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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남희
“작으면 없애도 되는 건가요”… 위기의 소규모 학교
제 896 호    발행일 : 2015.09.14 

우리나라 농어촌 곳곳에는 전교생 수가 60명도 채 되지 않는 규모가 작은 학교가 있다. 교육환경이 열악한 농어촌에 살고 있는 아이들은 이 소규모 학교가 배움을 얻는 유일한 교육기관이고, 마을 주민들은 이 학교를 중심으로 공동체를 형성한다. 그런데 이 소규모 학교가 정부의 재정계획으로 인해 존폐위기에 처했다. 교육부가 여러 요인으로 소규모 학교의 위치를 위협하는 법안을 발표한 것이다. 이에 각 지방의 지역사회는 거세게 반발하며 법안 개정을 중단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현 상황을 되짚어보며 소규모 학교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우리 학교가 위치한 충청북도 내의 소규모 학교 실태와 그 운영이 우수한 학교를 소개하고자 한다.

벼랑 끝으로 몰린 소규모 학교

  학생수가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 이른바 ‘소규모 학교’가 학교의 존폐를 두고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17일 정부가 지방교육재정 효율화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한 것이다. 정부가 입법 예고한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학교.교육과정 및 교과교실 운영비 측정단위를 ‘학교수’에서 ‘학급수’ 또는 ‘학생수’로 변경 확대 ▲소규모 학교 폐지 및 신설대체이전 시 인센티브 추가 ▲소규모 학교 통폐합 권고기준 강화 등이다. 이에 따르면 학생수가 적은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의 경우 교부금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한 학생수가 적은 초등학교의 본교를 폐지할 경우 지역과 학생수에 따라 기존 인센티브의 약 2배가량을 받을 수 있게 되고, 몇 학교를 통폐합하고 인근 지역에 새로운 학교를 세워 이를 대체할 경우(신설대체이전) 기존 인센티브의 약 1.7배가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본교를 분교로 바꿀 경우(분교장 개편) 얻는 인센티브 역시 5배가량 증가한다. 이번 개정안은 정부가 중점적으로 시행 중인 4대개혁의 일부이다.
  이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지역 내 학생수가 적은 지방 교육청은 교부금 감소에 대한 압박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총 학생수 60명 미만의 소규모 학교가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예산 감소 및 인센티브 증가 등으로 여타 다른 소규모 학교 역시 통폐합을 간접적으로 강요받게 되는 셈이다. 이에 각 지방 교육청 및 교육 관련 기관 등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위기에 처한 지방교육, 각계에서 정부 정책 반대하고 나서

  가장 먼저 이번 개정안에 반기를 든 강원도의 경우 지금까지 약 1,800억 원가량이었던 도교육청 배당 교부금이 개정안이 시행되면 약 1,350억 원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학생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 통폐합 기준이 적용될 경우 강원도내 학교의 약 40%(270여 개)가 통폐합 대상이 돼 도내 교육환경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막기 위해 지난 7일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일인 시위를 펼치기도 했다.
  전라남도 역시 큰 위기에 처했다. 전국 학교수의 7.2%를 차지하고 있으나, 학생수는 3.7%에 불과해 재정 배분에 학생수의 비중을 강화하면 교부금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또한 현재 전라남도내에 학생수가 60명 이하인 학교는 전체의 약 40%(356개교)를 차지하고 있어 이들이 통폐합 대상이 될 경우 큰 혼란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남 교육희망연대와 전남 교직단체연석회의는 지난 4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개정안 반대에 나섰다.
  충청남도 역시 개정안이 시행되면 교부금 감액 500억 원, 어린이집 누리과정 부담 재정 결함 1,100억 원 등의 재정결손이 예상된다. 이에 지난 4일 ‘충남도교육청 주민참여예산위원회’를 열어 대비책을 마련하고 주민의견을 듣는 등 예산배분에 좀 더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역시 정부의 행보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교총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를 단순한 교육기관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며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이 될 수 있는 중요 기관을 돈을 이유로 무작정 없애기보다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실제 소규모 학교를 졸업한 익명을 요구한 한 네티즌은 “기본적으로 시골에 아이가 없게 만든 것은 정부인데, 왜 그 짐을 시골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그나마 남아있는 아이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러한 정부의 행동에 내 어린 시절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러한 우려와 반대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현행 교부기준이 지역 간 학생수 변동 요인을 반영하는데 미흡한 점을 감안하여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이는 소규모 학교 죽이기가 아니다”라고 못 박고, 개정안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규모 학교 장려하는 충청북도

