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생들은 참 바쁘다. 좁아진 취업의 문틈에 들어가려면 남들과 차별화 된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2월에 통계청에서 발표된 청년 실업률은 12.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토익, 대외활동, 학점 등을 챙기기에도 바쁜데 정치까지 관심을 가지라니 참 어려운 일이다. 28일 한겨레 기사에 나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발표된 역대 총선 투표율 자료를 보면 만20~24살 유권자의 투표율은 18대 총선 당시 32.9%에서 19대 총선엔 45.4%로 급상승했다. 만25~29살 유권자의 투표율도 18대 총선엔 24.2%로 30%에 못 미쳤지만, 19대 총선에선 37.9%로 13.7% 상승했다. ‘반값 등록금’ 등 당시 대학생들의 관심을 휩쓸었던 공약이 등장해 그런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 총선 후보들은 투표율이 비교적 높은 중장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비교적 투표율이 낮은 청년층의 표심을 잡을만한 활동이나 공약은 거의 내놓지 않고 있다.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비단 그들에게만 책임을 떠넘길 수 없는 문제다.
청년의 정치적 무관심, 그들만의 책임이 아니다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 아브라함 링컨이 한 이 말은 총칼 보다 선거에서 행하는 국민의 한 표가 정치에 더 큰 영향력을 준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를 보면 청년층은 투표의 중요성을 잊고 있는 듯 보인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60세 이상은 68.6%, 50대는 62.4%로 투표율을 기록한 반면, 20대 후반(37.9%)과 30대 전반(41.9%)로 투표율이 낮았다. 18대 총선에서도 60세 이상은 65.5%, 50대 60.3%로 높은 반면, 20대 후반 24.2%, 30대 전반 31.0%로 저조한 투표율이 반복됐다. 때문에 정치인들은 투표율이 높은 중장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비교적 투표율이 낮은 청년층의 표심을 잡는 일엔 소홀하다. 김욱 배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겠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 아니냐”면서 “구체적인 내용과 재원조달 방안이 없는 한 청년 일자리에 신경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치에 대해 우리 학교 학생들의 생각은?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이번 총선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리 학교 학생 198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총 5가지 문항으로 구성했다. 먼저 ‘지지하는 정당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학생은 41명(20.7%), ‘아니오’라고 답한 학생은 157명(79.3%)이었다. ‘아니오’라고 답한 양동혁(전기공학부.10) 학생은 “우리나라 정당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정치인들이 정권다툼을 하는 것을 보면서 정치에 무관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권예지(의예과.16) 학생은 “뉴스 등 여러 곳에서 나오는 얘기를 들어보면 믿음이 가는 정당이 없다”며 “정치에 대해서 잘 모르기도 하고 제대로 판단하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해서 어렵다는 생각이 앞선다”는 의견을 밝혔다.
첫 번째 질문에서 ‘예’라고 답한 응답자 41명(20.7%)은 ‘지지하는 정당은?’이라는 질문에 더불어민주당 19명(46.3%), 새누리당 13명(31.7%), 국민의당 6명(14.6%), 정의당 2명(4.9%), 녹색당은 1명(2.4%)으로 답했으며 그 밖에 다른 정당은 지지하는 사람이 없었다.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답한 미생물학과 대학원생 안근아 씨는 “현재 여당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현재 야당이 각자 분산돼 있는데 야당 통합이 어서 빨리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손동진(경영학부.11) 학생은 “신문을 자주 읽는 편인데 전문가들이 공약을 분석한 것을 보면 다른 정당보다 새누리당이 좀 더 나은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 ‘만약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면 선택 시 고려 사항은?’이라는 질문은 지지 정당이 없어도 답할 수 있는 문항으로 단수 응답을 요청한 결과 유효 응답자 수는 174명이었다. 응답자 중 ‘공약’이라고 답한 사람은 55명(31.6%), ‘도덕성’이라고 답한 사람은 77명(44.3%), ‘소속 정당’이라고 답한 학생은 12명(6.9%), ‘인물’이라고 답한 사람은 17명(9.8%), ‘지역 기여’라고 답한 사람은 13명(7.5%)이다.
