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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식&권나연
개인형 이동수단, 편리함 속에 감춰진 위험성
제 935 호    발행일 : 2018.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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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젊은 층의 인기가 늘어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 개인형 이동수단은 고라니처럼 차도와 인도에서 불쑥 튀어나와 운전자와 보행자를 깜짝 놀라게 한다고 해서 ‘킥라니’라는 신조어로도 불린다. 이처럼 개인형 이동수단의 이용자들은 증가했지만 미비한 관련 안전 제도와 규제, 그리고 사람들의 인식 부족으로 사고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관련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가하고 있는 개인형 이동수단 사고

  주변 거리에서 개인형 이동수단을 타고 시원한 바람을 가르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불과 몇 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개인형 이동수단이 고가였기 때문에 이용자들이 많지 않았지만 요즘은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 많아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개인형 이동수단인 전동킥보드는 평균속도 시속 25km, 1회 충전 시 주행가능 거리 30km로 근거리 이동수단으로서 적합성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개인형 이동수단과 관련된 제도와 정책은 미비해 교통사고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개인형 이동수단과 관련해 11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차와 충돌한 사고 49.6%(58건) ▲사람과 충돌한 사고 28.2%(33건) ▲운전자 단독 사고 22.2%(26건)이었다. 최근에는 어린이들까지 전동킥보드를 이용하고 있으며 안전장비 없이 도로를 역주행하거나 이어폰을 꽂고 주행하는 이들까지 있어 운전자와 보행자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40대 여성이 전동킥보드로 인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지금까지 개인형 이동수단의 사고로 운전자가 숨진 적은 있었지만 전동킥보드에 치여 보행자가 숨진 것은 처음이었다. 개인형 이동수단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원동기 2종 운전면허나 자동차 운전면허가 필요하지만 해당 운전자는 운전면허가 없는 무면허자였다. 이에 경기도 고양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전동킥보드 운전자를 불구속 입건했다.

안전법규에 대한 인식 부족

  전동킥보드를 포함한 개인형 이동수단은 도로교통법 제2조 19항에 규정된 배기량 50cc 미만의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개인형 이동수단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자동차 운전면허나 원동기 2종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지난 22일 직장인 298명을 대상으로 개인형 이동수단이라는 주제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자동차 또는 원동기 면허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6.1%가 ‘전혀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는 우리 학교 학생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학교 최현규(식품생명.축산과학부·14) 학생은 “전동킥보드를 운전하기 위해 면허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자가 인터뷰한 다른 학생도 최현규 학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일반 차량의 경우에는 안전장치(▲전조등 ▲방향지시등 ▲후방 거울 )가 구비돼 있지 않으면 차도에 나올 수 없다. 하지만 원동기장치자전거와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경우 안전장비가 갖춰져 있지 않아도 도로의 정방향 가장 우측을 이용해 운행할 수 있다. 또한 인도에서는 개인형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없다. 이 내용 또한 많은 이들이 알지 못해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차도와 인도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거리를 누비고 있다. ‘커리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차도에서만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54.7%로 절반이 넘었다. 우리 학교 이상훈(건축공학과·15) 학생은 “전동킥보드는 속도가 빠르지 않기 때문에 차도가 더 위험하게 느껴져 인도를 이용한다”며 “반드시 차도만 이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고 전했다.
  인도에서의 개인형 이동수단 운행은 종종 위험한 상황을 연출한다. 이찬우(청주시 서원구·36) 씨는 “아이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는데 전동킥보드가 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 위험한 일을 당할 뻔한 적 있다”고 말했다. A(구리시 인창동·23) 씨는 “전동킥보드 이용자들이 인도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속도로 옆을 지나가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개인형 이동수단은 소음이 적기 때문에 길을 걷는 사람들이 뒤에서 다가오는 개인형 이동수단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개인형 이동수단은 벨 또는 경적과 같은 안전장비를 갖추고 있지 않아 운전자가 자칫 전방주시에 태만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인도뿐만 아니라 차도에서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B(인천광역시 부평구·53) 씨는 “운전을 하다보면 가끔 도로의 한 차선을 차지하고 느리게 이동하는 전동킥보드를 보곤 하는데 교통사고가 날까봐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형 이동수단은 인도와 차도 모두에서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개인형 이동수단의 최고속도를 시속 25km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커리어’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6.2%가 이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일부 이용자들은 불법 개조를 통해 최고 속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지난달 11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헬멧은 물론 어떤 안전장비도 착용하지 않고 시속 60km의 속도로 차도 1차선을 달리는 전동킥보드를 탄 사람의 모습이 제보돼 크게 논란을 일으켰다. 전동킥보드 판매 및 대여업체를 운영하는 심정우(청주시 서원구·39) 씨는 “현재 시중에 나오는 제품은 규정 제한속도인 시속 25km를 넘는 것이 없지만, 마음만 먹으면 제한속도를 푸는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며 “인터넷 검색만 하면 누구나 간단하게 제한속도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개인형 이동수단은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크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제한속도를 해제하는 불법 개조를 하고 있어 이를 제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개인형 이동수단 판매 및 대여 업체를 운영하는 김진규(청주시 서원구·44) 씨는 “전동킥보드를 수리하러 오시는 분들을 보면 종종 팔이나 다리에 깁스를 하고 오는 경우가 있다”며 “이런 분들의 킥보드 상태를 보면 대부분이 제한속도를 푸는 불법 개조를 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기자가 실제로 인터넷을 통해 ‘전동킥보드 제한속도 푸는 법’을 검색해 본 결과 쉽게 제한속도를 푸는 방법을 알 수 있었다.