  우리 학교가 위치한 충청북도(이하 충북) 역시 정부가 내놓은 개정안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후 국회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 도내의 소규모 학교는 전체 학교의 23.7%로 수도권에 비해 매우 많은 편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5년간 15개교(초등학교 9개교, 중학교 6개교)가 이미 문을 닫은 바 있다. 이에 앞으로 개정안이 시행되면 적지 않은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병우 충청북도교육감(이하 김병우 교육감)은 지난 6월 21일 보도 자료를 통해 농촌 공동화를 가속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소규모 학교를 획일적이고 인위적으로 통폐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병우 교육감이 취임한 2014년 7월부터 도내에선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이 한 건도 없었다. 충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학교 통폐합에 대한 뜻은 변함없다”며 “연구 및 검토를 통해 소규모 학교 통폐합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인위적 통폐합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또한 충북교육청은 지난 2013년부터 소규모 학교를 지원하는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을 진행해 소규모 학교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업은 읍.면 지역의 학생수 60명 이하인 작은 학교가 각 학교에 맞게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중심의 적정규모 학교로 육성되도록 장려하는 김병우 교육감의 공약사항 중 하나다. 올해에는 충주 가흥초, 제천 수산초 등 교육지원청 별로 1개교씩 총 10개 학교가 사업대상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학교는 이번 달부터 2년간 학교당 1,800만 원에서 최고 2,500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된다.
  청주지역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 선정된 신송초는 학생수가 총 59명으로, 사업지원을 통해 ‘우리 학교 예체능’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학생들의 자신감.재능.끼 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이 프로그램은 예술 및 스포츠 능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방과 후 활동으로 교과목 교육을 진행해 사교육비 절감에 기여하고, 기존에 ‘건강증진모델학교’였던 점을 살려 뉴스포츠 교실을 운영해 학생들의 비만 탈출을 돕는 프로그램도 진행할 계획이다.
  학교 특성상 사회.정서적으로 불안한 아이들이 많은 신송초는 교사가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 및 상담을 진행할 수 있도록 교사연수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 교사연수를 통해 소규모 학교의 장점으로 꼽히는 학생 맞춤 교육이 좀 더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지역사회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축제 및 평생교육 프로그램 역시 진행될 예정이다.
  신송초 박신용 교사는 “이 사업은 특색 있는 교육과정 운영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앞으로 우리 신송초가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교직원 수가 적어 일인당 업무 부담감이 큰 편”이라며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의 정책 방향과는 다르게 소규모 학교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충북교육청의 정책이 교육부의 개정안 시행 이후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남희 기자
namhee6741@cbnu.ac.kr




