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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희
운전면허시험제도, 그 속을 들여다보다
제 903 호    발행일 : 2016.03.02 

자동차를 운전하려면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운전면허를 딴다는 것은 운전을 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안전하고 질서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함이다. 운전면허시험제도가 국민들의 시간 및 재정적 부담을 최소화시키고자 간소화되긴 했지만 여론은 안전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학과 시험은 물론 장내 기능 시험이 이전보다 간단해지면서 소위 ‘물면허’라는 별명이 붙었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시행된 운전면허시험제도 간소화 이후 1년간 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간소화가 시행되기 전 1년간보다 60% 가까이 늘어났다. 경찰청은 운전면허시험제도 개선을 발표했으며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운전면허시험 강화 발표 후 불법운전교습이 활개를 치기도 했다. 2014년 130건이었던 불법운전교습이 2015년 455건으로 3배 이상 늘어났다. 운전면허시험제도 간소화는 정말 교통사고를 증가시켰는지 바뀔 운전면허시험제도는 국민들의 안전에 기여할지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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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의심받은 간소화

  2011년 6월 이후부터 시행된 지금의 운전면허시험제도는 시행되기 전부터 많은 우려의 시선을 받았다. 기존 30시간이었던 의무 교육 시간이 13시간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연습 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한 장내 기능 시험의 평가 항목 또한 축소됐기 때문이다. 장내 기능 시험은 간소화 전 굴절 코스, 곡선 코스, 평행주차 코스 등 11개 항목을 평가했다. 하지만 간소화 후 평가 항목은 ‘정차 상태 기기 조작’과 ‘운행 상태 기기 조작’으로 줄었고, 전조등, 방향 지시, 차로 준수, 돌발 시 급제동 등의 간단한 항목이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여론은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율이 높아질 수 있다며 많은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한국갤럽이 2011년 3월 한국교통장애인협회와 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의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1,008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운전면허 간소화에 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540명(53.6%)이 반대했으며 401명(39.8%)은 찬성했다. 반대 이유로는 '미숙한 면허 취득자가 배출되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44.1%로 가장 많았고 '8시간 의무교육은 안전한 운전 능력을 갖추기에 부족하다(24.1%)', '2시간 기능교육 뒤 도로 주행연습은 위험하다(19.8%)', '도로 현실상 기능시험을 폐지하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11.6%)' 등이 있었다. 또 전체 응답자 73.6%는 8시간의 실기교육으로는 안전한 운전능력을 익히기에는 부족하다고 답했다. 김민지(춘천시 후평동.22) 씨는 “운전면허시험이 간소화되면서 따기 쉽긴 했지만 도로 주행 시험은 비교적 어렵게 느껴졌다”며 “학원에서 도로 주행을 연습하면서 보면 서툴게 운전하는 사람들도 합격하는 것을 보고 걱정이 됐다”고 말했다. 또한 “학과 시험의 문제를 보고 운전자에게 도덕적인 의식을 심어주는 데는 무리가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의 진실

  작년 2월 5일 경찰청이 ‘2011년 6월 운전면허시험제도 간소화 후 교통사고율 감소’를 발표한 후 여론은 오히려 혼란스러워졌다.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이 교통사고율 감소다, 증가다 하며 말이 많았고 게다가 언론조차도 갈피를 못 잡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청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11년 6월 이후 1년간 초보 운전자의 1만 명당 교통사고 건수는 61.45건으로 간소화 이전 1년간 초보 운전자의 교통사고 건수인 79.6건보다 22.8% 감소했다. 이에 대해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허억 교수는 YTN과의 인터뷰에서 “물론 전체적으로는 초보 운전자의 사고율은 줄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는 초보 운전자 중 장롱면허인 사람을 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간소화로 인해 운전면허를 쉽게 내주다 보니 생긴 문제”라며 “대거 늘어난 신규 면허 취득자 수로 초보 운전자 사고 건수를 나누니까 적어 보이는 것”이라 말했다. 실제로 간소화 이전 2010년 6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신규 면허 취득자는 83만 명이었는데 간소화 후인 2011년 6월부터 2012년 6월까지는 132만 명으로 약 60% 가까이 늘었다. 이처럼 초보 운전 사고율의 분모가 되는 신규 면허 취득자가 증가했기 때문에 초보 운전 사고율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또 전체인 교통사고율을 보면 간소화 이전 1만 대당 101.2건이었던 것이 1년 후에는 99건, 2년 후에는 93건으로 감소해 신규 면허 취득자의 사고율도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신규 면허 취득자의 사고율이 줄어서 전체 사고율이 줄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신규 면허 취득자의 수가 통계 전체에 영향을 줄만큼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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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가 안전을 만든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운전면허시험제도가 바뀐다. 초보 운전자 교통사고율이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바뀌는 것일까?  한 경찰청 운전면허계 관계자는 “국민들이 운전자의 도덕적 태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사회가 바뀌면서 알아야 할 내용이 많기 때문에 학과 시험 문제가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장내 기능 간소화로 신규 운전면허 취득자들이 도로 주행에 나가게 되면 예기치 못한 환경에 당황하는데 그걸 방지하기 위해 제도가 개선된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제도에서 학과 교육 시간은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었고 장내 기능 교육 시간이 2시간 늘어났고, 도로 주행 교육 시간은 6시간 그대로이다. 의무 교육 시간은 종전과 같이 13시간으로 동일하다. 학과 시험은 종전 730문제에서 1000문제로 늘어나고 보행자 보호, 보복 운전 등의 평가 항목이 추가된다. 또한 말이 많았던 장내 기능 시험은 종전 50미터 주행이었지만 300미터를 주행해야 하고 평가 항목과 실격 사유가 각각 7개로 늘어난다. 다만, 도로주행 시험은 평가항목이 87개에서 59개로 줄어드는데 이는 ABS 브레이크 등 자동차 성능 향상에 따라 불필요한 항목을 삭제하고, 긴급자동차 양보,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속도 위반 등 안전운전에 필수적인 항목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이다. 청주의 한 운전전문학원 관계자는 “장내 기능 교육 시간이 4시간으로 늘어난다고 하지만 사실 50미터에서 300미터를 주행하는 것도 쉽지 않을 뿐더러 평가 항목이 늘어났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운전면허시험제도 개선’은 우리 사회에 안전성을 보장해줄까? 사실 운전면허를 취득한 후 중요한 것은 안전 운전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설재훈 선임연구원은   “운전면허도 운전면허시험제도 개선뿐 아니라 사후 관리도 이뤄져야 한다”며 “독일의 경우 기능 시험과 주행 시험에 합격하면 2년 동안의 관찰 기간을 통해 운전자의 정신적인 검증을 거쳐야 면허를 취득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제도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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