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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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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호식&권나연
카풀 앱, 공유경제인가? 생존권 침해인가?
제 937 호    발행일 : 2018.12.03 


카풀은 같은 방향으로 출근하는 지인이나 이웃주민이 한 사람의 자가용을 이용해 함께 출.퇴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카풀을 확대하기 위한 카풀 앱이 등장하면서 택시기사들이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며 반대에 나섰다. “불법 카풀! 짝퉁 4차 산업! 강력히 규제하라!” 지난달 2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약 4만 명의 택시기사가 모여 ‘카풀 앱, 불법영업 OUT’, ‘불법 카풀 방치 여객법 삭제!’ 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자신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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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을 외치는 이들

  지난달 22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는 주최 측 추산 약 4만 명의 택시기사들이 ‘투쟁’이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를 붉게 물들였다.
  제2차 택시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이하 제2차 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오후 2시 이전부터 그들은 이미 국회의사당 앞의 거리를 가득 메웠다. 그들 중에는 이미 만취해 있는 이도 있었고, 소풍을 나온 듯 사진을 찍고 있는 이와 붉은색 머리띠를 두르고 혼자 결의를 다지고 있는 이도 있었다. 본 집회가 시작되기 전 결의를 다지기 위해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소속 지부장 10명과 여성 조합원 2명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오후 2시가 되자 각 지역 택시조합의 깃발 입장을 시작으로 본 집회가 시작됐다.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김태황 사무처장은 “광화문 제1차 집회에서 강력한 투쟁의지를 천명했지만 정부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며 “사태가 점점 심각해져가는 가운데 제2차 집회를 통해 정부와 카풀 업체를 향해 택시생존권 보장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제2차 집회의 개최 이유를 설명했다. 이후 집회를 방문한 정계인사들의 소개와 각 지역 택시연합회 회장들의 연설이 이어졌다. 전국개인택시연합회 박권수 회장은 “지난 제1차 집회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카풀 앱의 불법적인 영업행위에 100만 택시 가족이 얼마나 큰 위기에 처했는지를 강력히 호소했다”며 “우리의 절규에 정부와 국회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대답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회는 논란을 가중시키는 카풀 앱과 관련한 법 규정을 확고히 재정립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서 사회자가 이날 집회의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에서 택시업계는 시민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의 질 개선에 대한 의지와 함께 “카풀 앱 등 불법 자가용 유상운송행위는 택시가족들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행위”라며 “자가용 불법유상영업행위의 근절을 위해 정부가 단속과 규제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하며 조속히 관련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의문 낭독 후 ‘불법 카풀 앱 OUT’이라고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찢는 제2차 집회의 메인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본 무대 앞에서 시작된 대형 플래카드의 행렬은 대열의 중간까지 향했으며 집회 참가자들은 사회자의 신호에 맞춰 일제히 대형 플래카드를 찢기 시작했다. 대형 플래카드가 닿지 않는 대열에 있는 참가자들은 대형 플래카드를 찢는 동안 “불법 카풀! 짝퉁 4차 산업! 강력히 규제하라! 불법 카풀 근거 여객법 제81조 즉각 삭제하라!” 구호를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들이 붉은 머리띠를 둘러멘 이유

