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과 등·하교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버스는 중요한 이동수단 중 하나이다. 최근 시내버스를 타 본 사람이라면 ‘승객 여러분 환승을 하지 않더라고 꼭 하차태그 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방송을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청주시가 시내버스노선 개편을 추진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올해 3월부터 하차태그를 통해 구간별 버스이용도를 조사하고 있다. 개편을 실시하는 주목적은 기존에 있던 128개의 노선을 58개로 축소해 시민들이 보다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내년 4월 시행예정인 청주시의 시내버스노선 개편은 그동안 있었던 부분적인 개편이 아닌 전면적 개편이다. 따라서 버스이용객들의 수요를 충족하면서 인근 지역과의 문제는 없는지 등을 취재해 봤다.
변화를 담고 싶은 노선
시내버스 노선 개편 초안이 만들어진 후 청주시는 이에 대한 설명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43개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이번 달까지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음 달, 시내버스 노선 개편 최종안이 발표된다. 이후 시행준비과정을 거쳐 2017년 4월부터 개편된 노선을 시행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청주시가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시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014년 7월 1일 청주와 청원이 통합하면서 사람들의 통행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또한 청주시는 도시 확장으로 인해 도시 공간구조가 변화했다. 그러나 현재 운영되는 시내버스 노선은 10년 전 생활환경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동안의 변화가 반영되지 않은 비합리적인 노선이 계속 운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특정지역에 노선이 집중되거나 정시성(정해진 시간에 출발과 도착이 이뤄짐) 저하, 긴 배차간격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따라서 청주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전면적인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실시했다. 노선 개편 초안 작성 시 ▲학군 ▲기·종점지 ▲운행여건 ▲기존 노선 ▲개발 및 도로시설확충 계획 ▲민원 등을 고려했다.
주민설명회에 참석했던 김인숙(청주시 사창동·60) 씨는 “복잡하고 환승을 많이 해야 했던 기존 시내버스 운영노선과는 달리 개편된 노선은 간편해져서 좋다”며 이번 시내버스 노선 개편을 환영했다.
한편, 청주시는 내년 1월부터 ‘후탑 할인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버스요금은 교통카드를 사용할 경우 하차태그 여부와 상관없이 100원을 할인 받는다. 그러나 후탑 할인제도를 실시하게 되면 내릴 때 교통카드를 하차 태그 해야만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는 버스 이용승객의 정확한 이동패턴을 파악해 대중교통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수립하기 위해서다.
청주시의 수요조사 신빙성 있나?
청주시는 버스 이용객의 실제 수요를 바탕으로 시내버스 노선 개편 초안을 만들었다. 버스이용객의 수요 조사는 하차 태그를 활용했는데, 하차 태그 단말기에 찍힌 교통카드 이용내역을 자료로 삼았다. 버스 이용객들이 버스에서 하차할 때 교통카드를 태그하게 되면 그 기록이 남게 되는데 이를 평일 5일 단위로 묶어 데이터화 한다. 그리고 이를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대중교통 운영체계 지원시스템(TPIPS) 프로그램에 입력해 버스이용객들의 하차정류장을 분석한다. 또한 주요 42개 노선에는 전문용역업체의 조사원이 직접 탑승해 자료를 수집했다.
하지만 이러한 조사방법에 대해 몇 가지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먼저, 환승을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 외에는 대부분 하차 태그를 찍지 않고 내리는 경우가 많아 분석 데이터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어렵다. 특히, 가경동, 사창동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내리는 구역은 혼잡하기 때문에 환승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청주시의 조사에 협조하기 위해 하차 태그를 하는 것은 어려움이 따른다. 창원이 고향인 우리 학교 최성희(고고미술사학과·15) 학생은 “시외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할 때 하차 태그를 하고 싶어도 뒤에서 사람들이 밀거나 빨리 내리라고 이야기를 해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사원이 직접 탑승해 조사를 했다고 하더라도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청주시 대중교통과 이재용 주무관은 “하차 태그 자료와 직접 조사한 결과만으론 전체 승객의 승하차 지점을 알기에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협조 안내방송 등의 홍보를 병행했고, 신뢰도가 92%인 대중교통 운영체계 지원시스템을 통해서 탑승자의 하차승강장을 추적해 자료를 보완하고 분석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노선 개편으로 달라지는 점
개편되는 시내버스 노선은 기존에 특정지역에 집중됐던 노선을 분산시켰다는 것이 제일 큰 특징이다. 현재의 시내버스 노선은 주로 상당로와 사직로에 집중돼 있다. 한정된 버스가 특정 노선에 집중되다 보니 시외곽지역이나 신흥개발지역의 경우에는 대중교통 서비스 만족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개편된 노선에서는 상당로와 사직로 노선을 각각 현재보다 10%와 22%씩 줄여 그 외 지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또한 진행 방향이 유사한 버스노선을 조정해 비효율성을 줄임으로써 배차간격을 줄였다. 개편 후에는 주요 노선 평균 배차간격이 약 64분에서 약 24분으로 단축된다. 이에 이재용 주무관은 “평균배차시간이 단축되면 버스 이용객의 대기시간이 줄어 대중교통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노선길이가 짧아지고, 순환노선이 폐지돼 정시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편의시설이 있는 곳이 기·종점지로 선정되기도 해 운수종사자의 근무여건이 개선된다.
