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회
사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권나연
잠재적 살인행위, 음주운전 처벌기준은?
제 939 호    발행일 : 2019.03.25 

1.jpg

지난해 9월 군 복무 중 휴가를 나왔던 윤창호 씨는 만취된 운전자가 모는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했다. 당시 차량 운전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에 해당하는 0.181%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고취됐고, 소위 ‘윤창호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윤창호법’은 인명피해를 낸 운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가법) 개정안>(지난해 12월 18일 시행)과 음주운전의 기준을 높인 <도로교통법 개정안>(오는 6월 25일 시행)을 말한다. 그러나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잠재적 살인행위인 음주 운전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에 일부에선 법만 강화됐을 뿐 음주 운전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윤창호법’이란?

  지난해 9월 새벽, 부산광역시 해운대구의 한 오거리에 서 있던 두 청년은 만취한 운전자의 난데없는 돌진으로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이 중 피해자 윤창호 씨는 자동차와의 충돌 충격으로 뇌사상태에 빠졌다. 한편 만취 상태로 운전한 가해자는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고,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사과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지난해 10월 윤창호 씨의 친구들은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 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게시해, 음주 운전은 살인행위임을 강조하고 음주 운전 처벌강화 법안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약 40만 명 이상이 해당 청원에 동의했고, 국민청원 중에는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위 사건을 언급하며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로써 음주운전 처벌 강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됐고, 윤창호 씨의 친구들은 국민의 응원을 받으며 구체적인 음주운전의 기초 법안을 마련해 개정을 추진했다. 이어 100명 이상의 국회의원들이 관련 법안에 참여해 정식 발의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법안이 추진되는 과정 중에 윤창호 씨는 안타깝게도 사고 40일 만에 사망하고 말았다.
  마침내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자 <특가법 개정안>과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형법 전문가인 박진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청원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개정 전 <특가법 개정안>상의 ‘위험 운전 치사상’ 규정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하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했다. 그러던 것이 개정 후에는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이 강화됐다. 또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의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 ▲0.08% 이상 0.20% 미만의 경우,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1,000만 원 이하의 벌금 ▲0.20% 이상의 경우,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음주측정거부의 경우,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음주 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처벌을 강화했다. 따라서 운전면허정지처분기준, 면허취소처분기준, 누적된 음주 운전행위로 인한 면허취소 기간이 모두 강화된 것이다.

반쪽짜리 법안 vs 형평성을 고려한 것

  윤창호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원안보다 형량이 줄었기 때문에 ‘반쪽짜리 법안’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이는 윤창호법 원안에서 징역 5년 이상이었던 음주운전 사망사고 형량이 징역 3년 이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진현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8일 법제사법위원회의 회의록을 살펴보면 하향 조정하게 된 이유는 비교 형량 때문임을 알 수 있다”며 “우리나라 형법은 대륙법 체계를 따르는데 이는 법정형을 정하는 방법으로 고의로 사람을 살해한 죄를 가장 무겁게 다뤄 그 형을 정하고, 그 죄에 비교해 다른 죄의 형을 정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형법 전문가인 이청규 변호사(법률사무소 푸른 대표)는 “최초로 발의된 윤창호법의 경우,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 처벌을 사형, 무기,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며 “이런 내용은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감정만을 지나치게 앞세운 것으로도 평가되며 이는 형법에서 규정하는 ‘살인죄’의 처벌 수위와 같아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컨대 공사 현장에서의 공사 자재 낙하 사고를 두고 본다면, 고의로 높은 곳에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돌과 같은 위험한 물건을 던져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고의범)와 공사 중 실수로 자재를 떨어뜨려 지나가는 사람이 맞아 사망자가 발생한 경우(과실범)를 똑같은 형량으로 처벌한다면 오히려 불공평해지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우리의 김정철 변호사는 “형벌 체계는 어디까지나 헌법의 기본권 제한 법리에 맞게 운영돼야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형벌을 통해서만 이를 다스릴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인간의 지성과 교육에 의한 절제를 전혀 믿지 않고, 법의 공포로서만 사람을 제어할 수 있다고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전했다.

윤창호법 공포, 그 이후

  지난해 10월, 인천 부평구 경인고속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차량을 운전하던 D씨가 8중 추돌 사고를 내 다른 차량의 운전자 G씨가 사망했다. 당시 D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인 0.093%였다. 사고 이후 1심 재판에서 D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지만, G씨의 유족들은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다며 분노했다. 이에 G씨의 딸은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머니를 살해한 음주 운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졌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게시했다. 그는 “윤창호씨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제정됐지만, 인천지방법원은 1심 재판에서 가해자에게 징역 2년만을 선고했다”며 “하지만 가해자는 이러한 솜방망이 처벌에도 항소를 제기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이처럼 음주운전 처벌이 강화된 윤창호법이 시행됐지만, 여전히 음주운전은 횡행하고 솜방망이 처벌도 여전하다.
  이에 박진현 변호사는 “현재 교통사고 관련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에 따르면 교통사고 치사의 경우 기본형량을 8개월에서 2년으로, 가중형량을 1년에서 3년으로 보고 있다”며 “음주운전은 가중요소가 되지만 피해자 유족의 처벌불원(처벌을 원치 않음)은 감경요소로 적용되기에 피해자 유족과 합의가 됐다면 기본형량 구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D씨의 경우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초범이었다면 피해자 유족과 합의가 되지 않았더라도 가중형량이 1년에서 3년 사이이므로 2년의 실형 선고가 양형기준에 어긋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정철 변호사는 “음주운전 사고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이 아니라 ▲음주의 정도 ▲경위 ▲사고 발생 시 피해자의 유책정도 ▲사고 이후 피고인의 조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양형을 판단하므로 법원의 판결이 일률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며 “그러나 음주 전력이 많고, 피해자의 잘못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더욱 가중해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사람들의 생각은?

