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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의 빛과 그림자
제 890 호    발행일 : 2015.04.06 


 

고향을 떠나 대학을 다니기 위해 낮선 타지에 발을 내딛은 대학생들에게 ‘주거 공간’은 매우 중요하지만 동시에 다루기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 스스로의 힘으로 전세를 구할 만큼의 목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려운 대학생들은 주거불안에 시달리기 십상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여러 주거복지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행중인 주거복지정책이 과연 대학생들의 주거 안정에 햇빛만 드리우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실제 주거복지정책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의 빛과 그림자에 대해 알아봤다.

대학생 주거복지정책 현황

  대학생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현재 정부가 시행중인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주관하는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서울특별시 SH공사(이하 SH)가 주관하는 희망하우징, 국토교통부가 주관하는 행복주택 등이 있다.
  가장 활성화되고 있는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은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이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은 대학생의 주거안정을 위해 입주대상자로 선정된 대학생이 거주할 주택을 물색하면 LH가 주택소유자와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정책이다. 이는 희망사회 구축과 양극화 해소를 목적으로 하는 LH 주거복지사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 및 사회취약계층 등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맞춤형 주거공간을 제공하는 LH의 공공주택 서비스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사업지역대상은 전국으로, 3천 호의 주택을 공급한다. 또한 대학생들에게 재학 중인 대학 소재 지역 내 주택의 전세임대료를 수도권은 7천5백만 원까지, 광역시는 5천5백만 원까지, 기타 도 지역은 4천5백만 원까지 지원한다.
  SH 희망하우징은 서울특별시 SH공사에서 매입하거나 건설한 다가구.다세대 주택 및 원룸 등의 대학생 임대주택을 대학생들에게 저렴하게 공급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을 통해 약 백여 명의 서울시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SH가 매입한 다가구주택형 희망하우징(100명), 정릉.공릉 희망하우징(각각 4명), 발산 기숙사(3명)를 백만 원 가량의 임대보증금과 5~12만 원의 임대료로 이용할 수 있다.
  행복주택은 국토교통부에서 대학생,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등을 위해 직장과 학교가 가까운 곳이나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곳에 짓는 임대료가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이다. 행복주택 인근 대학교에 재학 중인 대학생은 미혼 무주택자인 경우 6년간 행복주택을 이용할 수 있다. 사업지구 근처에 고용센터, 작은 도서관 등의 주민편의시설도 함께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행복주택의 특징이다. 행복주택은 착공을 완료한 지구부터 곧 입주자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주거복지정책, 대학생 주거안전 마련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주거복지정책의 가장 큰 장점은 형편이 좋지 않은 대학생들에 신청자격 우선순위를 부여해 저소득층 및 사회취약계층 대학생들이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는 것이다. 실제로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아동복지시설 퇴소자를 1순위 대상으로, ▲가구당 월평균소득 50% 이하 세대 ▲가구당 월평균소득 100% 이하 세대의 장애인을 2순위로 두고 있다. SH 희망하우징은 ▲기초생활수급자 ▲아동복지시설 퇴소자 ▲차상위계층자녀 ▲가구당 월평균소득 50% 이하 세대(정릉.공릉 희망하우징은 가구당 월평균소득 70% 이하 세대)를 신청조건으로 두고, 이에 하나라도 해당하는 자에게만 신청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월세는 부담스럽고, 목돈 마련이 힘들어 전세도 구하지 못하는 저소득층 및 사회취약계층 대학생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집을 구할 수 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장점으로는 충분한 임대기간을 꼽을 수 있다.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기본 전세임대기간은 2년으로, 총 3회 계약이 가능해 최대 6년간 주택을 임대할 수 있다. 졸업 예정자의 경우 재계약은 1회로 한정된다. 익명을 요구한 강원도 지역에서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이용한 학생은 “곧 졸업을 앞둔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선정됐는데 기본 2년, 재계약 할 경우 4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며 “대학생활을 하는 내내 혜택을 누릴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임대기간을 제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이용하는 대학생들의 민원 처리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다. 서울시에서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이용한 김슬기(고려대卒·27) 학생은 “입주 전에 전입신고를 하고 LH 측에 등본을 제출해야 하는데, 전입신고 담당 공무원이 실수로 방 호수를 넣지 않아서 주소지 수정을 하고 다시 서류를 제출해야 했었다”며 “이를 신고하자 LH측에서 신고를 빠르게 처리해 주고, 그 당시 직장 생활 중인 점을 고려해 서류 제출기한을 넉넉히 잡아줘서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정책의 민원 처리 기관은 ▲LH 콜센터(1600-1004)▲ LH 한국토지주택공사 홈페이지(www.lh.or.kr) ▲전월세지원센터(1577-3399) ▲각 LH 지역본부가 있다.
  SH 희망하우징은 공릉 희망하우징에 장애인 실을 따로 마련하고 있고, 임대주택에 각종 설치시설 및 부대시설을 둬 입주 대학생들에게 편리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다. SH 희망하우징에는 기본적으로 책상, 의자, 옷장 등의 실별 사용 설치시설이 있고 기타 부대시설로 ▲다가구주택형 희망하우징의 경우 호별 주방, 거실, 화장실 및 세탁시설을 ▲정릉 희망하우징의 경우 공동세탁실 및 휴게실을 ▲공릉 희망하우징의 경우 공동취사장 및 공동세탁실을 ▲발산 기숙사의 경우 구내식당, 공동세탁실, 헬스장, 게스트 하우스를 제공한다. 관악주거복지센터 주거복지팀 홍순심 계장은 “서울시내에 희망하우징만큼 저렴한 임대료로 다양한 부대시설을 제공하는 주거 공간이 흔치 않다”며 “입주학생들도 여러 부대시설을 통해 희망하우징을 더욱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SH 희망하우징의 시설이용 관리는 입주학생들 중 한 명이 맡아서 하며, 관리를 맡은 학생에겐 임대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에 드리운 그림자 실질적인 복지 실천 어려운 여건