한편, 버스노선이 전면적으로 개편되면서 128개의 노선이 54개로 축소되고, 노선번호 또한 달라져 10년 동안 기존 노선에 익숙해 있던 시민들의 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이재용 주문관은 “시행 전 충분히 홍보를 하겠지만, 시행 후 다소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노선 개편에 대한 의견을 주시면 반영하도록 노력 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105번 살려주세요’와 같이 의견을 제시하기 보다는 구체적으로 상황과 여건을 들어 어떻게 개편해달라고 의견을 주시면 더 좋다”고 말했다.
시외지역노선, 공동부담 협약으로 삐걱
청주 시내버스는 청주시민 뿐 아니라 인근 지역주민들도 이용한다. 그러나 무료 환승제와 단일 요금제에 따른 재정을 모두 청주시가 부담해왔다. 이에 청주시는 지난 9월 19일부터 동일노선에 대한 무료 환승제를 금지했다. 청주시민보다 인근 지역주민들이 더 많이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주시는 무료 환승제와 단일 요금제에 따른 재정 부담을 덜고자 인근 지자체와 보조금 공동부담 협약을 추진했다. 이재용 주무관은 “시외 지역에서 발생되는 금액은 1년 기준 약 11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보조금 공동부담 협약이 체결된다면 청주시는 그만큼 더욱 안정적인 대중교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시내버스 보조금 책정 기준은 승차지이다. 예를 들어 청주에서 버스를 타고 증평으로 가는 승객은 청주시가 부담하고, 증평에서 버스를 타고 청주로 들어오는 승객은 해당 자치단체가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청주시가 보조금 협약을 추진하고 있는 인근 지자체는 보은군, 증평군, 세종특별자치시, 대전광역시, 진천군이다. 현재 보은군과의 보조금 공동부담 협약은 체결된 상태이다. 청주시는 아직 보조금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지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올 연말까지 체결할 계획이다.
그러나 증평군의 경우에는 보조금 협약을 추진했지만 의견이 맞지 않아 체결되지 않았다. 증평군 도시교통과 관계자는 “청주시에서 무료 환승과 단일 요금에 따른 보조금으로 매년 5억 9,000만 원을 제시했다”며 “청주시와 보조금 협약을 맺어 재정지원을 하게 되면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에 어긋나기도 하고, 다른 지역에서 똑같이 지원을 요구할 경우 재정 부담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인자 부담원칙에 따라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버스비용을 부담하도록 결정해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 결과 무료 환승제와 단일요금제의 이용이 제한되고, 배차간격이 기존 8~9분에서 20분으로 늘어나게 된다. 결국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증평군에서 청주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많아 문제가 더 심각하다. 청주로 통학하고 있는 조원태(증평군 장뜰로·20) 학생은 “이미 현재도 출.퇴근과 등.하교 시간에 버스는 사람들로 꽉차있다”며 “배차간격이 늘어나게 되면 그만큼 차 하나에 몰리는 사람들이 더 많아질 텐데 못 탄 사람들은 또 20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지각 등의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증평군은 군민들이 낸 세금으로 증평군민들이 편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버스는 우리들의 발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가까우면서도 민감한 이동수단이다. 그렇기에 청주시는 이익보다도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들이 진행됨에 있어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 경우는 없다. 청주시도 노선 개편과 관련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시민을 생각한 노선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주윤정 기자
joo@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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