그리고 ‘4월 13일에 투표를 할 예정인가요?’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학생은 135명(68.2%), ‘아니오’라고 답한 학생은 63명(31.8%)이다. ‘아니오’라고 답한 학생 중 35명(17.7%)은 16학번여서 생일이 지나지 않아 할 수 없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을 제외하고 투표를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답한 학생은 대부분 ‘정치를 잘 몰라서’, ‘투표를 해도 나라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다른 일 하기도 바쁘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정치인을 잘 뽑으면 나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학생은 115명(58.0%), ‘잘 모르겠다’고 답한 학생은 50명(25.3%), ‘아니다’라고 답한 학생은 33명(16.7%)이다. ‘아니다’라고 답한 김효진(환경생명화학과.13) 학생은 “언론이나 어른들 말씀을 들으면 정치인을 잘 뽑아도 나라가 달라지지 않을 것 같다”며 “공약이 좋아서 뽑았는데 정작 지키는 정치인은 별로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정치적 무관심으로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북지부에서는 지난달 25일 ‘청년들의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라는 주제로 우리 학교와 서원대에서 총 139명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시간 부족’, ‘정보 부족’, ‘정치적 무관심’, ‘기타’ 등 총 4가지 보기가 제시됐다. ‘시간 부족’이라고 답한 학생은 12명(8.6%), ‘정보 부족’에 답한 학생은 27명(19.4%), ‘무관심’에 답한 학생은 82명(59.0%), ‘기타’에 답한 학생은 18명(13%)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정치적 무관심’이 가장 많은 답변이라는 것은 주목할 만한 점이다.
한국청년유권자연맹 충북지부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학교 조병천(경영학부.13) 학생은 “뉴스를 통해 얼마 전 화제였던 필리버스터와 현 정부의 문제점 등을 접하면서 연맹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들의 정치적 무관심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학생들이 투표를 해도 직접적인 혜택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적 무관심이 나타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왜 학생들은 정치에 무관심해졌을까? 우리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중 학생들에게 정치에 무관심해진 이유를 들어볼 수 있었다. 요즘 대학생들은 높은 취업의 장벽을 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언론에서 나오는 정치인과 관련된 기사는 온갖 비리 의혹과 권력다툼으로 가득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은성(개신동.21) 씨는 “언론을 통해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온갖 나쁜 얘기만 들린다”며 “사실 정치라고 하면 청년에게 동떨어지고 복잡한 것이라는 생각밖에 나지 않는다”고 전했다.
심각한 일로 치닫은 청년 투표율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오영달 교수는 청년이 투표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를 정치적 관점에서 설명했다. “앞으로 사회를 운영해 나가는데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청년들의 저조한 투표율은 미래를 우려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그들이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공동체 운영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고 결국 그들 자신에게도 직.간접적으로 손해가 돌아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투표는 청년들이 사회에 대하여 깊은 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접근할 때 충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으며 ‘나 하나쯤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은 경우에 따라 그 사회 전체를 건강하지 못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투표에 대한 무관심은 권위주의 정권으로 흐를 수 있는 여지를 줄 가능성도 있으며 정기적인 투표야말로 국민들이 당선자들에게 민주주의의 견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투표를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일단 후보자들의 공약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그것이 정당의 것이던 개인의 공약이던 잘 살펴보고 그것이 공동체 운영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실적으로는 유권자의 이익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도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국회의원, 잘보고 잘찍자
이번 총선에서는 제 20대 국회의원을 뽑게 되면 당선 된 의원은 다음달 30일부터 정치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그리고 2020년 5월 29일까지 정치 활동을 하게 된다. 국회의원의 수는 200명 이상으로 하되 구체적인 수는 법률로 정해졌다. 2016년 3월 국회의원 의석수를 새로 정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돼 20대 국회의원의 수는 300명으로, 지역구 의원 253명과 비례대표 의원 47명으로 구성된다.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전국을 단위로 하며 지역구 선거에서 5석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정당과 비례대표 선거에서 유효투표 총 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에 대해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거에서 얻은 득표 비율에 따라 각 정당이 제출한 명부 순으로 당선인이 결정된다. 제 20대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수는 총 941명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트에는 후보별 공약과 정당별 정책이 자세하게 정리돼 있어 확인 후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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