  지난해 10월 여론조사 전문기업 리얼미터에서 19세 이상 성인 502명을 대상으로 주취 감형제도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음주  범죄는 감형이 아니라 가중처벌  대상이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이 80.0%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 전문기업인 ㈜에스에이컨설팅이 1,065명에게 ‘음주운전에 따른 적절한 처벌 방법’을 물은 결과에 따르면 ▲평생 운전 금지 33.3% ▲징역형 32.4% ▲일정 기간 운전 금지 21.6% ▲자동차 몰수 8.0% ▲벌금형 4.7% 순으로 답해 응답자의 대다수가 강력한 처벌을 원하고 있었다. 아울러 동승자 처벌에 대해서는 77.5%가 ‘처벌해야 한다’고 답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데 찬성하는 김수연(창원시 성산구·25) 씨는 “음주운전은 자신이 음주를 제어하거나, 대리운전을 부를 수 있는 충분한 선택사항이 있기 때문에 실수가 아닌 고의성이 뚜렷하다”라며 “음주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죄가 경감되거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은 잘못이며 더욱 엄격히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세(서울시 구로구·24) 씨는 “유독 술에 관대한 우리의 문화 때문에 음주운전에도 관대한 것 같다”며 “윤창호 씨 같은 희생자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는 처벌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지(구리시 인창동·24) 씨는 “미국에서는 음주운전 사고를 비자발적 살인으로 여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음주운전 사고의 고의성 유무에 대해서만 중점을 두는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윤소진(서울시 마포구·23) 씨는 “지난해 윤창호 씨와 관련된 성명서를 작성했는데 나와 비슷한 또래여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며 “윤창호 씨처럼 누군가의 음주운전으로 억울한 일을 겪지 않도록 음주운전 처벌은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유진(창원시 성산구·26) 씨는 “여전히 술을 먹고도 음주단속에 안 걸리면 된다는 마음으로 운전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아직까지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낮은 것 같아 법을 더욱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 이유정(구리시 수택동·24) 씨는 “물론 음주운전이 잘못된 행위인 것은 동의하지만, 사고를 내지도 않았는데 단순히 음주운전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예전보다 무거운 형벌을 내리는 것은 뭔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의 H(인천광역시 부평구·25) 씨는 “음주운전은 무고한 사람들에게 피해 줄 수 있는 위험한 행위지만, 음주운전 적발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면 차량과 운전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 같다”며 우려를 전했다.

음주운전 근절 방안은?

  현재 음주운전으로 인한 안타까운 사고들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들이 강구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윤창호법이 사회적 공감대 형성 및 경각심을 유발하는 데는 큰 역할을 했지만,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보다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다.
  이청규 변호사는 “음주운전에 대한 형벌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일반 대중은 어떠한 법에 의해 어떠한 처벌을 어느 정도 받는지 자세히 알지 못하고, 관심도도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며 “법률을 개정해 처벌을 강화한다고 하더라도 그 효과는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여서 윤창호법만으로 음주운전이 근절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철 변호사는 “윤창호법은 음주운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변화를 대변하는 법률개정으로써 음주운전의 처벌강화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처벌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라 사전에 음주운전을 예방할 수 있는 조치들이 이뤄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제는 음주운전을 절대로 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와 인식 확산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음주운전 감시시스템을 강구해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유흥지역 등 음주운전이 우려되는 구역에 경찰감시시스템 작동 및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계도하는 순찰 등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진현 변호사는 “변호사로서 실무를 겪어온 경험에 볼 때, 음주운전자들이 다시 또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지만 형벌이 엄해질수록 음주운전을 하게 되는 일이 줄게 될 것이고, 따라서 실효성이 있음은 당연할 것”이라며 “다만 현행 윤창호법이 주로 ‘처벌’ 측면에서 접근해 행정적 제재 부분에 대한 논의가 미약한데, 면허취소기간의 증대, 상습음주운전자의 경우 면허취득자격 박탈 등의 행정적 제재로 접근해 도로교통법이 개정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이라고 불릴 만큼 위험한 행위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사회에는 음주운전이 만연해 있다. 이에 법의 개정도 중요하지만,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사람들의 인식개선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 술을 먹고 운전대를 잡아도 된다는 안일한 생각이 내 이웃의 안위를 해칠 수 있음을 명심하길 바란다.


권나연 기자
enjoy1208@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사회 More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구사일생한 홈플러스, 현장은 ‘반쪽 정상화’
2026년 되찾은 노동절, 2026년 되찾은 노동절,
늘어나는 불법 온라인 도박, 청소년이 위험하다
돌보는 사람들의 하루, 충북재활원 사회복지사를 만나다
연애도 직장도, 사람 대신 AI와 고민 상담하는 청년들
현도면 재활용선별센터, 절차 논란 속 주민 반발 지속
<현장르포> 국회를 향한 조리실무사의 외침, 학교비정규직...
그땐 몰랐던, 급식 노동자 이야기
부당해고 판정에도 움직이지 않는 KBS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