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회
사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김선호 & 조수진
‘빚’ 좋은 개살구가 된 지역축제
제 898 호    발행일 : 2015.10.19 

‘OO축제, 성황리 막을 내리다.’ 흔히 지역 일간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짤막한 기사들이다. 주로 지역축제가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노력으로 성황리에 끝났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유기농, 생명, 공예와 같이 그 축제의 방향도 가지각색이다. 때로는 국제행사를 유치했다는 큼지막한 기사가 지면에 실리기도 한다. 올해 충청권에서는 각 지자체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지역축제가 열렸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민들은 축제진행상황과 편의시설, 예산이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충북대신문에서는 충청권의 축제진행상황과 앞으로의 방향을 취재했다.

2.jpg



지역축제, 역사를 탐하다


  축제가 성행하는 가을, 이번달 국화를 테마로한 축제는 충청권에서만 약 14건이 열렸다. 전국에는 이러한 ‘유사축제’가 수천여 건에 이른다. 이에 지자체는 역사를 주제로 하는 축제를 개최함으로써 다른 축제들과 차별화를 두고 있다. 충청권의 역사를 테마로 하는 지역축제는 대표적으로 ‘백제문화제’와 ‘청주읍성 큰잔치’가 꼽힌다. 올해로 61주년을 맞는 백제문화제는 기존의 지역축제들과는 다른 ‘백제의 부활’을 테마로 진행했다. 이 축제는 올해 7월 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역사유적지구인 공주시와 부여군으로 나눠 진행됐다.
  공주시에서는 ▲웅진성 퍼레이드 ▲백제마을 상황극 퍼포먼스 ▲백제주거체험 ▲백제복식체험 ▲백제유등과 같이 관람객들이 백제의 문화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부여군에서는 ▲백제역사문화행렬 ▲백제인 대동행렬 ▲계백장군 출정식 등 누구나 함께하는 퍼레이드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이 축제는 현재 각종 매체에서 호평을 받았고, 지난 4일 성공리에 폐막했다.
  역사적인 유적지를 대상으로 하는 역사테마 축제도 돋보였다. 지난달 개최된 청주읍성 큰잔치도 청주지역의 역사를 테마로 진행됐다. 청주읍성 큰잔치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이 점령하고 있던 청주성을 탈환한 의병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행사 당일에는 옛 제초장과 중앙공원까지 ‘위풍당당 퍼레이드’가 진행됐다.
  해마다 반복적으로 열리는 축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지자체들은 차별화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축제의 본질은 볼거리와 먹거리를 즐기는 것이지만 거기에 특별한 주제를 더했을 때 더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위의 축제들을 통해 나타났다.
  백제문화제 기획홍보팀 서은성 연출감독  은 “특산물과 오락 위주의 이벤트성 축제가 많은데 백제문화제는 역사를 테마로 해 다른 축제들과는 분명 차별점이 있다”며 “외국의 축제들이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처럼 백제문화제도 지역인들이 제례의식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명분이 분명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속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조수진 기자
tsk03039@cbnu.ac.kr




