 개인정보유출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2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최근 카드정보 유출사고로 발생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등 2차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국민 주의사항 및 대처요령을 알기 쉽게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해 발표했다. 이번 사고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피해자라면 꼭 확인해야 될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13일 오전 정홍원 국무총리는 “개인정보유출사건을 모두 적발해 뿌리째 뽑아야 한다”며 “근본적 치유가 가능한 대책을 수립 시행하라”고 밝혔다. 개인정보유출은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불행이다. 이번 개인정보유출사건이 마지막 ‘불행’이 되길 국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지하 기자
jha0921@cbnu.ac.kr








김지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