우리 동네 소규모 학교-작지만 알찬 가덕초등학교


  아침 8시 50분, 통학버스에서 내린 아이들이 교문 앞에서 자신들을 맞이하는 교장선생님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밝게 인사한다. 그리고 친구와 손을 잡고 달려 운동장 한 켠에 마련된 생태 연못으로 가 소금쟁이와 금붕어를 보고 즐겁게 웃는다.
  이는 바로 충청북도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에 위치한 소규모 학교 ‘가덕초등학교(이하 가덕초)’의 아침 풍경이다. 가덕초는 전교생 32명, 교직원 21명의 작은 학교다. 그러나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그 어느 학교보다 크고 명랑하다.
  큰 대로변 바로 앞에 자리한 가덕초에 들어서면 넓은 잔디 운동장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곳에선 매주 한 번씩 32명의 전교생이 함께 체육활동을 하며 즐겁게 뛰논다. 운동장 옆으로는 숲이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은 숲에 있는 자신의 친구 나무를 가꾸고 돌본다. 다른 한켠에는 아이들이 심은 배추가 자라고, 닭장 속에는 아이들이 돌보는 닭들이 놀고 있다. 땅에는 전통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놀이판이 그려져 있어 아이들은 윷놀이와 자치기 같은 전통 놀이를 자연스럽게 체험한다.
  이처럼 농촌 지역의 이점을 잘 살려 자연에 친 근한 주변환경을 조성한 가덕초는 지난 2008년 충청북도교육감으로부터 아름다운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학교 수업 역시 알차게 진행되는데, 학급 인원이 적은 덕에 효율적인 개별 맞춤 학습이 이뤄진다. 가덕초가 지향하는 개별 맞춤 학습(Only One 교육)은 소규모 학교에서만 가능한 학습법으로 아이들 각각의 특색과 능력에 맞춰 학습내용과 수준이 정해지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인 교육법이다. 특히 이는 4명의 장애우 아이들과 4명의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학습법이다. 또한 원어민 교사가 참여하는 영어수업 시간은 아이들과 함께 자연스럽게 영어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영어를 체득하도록 하고 있다.
  가덕초에서는 가끔 오카리나와 우쿨렐레의 엉성하지만 경쾌한 선율을 들을 수 있다. 가덕초의 아이들은 대부분 1인 1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 수업 및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악기 연주를 가르치고 있다. 아이들은 열심히 익힌 연주 솜씨로 마을 사람들 앞에서 연주회를 연다. 일년에 4번 열리는 아이들의 연주회는 마을 사람들의 큰 즐거움이다. 또한 아이들은 지역 내 축제 등에 원정공연을 나서기도 한다.
또, 가덕초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접한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나들이 체험, 충북 문화 체험 등 다양한 학교 밖 체험학습 기회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이다. 덕분에 체험학습을 다녀온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교장, 교감선생님에게 저마다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으며 학교로 돌아오는 모습은 가덕초에선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방과 후에도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지 않는다. 학교 주변뿐만 아니라 가덕면 내에 놀이시설이나 여타 다른 교육기관이 없기 때문에 학교에서 아이들의 방과 후, 그리고 주말까지 책임지고 있는 것이다. 가덕초 아이들은 방과 후에 각각의 특색을 살려 학교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방송 댄스, 토탈 공예, 수영 등 취미 및 특기 관련 분야부터  영어, 과학과 같은 교과 공부까지 배울 수 있다. 또한 다른 학교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골프와 승마를 도의 지원을 받아 보다 저렴하게 배울 수 있다. 어린 아이들은 돌봄교실에서 교사들과 지내며 외롭지 않게 부모님을 기다린다. 또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창의 인성 미술학교인 하랑주리예술학교에서 움집 짓기, 벽화그리기와 같은 놀이를 할 뿐만 아니라 재능기부에 참여한 전문 예술인으로부터 미술을 배우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가덕초를 찾는 사람들은 비단 아이들뿐이 아니다. 알뜰시장, 운동회, 가덕 가족 한마음 대잔치 등 학생들의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자주 운영된다. 학교가 마련한 만남의 장을 통해 서로 소통하는 가덕초 아이들의 가족들은 서로에게 누구보다 정다운 이웃이다. 지역주민들 역시 가덕초의 반가운 손님들이다. 지역 주민들은 가덕초에 있는 마을공동도서관을 이용하는가 하면 경로잔치를 즐기기도 하고 평생교육을 받기도 한다. 가덕초가 가덕면 지역공동체의 중심이 되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자연에 친근한 주변환경과 다양한 활동으로 늘 활기찬 가덕초는 농촌 지역의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여타 다른 학교보다 더 뛰어난 개별지도와 차별화된 특색교육, 그리고 자연체험 학습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도시보다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기관 및 시설이 부족하고 교육환경이 열악한 면 지역에서 아이들의 교육, 더 나아가 하루를 책임지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가덕면 주민들의 만남의 장이 되어 지역공동체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겉모습은 소규모 학교지만 그 내실은 어떠한 대규모 학교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를 보면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소규모 학교인 가덕초에게 더 없이 어울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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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희 기자
namhee6741@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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