처벌할 명분이 없는 개인형 이동수단

  개인형 이동수단은 차도에서는 차선을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끼어들거나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교통 법규를 무시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를 고라니에 비유해 ‘킥라니’라고 부르고 있다. 하지만 이를 단속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 전동킥보드가 제한 속도를 푸는 불법 개조를 한 후 과속으로 단속 CCTV에 찍혀도 번호판이 없기 때문에 이를 찾을 수 없다. 또한 과속하는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를 현장에서 적발해도 이들을 처벌할 수 없다. 일반 차량의 경우 과속을 했을 때 도로교통법에 따라 처벌을 받지만 개인형 이동수단은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처벌할 명분이 없는 것이다. 불법 개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일반 차량의 경우 불법 개조 시 자동차관리법에 저촉되지만 개인형 이동수단은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이에 저촉받지 않는다. 충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지인호 경사는 “전동킥보드가 과속으로 CCTV에 찍히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만약에 찍혀도 번호판이 없기 때문에 처벌을 할 방법이 없다”며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단속하거나 처벌할 수 있는 명분이 없고 현재로서는 이들이 현장에서 적발될 경우 안전교육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상황

  전동킥보드에 의한 첫 보행자 사망사고 이후 이뤄진 지난달 7일 국정감사에서 정부는 내년 6월까지 실무조사를 통해 개인형 이동수단과 관련된 안전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현재 개인형 이동수단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을 위한 대책에는 무엇이 필요할까?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최현진 책임연구원은 “현재 가장 필요한 대책은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지자체에서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등록과 함께 기기에 번호를 부착하거나, 나아가 QR 코드로 기기를 인식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재 도로교통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에 속하는 개인형 이동수단을 따로 구별해야 할 필요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도로교통법상 개인형 이동수단이 저촉되는 부분이 없으므로 이를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해 단속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현진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이외에도 ▲개인형 이동수단에 안전 장비 부착 의무화 ▲이용자의 안전 장비 착용 의무화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보험제도 마련 ▲이용자들을 위한 주기적인 안전교육 ▲개인형 이동수단의 자전거 도로 통행 허용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직 지자체는 개인형 이동수단의 안전 대책 마련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청주시 교통정책과 김남진 주무관은 “개인형 이동수단을 위한 별다른 대책 마련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이용자분들이 스스로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운행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부의 개인형 이동수단 안전 기준이 마련되는 대로 이와 관련된 대책을 마련해 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이달부터 도시공원에서의 개인형 이동수단 통행을 허용했으며 자전거 도로 통행 허용도 추진 중에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은 지난해 약 7만 5,000대였던 개인형 이동수단이 2022년에는 약 20만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용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사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월 발생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권나연 기자 enjoy1208@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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