  택시기사들이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온 배경의 시작은 지난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월 카카오 모빌리티는 기존 택시 서비스의 보완 방안으로 카풀을 활용하기 위해 카풀 스타트업 기업 ‘럭시’의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당시 택시 업계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유감의 뜻을 전하기만 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카풀 기사 모집 공고를 내며 본격적으로 카풀 앱을 시행하려하자 택시 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이에 지난 10월 15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카풀 앱’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카풀 앱 도입 반대이유로 “카풀을 비롯한 승차공유는 공유경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재화의 공동사용을 넘어 운전이라는 용역까지 제공하는 것으로 시내를 배회하며 플랫폼 업체가 알선해주는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는 택시와 다를 것 없는 불법 자가용 영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비대위는 “카풀은 택시산업의 붕괴를 불러올 것이며 규제 없는 자가용의 여객운송 허용은 공정경제에 위배되는 정책”이라며 “카풀은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질 제고라는 정부정책에 역행하는 것으로 카풀로 인해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대량실직으로 내몰리고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바탕으로 비대위는 지난 10월 18일 광화문에서 제1차 집회를 열었다. 이후 국회에서 <카풀금지법>이 상정되는 지난달 22일에 맞춰 국회의사당 앞에서 제2차 집회를 열었다.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집회가 끝난 후 개인택시기사 A씨(안양시 만안구·52)는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기자에게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했다. 개인택시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유상운송을 위한 면허취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법인택시회사에서 3년 이상의 무사고 경력이 필요하다. 개인택시기사를 하기 위한 경력을 쌓기 위해 법인택시에서 3년 간 일한 A씨는 “법인택시 회사의 횡포가 심해 힘들었다”며 “만약 이번 달 택시요금이 오르면 이번 달 사납금과 함께 저번 달 사납금도 같이 올려 내는데, 을의 입장인 기사들은 어쩔 수 없이 저번 달 사납금도 함께 올려 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루에 4시간 자면서 여가생활 하나 없이 지내도 매달 150~200만 원 벌기 힘들다”며 “이렇게 대우도 못 받는 법인택시에서 3년 간 무사고 경력을 쌓아도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약 8,500만 원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기사들이 빚을 내서 개인택시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이렇게 열악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법인택시회사에 왜 저항 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택시기사들의 평균연령은 40대 후반으로 다른 일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만약 택시노조 활동을 하며 강력투쟁을 하다가 해고라도 당하면 생계가 막막해 누구하나 쉽게 나설 수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카풀 앱을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유상운송 면허 중 하나인 개인택시 면허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취득할 수 있는데 카카오 측은 카풀 앱을 운영하며 무작위로 기사를 모집하고 있다”며 “이는 공유경제라는 명목 하에 무허가 유상운송 면허를 인정해주는 것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세금 내가며 열심히 일하고 있는 택시기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심정”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개인택시기사 B씨(서울특별시 성북구·50)는 “입법할 때부터 카풀은 지인들과 함께 차를 공유하라는 것이지 모르는 사람을 태워 돈벌이를 하라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공유경제라는 미명하에 힘들게 사는 택시기사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합리적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 측은 카풀 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하지만 카풀 앱을 통해 생기는 일자리만큼 택시업계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되풀이 되는 갈등

  현재 택시업계는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 제81조의 삭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해당 규정의 삭제를 요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 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동원 교수는 “우리나라는 원칙적으로 사업용 자동차(택시 등)만이 여객(손님)을 상대로 사업을 할 수 있다”며  “일반 자가용으로는 손님을 태워 돈을 벌 수 없지만 제81조 제1항 제1호에 따르면 예외적으로 출퇴근 시에는 자가용을 함께 타는 경우 손님을 유상으로 태울 수 있다”고 전했다. 택시업계가 법의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 이동원 교수는 “지금까지 현행법이 있음에도 문제가 되지 않았던 이유는 카풀 앱처럼 함께 타는 경우를 가능하게 해주는 매개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출.퇴근의 개념이 추상적이기 때문에 카풀 앱을 통해 현행법상의 규제를 회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택시업계는 고객들이 카풀 앱을 이용하기 시작하면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기 때문에 관련 법 규정을 삭제해 이를 금지해 달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택시업계와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과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3년 우리나라에 진출한 ‘우버’는 택시업계의 반발 및 서울시와의 마찰로 2년 만에 서비스를 중단했다. 또한 지난해 카풀 스타트업 기업 ‘풀러스’는 출퇴근 시간에만 허용되는 카풀 서비스를 24시간으로 늘리려다 현행법 위반으로 고발당했다. 풀러스 서영우 대표는 “풀러스의 전임대표는 지난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모빌리티 시장의 안착을 위해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경영이 쉽지 않아 올해 6월 사임했다”며 “만약 정부가 변화를 늦게 받아들인다면 이미 기술이 발전된 외국계 기업이 모빌리티 시장을 장악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카풀은 국민에게 편리성을 제공해 운송 서비스 변화의 흐름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며 “모빌리티가 발전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완화와 이에 피해를 보는 집단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벤처업계는 승차공유사업에 대한 정부의 규제 움직임에 강력히 반발했다. 지난달 18일 벤처기업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벤처업계는 카풀을 포함한 공유경제 앱에 대한 정부의 규제 신설 움직임에 반대한다”며 “신산업 발전과 소비자 편익, 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개악입법이 중단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카풀 앱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