축제증후군에 걸린 대한민국

  지역축제의 본격적인 서막을 올린 것은 1992년도에 열린 대전엑스포였다. 이전에도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과 같은 국가적인 이벤트는 있었지만, 대형부스를 설치하고 오늘날의 지역축제 형식으로 운영한 것은 대전엑스포가 최초였다.
  당시 대전엑스포는 110여 개국이 참여할 정도로 가장 큰 국제축제로 기록됐다. 이때 대전엑스포 조직위원회에서는 국내외를 합쳐 약 1,200만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했다. 예상보다 200만여 명이 많은 수치다.
  국제적인 엑스포를 유치한 대전광역시로서는 ‘큰 행운’을 맞았다. 예산부족으로 난항을 겪었던 11건의 도로공사가 정부지원으로 마무리되고, 도시기반정비사업으로 약 1조 6천억 원의 지원예산이 곧바로 집행됐다. 이외에도 문화 및 고용적인 부분까지 감안할 때는 축제로 얻는 경제적 효과는 천문학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한국지역축제에 관한 연구분석에 관한 논문 작성에 참여한 안동대학교 사학과 태지호 교수는 “1995년부터 민선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하 지자체장)을 뽑은 이후에는 특산품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축제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 1995년부터 실시한 지역 관광상품 예산지원도 축제 급증의 원인으로 꼽힌다”고 전했다.
  특히 축제로 인한 지역이미지 상승은 향후 지역발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만큼 지자체로서는 매우 매력적인 정책 중에 하나인 것이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장들은 자신은 업적을 과시하고,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표몰이 정책’으로 지역축제를 개최하는 경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제적인 축제 이외에도 지역 특산품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축제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자치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에 9,549건에 불과했던 지역축제는 2014년에는 무려 1만 4,604건까지 급증했다. 해마다 약 2,000여 건의 새로운 지역축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행정적인 규모가 큰 광역자치단체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기초자치단체가 주관하는 지역축제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소규모 지역축제는 전년도보다 약 50% 정도 증가했다.
  작년 우리 지역인 충청북도에서 치뤄진 지역축제는 총 1,163건이다. 이를 평균예산으로 환산할 경우 축제당 539억 원의 예산이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모두가 충청북도 주민들의 세금으로 쓰인 것이다. 태지호 교수는 “2000년대 이후에는 해마다 수천 건의 지역축제가 등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초자치단체 중심으로 소규모 축제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히 적자성 축제는 그 비용을 주민들이 고스란히 부담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믿거나, 말거나’인 관람객수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즐길 때 한편에서는 지역축제를 달갑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축제를 기획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지난 11일 ‘유기농 3.0’ 선언식을 끝으로 22일간 진행된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이하 괴산유기농엑스포)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괴산유기농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축제기간 방문자는 총 108만 293명으로 예상했던 66만여 명보다 무려 63.7%나 많은 사람들이 축제를 찾았다. 이에 각 언론에서도 소위 ‘대박’이라 칭할 만큼 충청권 지역축제의 성공사례로 괴산유기농엑스포를 칭송했다.
  지난 8월 청주시 월간보고업무회에서 이승훈 청주시장은 “강제로 관람객을 동원한들 무슨 소용이 있냐”며 “각 부서에서 괴산유기농엑스포 입장권을 강제 구입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
  결국 올해 충청북도에서 치뤄지는 ‘괴산유기농엑스포’,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청원생명축제’의 공무원의 강제 구입은 없었다. 각 지자체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언급하며, ‘온전한 순수 관람객’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괴산유기농엑스포의 관람객수는 과연 사실일까? 지난 9월 청주시 공무원 노동조합(이하 청주공무원노조)이 괴산유기농엑스포 입장권 판매에 대해 거세게 반발했다. 청주공무원노조는 “청주시가 주도적으로 소속 공무원들에게 괴산유기농엑스포 입장권을 강제로 배분하여 판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이를 즉각적으로 시정하고 관련자를 인사조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실제로 청주시는 축제개최가 얼마 남지않은 시점에 괴산유기농엑스포 입장권 2만 장을 예하 구청으로 배분했고, 각 구청들은 이를 다시 읍·면·동사무소별로 배분하여 강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주공무원노조는 “소속 공무원들에게 확인한 결과, 각 부서당 1인당 3매씩 강제 배분하는 형식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노조가 나서서 해당부서에 시정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충북대신문에서 취재한 결과, 관람객 동원으로 의심되는 여러 정황이 확인됐다. 기자가 방문한 평일의 괴산유기농엑스포 주변에는 교복입은 학생들과 인근 군부대에 온 것으로 보이는 군인들을 볼 수 있었다. 가족 동반으로 방문한 관람객은 그리 많지 않아보였다.
  괴산유기농엑스포에서 만난 한국바이오마이스터고등학교 2학년 김경은 학생은 “1학년부터 3학년까지 전 학생이 대형버스를 나눠타고 왔다”며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들도 많아 인근 고등학교가 다 모였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각 학년마다 줄지어서 관람하다 보니 일부 학생들은 몰래 바깥으로 나와서 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충북도청 유기농산과 주무관 이종천 씨는 “주최 측과 충북교육청이 MOU를 맺어 근방의 학교들이 단체로 체험학습을 온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방문자 수 올리기 편법으로 과연 축제의 목적인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하겠냐는 의심을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받고 있다. 실제로 이전부터 지자체의 관람객수 부풀리기는 성행하고 있었다. 지난 9월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도 ‘관람객수 뻥튀기’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당시 국정감사에 참석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일(새누리당) 의원은 “각 지자체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눈치를 보다 보니 관람객수를 실제보다 늘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다른 지역축제보다 많이 방문했다는 것을 경쟁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작년 전국 44개 대형 지역축제 관람객수가 2,234만 명으로 집계되면서 의문을 샀다. 이는 전체 국민의 약 43.4%에 달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상일 의원은 “전체 국민의 절반이 하나 이상의 지역축제를 방문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지역축제마다 관람객수의 집계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실제보다 부풀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마땅한 기준이나 규제방법이 없다 보니 지자체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관람객수를 계측하고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서울특별시 송파구에서 주최한 ‘한성 백제문화제’에서는 인근 롯데월드를 방문한 외국인들을 관람객수로 계산하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충청대학교 경찰행정과 남기헌 교수는 “괴산유기농엑스포처럼 인근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동원하는 것은 전형적인 동원형 지역축제”라며 “공무원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군인으로 관람객수를 채우는 것을 중앙정부가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역주민들도 특산품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직접 지역축제에 참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시민에게 가깝지 않은 교통편