  그러나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은 임대주택 매물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특히 대학생이 직접 임대주택을 물색해야 하는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 정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서울시에서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을 이용한 김유진(중앙대·23) 학생은 “학교는 9호선 흑석역이나 7호선 상도역 근처인데, 2호선 신촌에 있는 매물까지 알아볼 정도로 집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며 “부동산을 23곳 이상 알아봤는데 전부 매물이 없거나 반 지하 매물만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매물이 있는 것 자체가 다행이라서 매물이 있다고 하면 다른 일 다 제쳐두고 보러가기 일쑤였다”며 매물 부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임대주택 매물이 부족한 것은 임대주택 지원조건 및 심사기준이 까다롭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LH의 전세지원은 전용면적이 50㎡ 이하이고 부채비율이 90% 이하인 주택으로 제한한다. 또한 임대주택은 해당 주택이 전세보증금 확보가 가능한 주택인지 알아보기 위해 권리분석을 거쳐야 하는데, 감정 평가 시 건물평가 결과가 집주인이 받으려는 전세금보다 낮을 경우 권리분석 승인이 어렵다. 이처럼 까다로운 임대주택 지원조건 및 심사기준 때문에 지원 대상 입주자로 당첨이 되고도 입주를 포기하는 학생이 있을 정도다. 김유진 학생은 “어렵게 매물을 찾았지만 권리 분석에서 떨어진 경우가 두 번이나 있었다”며 “심사기준이 너무 까다롭고, 조건에 부합하는 주택은 대부분 오래된 집뿐이었다”고 말했다.
  장기적인 저금리 시대가 이어져 임대인이 전세를 기피하는 것도 주요 원인중 하나이다. 청주시 흥덕구에서 부동산을 운영 중인 임이랑 공인중개사는 “현재는 저금리 시대로 건물주가 전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자로 실질적인 수입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주택시장에서 전세는 점점 사라지고 있고, 건물주들은 대부분 반전세나 월세를 주로 선호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임대인들이 주거복지정책을 통해 입주하는 대학생들을 꺼리는 경향도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의 목적 달성을 저해하고 있다. 임대인들이 주거복지정책을 통해 임대를 주는 것을 꺼리는 것은 복잡한 신청절차와, 이 과정에서 재산을 공개해야 하는 등의 이유 때문이다. 청주시 흥덕구 소재에서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는 신존수 공인중개사는 “LH 대학생 전세임대주택의 경우 지원가능주택으로 선정되기 위해선 임대소득을 모두 공개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재산세 같은 세금이 오를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임대인이 정책을 통해 건물을 임대하는 것을 꺼리는 상황”이라며 “매물을 원하는 학생은 많지만 부동산 측에서 아무리 설득해도 임대인이 주거 정책을 통한 임대주택으로 학생들을 입주시키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이 나아갈 길

  우리나라는 정서상 대학생을 지원하는 대상을 국가가 아닌 부모로 한정하고 있고, 대학생은 이후 개인에 따라 소득분위가 달라질 수 있어 일종의 ‘일시적 저소득 계층’으로 볼 수 있다. 때문에 대학생은 복지정책의 대상이 되기에 매우 애매한 계층이다. 그러나 대학생 주거복지를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부모의 부담이 커지고, 이는 곧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현 시대에서 자식의 뒷바라지 때문에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한 노인복지 지원필요 확대라는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대학생 주거복지정책은 국가적으로 다뤄야 할 매우 중요한 분야로 앞으로 더욱 더 발전된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이에 우리 학교 주거환경학과 이현정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주거복지가 대두된 것이 얼마 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주거복지정책이 대상자들을 ‘저소득층’이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중에서도 청년이라는 특수한 성격의 계층을 다루는 대학생 주거복지 정책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라며 “꼭 국가적 차원의 지원을 통해 청년이 부모의 지원 없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 방안으로 “민간이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주관하는 공공 기숙사를 늘려 주거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며 가장 효과적인 주거복지정책 대안으로 공공 기숙사 확충을 제시했다.

김남희 기자
namhee6741@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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