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1일부터 고용노동부의 개정된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시행됐다. 이와 함께 주휴수당이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는 주휴수당을 지급하는 주휴일을 근로시간으로 인정할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논쟁과는 달리 여전히 주휴수당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르바이트생(이하 알바생)들이 있다. 권리의 사각지대에서 고충을 호소하는 알바생들과 그 반대편에 있는 사용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주휴수당, 논란의 중심에 서다
1953년 처음으로 우리나라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래 주휴수당은 지금까지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다. <근로기준법> 제55조 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며 주휴일 및 주휴수당을 의무화했다.
지난 1월 1일부터 개정된 고용노동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시행되면서 이 시행령의 개정과 시행을 놓고 주휴수당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최저임금의 적용을 위한 임금의 환산’ 방법을 놓고 주휴수당을 받는 주휴일을 노동시간으로 포함시킬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주 단위 총 근로시간을 놓고 <최저임금법 시행령>과 대법원의 판례가 서로 달라 논란을 키우고 있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은 1주의 최저임금 적용기준 시간 수를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주휴일 시간으로 계산하는 반면, 대법원 판례는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으로만 계산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
이것이 왜 논란이 되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들어보자. 하루 8시간씩 주 5일을 근무하고 토요일과 일요일을 쉬는 노동자가 있다. 그는 시급으로 1만 원을 받는다. 그는 주 40시간을 근무하고 유급휴일을 인정받아 8시간의 시급이 추가된 48만 원을 주급으로 받는다. 그렇다면 이 노동자의 시급은 얼마일까? 시급계산은 주급 ÷ 주단위 총 근로시간으로 하면 된다. 이를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라 계산하면 48만 원 ÷ 48시간 = 1만 원이 되고, 대법원 판례에 따라 계산하면 48만 원 ÷ 40시간 = 1만 2,000원이 된다. 이처럼 어떤 안으로 계산하느냐에 따라 최저임금 액수가 크게 달라지므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과 김경선 사무관은 “노동자들의 월급과 최저시급을 비교할 때 ‘1주 총 근로시간에 주휴시간을 포함하느냐’에 대한 논쟁이 있어 왔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고용노동부가 실무적.관행적으로 시행해 오던 사항을 법에 명시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알바생에겐 ‘그림의 떡’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고 주휴수당 논란으로 시끄럽지만 정작 주휴수당은 꿈도 꾸지 못하는 알바생이 많다. 인크루트가 운영하는 아르바이트 O2O 플랫폼 알바콜이 알바생 총 8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휴수당을 포함해 휴일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퇴직금 등 추가근로수당을 받지 못하는 알바생은 40%(360명)였고,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는 알바생은 38.4%(344명)에 달했다. 그 이유로는 ▲암묵적으로 지급하지 않는 분위기 40%(138명) ▲받을 수 있는지 몰랐음 28%(97명) ▲업주가 신경쓰지 않거나 모르는 것 같음 18%(63명) ▲점주 혹은 점포에서 지급할 여건이 안됨 10%(35명) ▲아르바이트 시작 전에 받지 않기로 합의함 3%(11명) 순으로 답했다.
설문에서 보듯 여전히 많은 알바생이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기자는 여전히 주휴수당을 받지 못하고 있는 알바생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9개월 동안 한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일해온 알바생 A(세종시 조치원읍·21) 씨는 최저시급만을 받으며 주 40시간 정도를 일한다. 열정과 애정을 가지고 오랫동안 가게에서 일해왔지만 최저시급을 받는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과도한 업무량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사장님은 본인이 할 업무까지 A씨에게 요구하면서 정작 급여는 약속된 날짜에 지급하지 않고 밀리곤 한다. A씨는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는 주 40시간을 일하지만 일자리를 잃는 것이 두려워 주휴수당을 요구하지 못하고 고민만 깊어지고 있다.
# 14개월 동안 한 프랜차이즈 가게에서 일해온 B(세종시 아름동·22) 씨는 토요일 10시간과 일요일 6시간을 일하지만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끊임없이 일한다. 오랜 시간을 함께 했지만 사장님은 최저시급이 7,530원에서 8,350원으로 인상되면서 식대를 5,000원으로 한정해 매번 개인 돈을 보태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오랫동안 일해온 곳에서 해고될까봐 사장님께 주휴수당도 요구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미지급된 주휴수당은 1,591,042원에 달한다.
한편, 주휴수당으로 사용자의 부담이 가중돼 일자리가 줄어들 것을 염려해 오히려 주휴수당이 폐지됐으면 좋겠다는 알바생도 있었다.