  축제는 각지에서 찾아온 관람객들로 북적인다. 그 지역에 사는 주민뿐만이 아니라 타지에서 온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접근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에 충북대신문에서 취재한 괴산유기농엑스포와 청원생명축제는 관람객들을 위해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었다.
  괴산유기농엑스포의 경우 찾아오는 길을 안내하는 페이지에 ‘전국 어디서나 2시간 거리’라고 홍보했을 만큼 접근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청주체육관,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 행사장, 괴산유기농엑스포 행사장을 경유하는 셔틀버스는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의 배차간격으로 운행됐다. 이 중 2회는 오송역에서부터 출발하는 노선으로 편성됐다.
  특히 행사장과 다소 떨어진 주차장을 이용하는 관람객을 위해서도 단거리 셔틀버스가 운행됐다. 단거리 셔틀버스의 배차간격은 5분에서 10분 정도로 짧았다. 그러나 행사장을 찾는 관람객을 위해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정작 홍보부족으로 그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드러났다. 괴산유기농엑스포를 찾은 안영자(충청북도 제천시.55) 씨는 “주차장이 멀리 있어서 불편했다”며 “단거리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것을 몰라 주차장에서 행사장까지 걸어왔다”고 전했다.
  한편, 청원생명축제에서는 교통정보 제공에 있어 문제점이 드러났다. 네이버와 다음 지도 어플리케이션에서 청원생명축제의 장소가 실제 행사 장소인 미래지테마공원이 아닌 오송산업단지의 한 공터로 검색됐다. 뿐만 아니라 정확해야 할 청원생명축제 공식홈페이지의 오시는길 안내에서도 같은 오류가 발견됐다.
  실제로 청원생명축제에서 만난 봉명중학교 2학년 조은지 학생은 “인터넷 지도서비스를 통해 축제장소를 찾아갔는데 공터 밖에 없어서 당황했다”며 “택시 기사에게도 인터넷 지도서비스를 보여드렸더니 축제장소를 헷갈려했다”고 전했다.
  지도상의 오류에 대해 청주시 관광정책팀 이점석 주무관은 “아직도 예전 축제장소가 인터넷 지도서비스에 검색되는 것 같다”며 “잘못된 부분을 찾아서 지도서비스 사이트와 협의해 수정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
    
‘적자’잔치를 벌이고 있는 지자체

  지역축제가 봇물 터지듯이 넘쳐나지만 각 지자체들은 적자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행정자치부 예산공시 사이트인 ‘재정고’에 따르면, 2011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의 사업수익은 20억 4,000만 원으로 원가인 55억 원에 절반 정도에도 미치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전 청원군에서 개최한 청원생명축제도 적자를 피해가지 못했다. 축제 원가가 14억 9,700만 원인 것에 비해 사업수익은 3,000만 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지역주민들의 한마당이 ‘적자잔치’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치권에서도 급증하는 지역축제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행정자치부 국정감사에서 서청원(새누리당) 의원은 “지자체장들이 임기 내 화려한 행사로 치적을 삼다 보니 무분별한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며 “이러한 지자체의 예산낭비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행정자치부 정종섭 장관은 “지자체의 예산낭비에 대해 강력한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으로 행정자치부는 지역축제 경비를 절감하는 지자체에게 인센티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모범적인 지자체에게는 ‘축제 경비절감’이라는 이름으로 약 1,028억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올해 충청북도에서는 충주시가 인센티브를 받았다. 지난해 충주시는 유사한 지역축제를 통폐합해 ‘2015 충주산물 한마당행사’를 개최했고, ‘충주세계무술축제’와 ‘호수축제’를 격년제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행정자치부로부터 축제 경비절감 명목으로 17억 4,200만 원의 인센티브를 지급 받았다.
  행정자치부 정정순 지방재정세제실장은 “중앙정부는 보통교부세(중앙정부가 지자체의 재정부족분을 용도를 제한하지 않고 교부하는 재원) 산정에 감안하겠다는 명목으로 지역축제에 대한 예산절감을 독려하고 있다”며 “소규모 축제에 대한 낭비성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인센티브 대상을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로 나눴다”고 말했다.