  카카오 카풀 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 10월 카풀 앱 도입을 반대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됐고, 청원에 동의하는 인원이 20만 명을 돌파했다. ‘카풀 반대’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 글에서 청원자는 불법 카풀을 허용하지 말라고 요청했다. 이어 그는 “카카오 측의 말처럼 택시기사의 수익증대를 위해서라면 카풀 앱을 허용하면 안 된다”며 “출근시간 및 야간시간의 유료 카풀을 허용할 것이 아니라 한시적인 합승을 허용하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뿐 아니라 “현재도 불법 자가용 콜이 성행하는데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여객 운송 면허 없이도 유료 운행을 하게 한다면 면허가 필요한 다른 직종에서도 무면허 영업이 성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카풀 앱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지난달 2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와 CBS가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카카오 카풀 앱 서비스를 찬성한다는 응답이 56%로 집계됐다. 카풀 앱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공학일(구미시 신평동·24) 씨는 “택시를 타고 카드계산을 하면 눈치를 주거나 과속운전을 하는 게 불편한데, 이런 부분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 방안으로 카풀 앱이 생겼다고 생각한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카풀 앱이 활성화되면 운송수단이 늘어나고 승차거부 같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지원(서울특별시 서대문구·23) 씨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카풀이 등장했는데 새로운 시장도입을 처음부터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상생할 수 없지만 카풀과 택시는 경우가 달라 카풀 때문에 택시 수요가 줄어드는 일보다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확대된 면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윤세(서울특별시 구로구·23) 씨는 “택시업계는 소비자를 무시하고 본인들의 이익만 내세우고 있으며, 택시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불편을 개선할 방안은 마련하지 않은 것 같다”며 “카풀 앱이 기존 택시서비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소비자 입장에서 매우 환영한다”고 말했다.
  반면 최낙현(창원시 진해구·23) 씨는 “만약 카풀 앱을 허용하게 된다면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교통체증, 매연으로 인한 환경오염, 범죄 위험 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재석(대전광역시 동구·35) 씨는 “카풀 앱 도입으로 택시업계 종사자가 받을 수 있는 피해를 먼저 생각하고 이를 최소화 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택시기사의 생계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지금 당장 카풀 앱을 시행하기보다는 택시와 카풀 앱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윤희(청주시 서원구·32) 씨는 “카풀은 직장동료나 이웃주민처럼 지인끼리 했을 때 좋은 것이지 모르는 사람과 할 경우 범죄 위험이 증가하고 불편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카풀로 인한 범죄 발생 우려에 대해 서영우 대표는 “우리 회사는 드라이버 신분에 대해 엄격한 운영수칙을 제정했다”며 “이에 정부에서도 기업이 더욱 모빌리티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카풀 앱 운영사에서도 범죄이력조회가 가능하도록 규제완화를 바란다”고 전했다.

  카풀을 제공하는 기업과 택시업계 모두 나름의 근거를 갖고 있기에 둘 사이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이에 특정집단의 이익이 아닌 모든 경제주체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김호식 기자
k1hs114@cbnu.ac.kr
권나연 기자
enjoy1208@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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