# 취업을 준비하며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오던 C(청주시 흥덕구·28) 씨는 최근 아르바이트 시간이 줄었다. 점주가 주휴수당이 부담스러워 근무시간을 주 5회에서 3회로 줄였기 때문이다. 줄어든 시간만큼 수입도 줄면서 그는 하는 수 없이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여러 곳에서 일하는 이른바 ‘메뚜기 알바’신세가 됐다. 가뜩이나 경기가 나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다. 일주일 전 식당 서빙 아르바이트 자리에 자기소개서까지 내며 지원했는데 경쟁이 심해서인지 2차 면접까지 봐야한다는 소식에 C씨는 차라리 주휴수당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휴학생인 D(서울시 관악구·23) 씨는 식당 서빙, 편의점, 카페, PC방을 오가며 매일 일하지만 정작 일하는 시간은 하루에 모두 2~3시간에 불과한 상황이다. 업주들은 주 14시간에서 14시간 30분으로 딱 주휴수당을 받지 못할 정도로만 D씨를 고용하고 있다. 이렇게라도 일하지 않으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일이 고단해 차라리 주휴수당이 없어져 한 곳에서 오래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인건비가 부담스러운 업주들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와 주휴수당 폐지를 주장하던 소상공인연합회는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하고 시행되기에 이르자 헌법재판소에 위헌명령심사를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시행령 개정안 철회와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정부에 촉구했던 소상공인들은 허탈감과 함께 분노를 감출 수 없으며,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번 개정안 통과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주휴수당에 관계된 근로시간은 최저임금 월 환산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를 따르지 않고 정부는 오히려 이번 개정안으로 최저임금 위반 산정기준에 주휴시간을 포함시키는 것을 명문화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을 범법자로 내몰고 말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1월 23일 소상공인연합회가 회원과 일반소상공인 2,750명을 대상으로 주휴수당 지급의 부담 여부를 물은 결과 96.8%(2,662명)가 ‘매우 그렇다’, 2.4%(66명)가 ‘그렇다’고 답해 약 99%(2,728명)가 부담을 느낀다는 결과가 나왔다. 관련조사의 신빙성을 떠나 소상공인이 주휴수당에 부담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자영업자 E(세종시 나성동·55) 씨는 “그동안 주휴수당을 지급해 왔는데 최저임금이 급격히 인상되면서 많이 부담스럽다”며 “작년과 비교해 올해 인건비가 월 70만 원 증가했다”고 말했다.
주휴수당에 부담을 느끼는 소상공인들은 ‘쪼개기 알바’와 같은 방법을 통해 주휴수당 지급을 회피하는 추세이다. 지난 1월 18일자 매일경제 보도에 따르면 소상공인 148명을 대상으로 매일경제와 알바천국이 공동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쪼개기 알바(주 15시간 미만 근무)를 ‘쓰거나 쓸 계획’이라고 답한 소상공인은 79%(117명)에 달했다.
쪼개기 알바에 대해 편의점 점주 F(화성시 반송동·35) 씨는 “주휴수당 지급이 부담이 돼 쪼개기 알바를 쓰고 있고, 기존에 알바생이 담당하던 시간대를 가족 한 명이 대신하고 있다”며 “작년까지는 파트 타임 구인 글을 올리면 사람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지금은 글을 올리자마자 수십통의 연락이 와 얼마나 많은 일자리가 쪼개지고 없어졌는지를 몸소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고용주의 입장만 생각하면 오르면 오를수록 부담되는 것이 최저임금이지만 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매년 오르는 것이 맞다”며 “문제는 최저임금이 너무 급속하게 오르다 보니 여러 부작용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건비 부담 때문에 판매가를 인상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외식업을 운영하는 G(대전광역시 동구·46) 씨는 “우리 가게는 아직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인건비 부담으로 음식 가격을 올린 곳은 많이 봤다”며 “업주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앞으로도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다면 나 또한 어쩔 수 없이 음식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무법인 세광의 이승환 노무사는 “영세 자영업자 입장에서 주 15시간 이상 근무시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회피하기 위해 주 15시간 미만으로 시간을 쪼개 알바를 쓰고, 인건비 부담을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시키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며 “시간 쪼개기나 물가인상 모두 노동자나 소비자, 업주 입장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니 서로 타협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람직한 혼란 해결 방안은?
이승환 노무사는 “주휴수당은 이번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기 전에도 <근로기준법>에 명시돼 있었지만 많은 중소 자영업자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지급도 하지 않아 왔다. 정부도 이러한 주휴수당을 감안하지 않은 채 높은 최저임금 인상만을 추진해 큰 반발을 사고 있으므로 정치권에서 주휴수당의 존폐나 지급의무기업 범위 조정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급의 20%인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올해 최저임금은 1만 20원이 되므로 노동계가 주장하는 1만 원 최저임금을 달성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니 내년도 최저임금부터는 이를 감안해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 최승재 회장은 “우리는 기본적인 최저임금 제도를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업주들의 개인 능력을 고려해 차등 적용하거나 일반 최저임금 액수의 50%를 인정하는 기간을 몇 년 가지는 등의 방법을 통해 업주들의 사정을 고려해 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알바노조·알바연대 박정훈 위원장은 “노동자가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현재의 혼란은 노동자들의 현실이 개선되고 노동자들이 요구하지 않아도 업주들이 추가근로수당을 지급하는 사회를 향한 과도기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노동자의 연대와 존중이 보장되고, 따로 요구하지 않아도 주휴수당과 휴일수당 등의 추가근로수당이 보장되는 사회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대법원의 판례와 고용노동부 간의 모호했던 기준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이번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된 지 아직 세 달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그로 인해 발생되는 혼란도 어쩌면 당연한 과정일 것이다. 우리도 이젠 상충된 각 집단의 이해관계가 갈등과 논쟁으로만 머물지 않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정책화되는 성숙한 정치과정을 보여줄 때이다.
김채완 기자
kimchaewan@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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