화려한 축제의 이면에 가려진 ‘관리소홀’

  사람이 많이 몰리는 지역축제는 언제나 사고의 위험이 존재한다. 지난 9일 충북 증평에서 열린 인삼축제에서는 행사용 애드벌룬이 해체 과정에서 폭발해 50대 남성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지역축제에서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고 사고발생시 신속히 조치하기 위해서는 축제 운영진의 적극적이고 세세한 관리가 요구된다.
  하지만 청원생명축제 행사장의 경우 눈에 보이는 취약점이 발견됐다. 카약체험장에는 사람이 빠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펜스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막대기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채 노끈이 풀어져 있었다. 그나마 안전펜스도 땅에 꽂힌 쇠막대에 임시로 노끈을 이은 형태였다. 기자가 조금만 힘을 줘도 막대기가 곧바로 휘어졌다. 카약체험장의 깊은 수심을 고려할 때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보였다.
  몸이 불편한 관람객들에게도 지역축제는 그림의 떡이었다. 청원생명축제 행사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몸이 불편해 휠체어나 전동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신용해(청주시 수곡동.55) 씨는 “장애인용 화장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동 휠체어에 비해 입구 폭이 좁아 화장실에 들어갈 수 없어 야외에서 볼일을 처리했다”며 “축제 바닥도 패인 곳이 많아 전동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는 부스도 많지 않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청주시 자원봉사센터 이태만 원장은 “청원생명축제를 사회적 약자들도 즐길 수 있도록 전동 휠체어와 유모차를 대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축제를 좀더 세심하게 다뤘어야 했는데 자원봉사센터 측에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충청권 지역축제의 앞으로의 방향은?


  유사한 축제가 범람하다 보니 특색있는 지역축제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유사한 방식과 내용으로 진행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현재 중앙정부에서도 지역축제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행정자치부에서는 ‘전시성 축제 예산낭비 규제’라는 이름으로 지자체의 축제 예산내역 공개와 규제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행정자치부 지방재정세제과 안효철 사무관은 “지자체의 무분별한 예산 사용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에서 ‘재정고’라는 사이트 관리하고 있다”며 “충청권에서 개최한 지역축제의 예산과 손익을 지역 주민들에게도 공개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충북대신문이 취재한 충청권 지역축제에서도 기존의 방식을 바꾸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지난 8일과 9일에 방문한 괴산유기농엑스포와 청원생명축제에서는 체험부스를 확충한 밀착형 관광상품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괴산유기농엑스포의 경우, 6개의 체험존으로 나눠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행사가 마련됐다. 실제로 인터뷰한 대다수의 시민들도 체험형 행사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제천에서 왔다는 이강문(충청북도 제천시.55) 씨는 “가까운 괴산에서 큰 축제를 한다는 것을 알고 아내랑 같이 방문했다”며 “생태형 터널과 같은 체험형 부스는 잘 꾸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들어 시민들이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참여형 축제가 늘어난 것 같다”고 전했다.
  남기헌 교수는 “유사한 지역축제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각 지자체들도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지역의 장점과 체험을 어떻게 발굴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역축제의 예산집행이 모범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중앙정부가 상시적으로 감독해야 한다”며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좋지만 지자체 스스로도 원칙을 가지고 지역살림을 꾸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jpg


김선호 기자
preference@cbnu.ac.kr
조수진 기자
tsk03039@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사회 More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구사일생한 홈플러스, 현장은 ‘반쪽 정상화’
2026년 되찾은 노동절, 2026년 되찾은 노동절,
늘어나는 불법 온라인 도박, 청소년이 위험하다
돌보는 사람들의 하루, 충북재활원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연애도 직장도, 사람 대신 AI와 고민 상담하는 청년들
현도면 재활용선별센터, 절차 논란 속 주민 반발 지속
<현장르포> 국회를 향한 조리실무사의 외침, 학교비정규직...
그땐 몰랐던, 급식 노동자 이야기
부당해고 판정에도 움직이지 않는 KBS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