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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송희
최저임금, 사용자와 노동자의 팽팽한 줄다리기
제 916 호    발행일 : 2017.03.02 

지난해 4·13 총선에서 단연 화두가 됐던 것은 ‘최저임금’이었다. 최근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며 대내적으로는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 경향이 강화되는 악재까지 겹쳤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대까지 떨어졌고, 정치권에서는 소비 진작을 위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총선 과정에서 야당이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내세웠고, 새누리당도 ‘8,000원~9,000원 효과의 최저임금’을 언급하면서 대폭적인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기대심리를 높였다. 하지만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 6,030원에서 7.3% 인상된 6,470원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경영계에서는 이마저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재 최저임금으로 한 달간 받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35만 2,230원으로, 최저임금만으로 모든 생활비를 충당하는 이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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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의 생활 안정이 목적

  현재 우리나라 헌법 제32조 제1항은 국가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최저임금제를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제도(이하 최저임금제)는 국가가 노.사간의 임금결정 과정에 개입해 임금의 최저수준을 정하고, 사용자에게 이 수준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법으로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는 제도이다. 이는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통해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제도이다.
  1953년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을 제정하면서 제34조와 제35조에 최저임금제의 실시 근거를 뒀다. 그러나 당시 우리 경제가 최저임금제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1986년 12월 31일 우리나라 최초의 최저임금법이 제정.공포됐고, 최저임금심의위원회의의 최저임금 결정과정을 거쳐 1988년부터 1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제조업체에 최저임금제가 적용됐다. 당시 최저임금은 산업별로 1군과 2군으로 나눠 각각 시급 462.5원과 487.5원이었다. 최저임금심의위원회는 2000년 10월 개정된 최저임금법에 의해 최저임금위원회(이하 최저임금위)로 명칭이 변경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최저임금은 매년 최저임금위의 심의.의결을 통해 결정되며, 최저임금위는 근로자 위원, 사용자 위원, 공익 위원 각 9명으로 구성되고 이 중 과반(14명 이상)이 찬성하면 다음해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매년 3월말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하면, 4월부터 6월까지 최저임금위는 전원회의를 진행한다. 전원회의를 통해 나온 최저임금안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심의를 요청한 날로부터 90일 이내에 제출하고 통상적으로 6월 29일까지 제출하도록 돼있다. 이후 재심의 과정을 거쳐 8월 5일 이내에 최종임금을 결정하게 된다. 지난해 진행된 심의과정에서는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 간 의견 대립으로 최저임금안 제출이 늦어지기도 했다. 사용자 위원 측은 최저임금 동결을, 근로자 위원 측에서는 1만 원으로 인상할 것을 각각 주장했기 때문이다. 극적으로 타결됐지만 이후 근로자 위원 전원과 공익 위원 1명이 사퇴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올해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결정됐다.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이후 최저임금은 매년 인상됐지만 여전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동계는 2015년부터 꾸준히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국회의사당 앞에서 양대 노총과 30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와 최저임금위 노동자 위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노동의 질적 향상과 노동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함을 주장하며 이를 뒷받침할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국회에 요구했다.
  민주노총 권순화 비정규직 국장은 “현재의 최저임금은 턱없이 낮다”며 “요즘 식사하고 커피만 마셔도 만 원이 넘는데 최저임금만으로 생활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가구 생계비 고려해야

  실제로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턱없이 낮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35.1%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5개국 가운데 18위에 그쳤다.
  민주노총의 ‘2016년 민주노총 최저임금 요구안 요약’에 따르면, 최저임금노동자가 미혼단신이 아닌 복수 구성원의 가구주로 평균 가구원 수를 2~3인으로 가정하면, 결정 기준 중 ‘노동자의 생계비’는 가구 구성원 2~3인의 가구생계비로 해야 한다. 중간 소득분위 지출규모를 고려하더라도, 4~7분위 2인 가구 가계지출 평균 추정 값이 약 220만 원이고, 3인 가구가 약 330만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저임금 월 209만 원(최저임금 1만 원 인상됐을 경우)은 최저임금 노동자 가구의 생계유지를 위한 최소비용이라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민주노총 권순화 국장은 “대다수 최저임금 노동자가 미혼단신 가구가 아닌 복수 구성원이 있는 가구주로 평균 2~3인의 가계를 책임지고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며 “최저임금위원회의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공익위원 조정안 마련 근거를 봐도 ‘가구 생계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렇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이라는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권순화 국장은 “하루 8시간 노동이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은 8시간 일하고, 8시간은 휴식, 식사, 소비 생활을 하는 등 재생산구조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지만, 현재의 최저임금으로는 소비에 필요한 비용 충당은 물론, 기초생활조차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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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원 인상, 가능할까?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저임금 노동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위한 것’이 최저임금제도의 목적과 취지이며, 저임금 계층 일소, 임금격차  해소, 소득분배구조 개선의 목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에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최저임금제도가 시행된 1988년부터 최저임금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대폭 올리게 되면 고용 감소, 소상공인 부담, 인플레이션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한국경영인총협회 김동욱 기획홍보본부장은 “우리나라 최저임금제는 기업 현실이나 경제사회변화에 대한 고려 없이 최저임금 적용대상 확대, 감액규정 축소 등 근로자 보호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왔다”며 “보다 현실적인 최저임금제 구축을 위해서는 지난 30여 년 간 심화된 업종.도농 간 격차를 감안해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충북 증평군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한 자영업자는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라며 “최저임금이 갑자기 1만 원으로 오르게 되면 영세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우리나라 서비스업의 경우 포화상태에 이르렀는데 최저임금까지 1만 원으로 오른다면 많은 실업자가 발생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전했다.

  최저임금 1만 원 인상은 앞으로도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전체 임금 노동자 1,931만 명 중 저임금노동자 473만 명은 최저임금 인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의 생활 안정을 보장할 수 있는 현실적인 최저임금이 책정돼야 할 것이다. 우리 학교 경제학과 류기철 교수는 “다른 나라에 비해 빈곤율이 높은 우리나라는 생활물가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주로 저소득가구의 소득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경제전체의 소비증대로 이어져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송희 기자
shinypin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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