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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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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채연
사람과 동물, 행복한 공존을 위해서는?
제 939 호    발행일 :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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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박소연 대표가 보호소의 공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백 마리의 개를 안락사시킨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이를 계기로 반려견과 유기견의 열악한 현실이 재조명되면서 동물에게도 ‘동물권(動物權)’이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하는 유기견의 수가 10만 마리를 돌파한 것으로 알려져 개에 대한 유기 문제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따라서 기자는 동물 중 특히 반려견과 유기견의 현실은 어떤지, 개가 생명으로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알아봤다.


동물도 존중받을 권리, 동물권이란?

  최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반려동물 수는 꾸준히 증가해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맞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18년 동물보호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23.7%로, 약 511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통계청은 우리나라 반려동물 인구가 2016년에 이미 1,00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반려동물 수가 증가하면서 관련 산업이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관련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신조어는 ‘펫팸족’으로 ‘애완동물’을 뜻하는 영어 ‘pet’과 ‘가족’을 뜻하는 ‘family’의 ‘fam’을 합성한 말로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대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이는 우리의 반려동물 문화가 과거보다 얼마나 성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성숙하는 반려동물 문화의 이면에는 추악한 현실도 존재하는데, 바로 반려동물의 유기와 학대 문제이다. 현재 유기동물보호소에 있는 유기견의 수는 10만 마리가 넘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보호시설과 공간 부족으로 안락사되는 유기동물 수가 상당하다. 국회 경제산업조사실 유제범 입법조사관이 작성한 <국내 동물보호시설의 운영 현황과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에처리된 유기견의 수는 총 10만 2,593마리로 ▲제3자 분양 30.2%(3만 945마리) ▲자연사 27.1%(2만 7,844마리) ▲안락사 20.2%(2만 768마리) ▲소유자 인도 14.5%(1만 4,914마리) ▲기증 1.9%(1,969마리) ▲기타 6.1%(6,153마리) 순이었다. 또한 동물보호센터의 유기동물 처리 및 보호 비용은 2008년 약 81억 원에서 2017년 약 156억 원으로 약 92.6% 증가해 급증한 유기동물의 수로 경제적 비용 또한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불거진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유기견 안락사 사건도 이러한 배경하에 일어난 범죄로, 이 사건이 계기가 돼 동물도 생명으로서 존중받을 권리, 즉 ‘동물권’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해 동물법 전문 김동훈 변호사는 “사람들이 과거보다 금전적・정신적으로 풍족해지고 행복감을 추구하다 보니 동물을 의식주 및 노동력의 수단으로 생각했던 과거의 생각에서 벗어나 정서적인 교감과 편안함을 주고받는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동물의 권리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대받고 버려지는 동물들

  동물도 생명으로 존중받고 행복해야 한다는 점에 많은 사람이 동의하고 있지만, 동물을 오직 소유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언론에 종종 등장하는 동물 학대 사건들은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 부산광역시의 한 오피스텔 18층에서 20대 여성이 심신미약의 이유로 포메라니안 3마리를 던져 죽음에 이르게 한 일이 있었다. 지나가던 주민이 이를 발견해 신고한 후 사진과 글을 SNS에 게시해 전국적으로 이 사건이 알려졌다.
  # 강원도 강릉시의 한 애견분양 가게에서 한 여성이 생후 3개월의 말티즈를 분양받은 후 배설물을 먹는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가게 주인은 “강아지가 환경이 바뀌면 일시적으로 배설물을 먹을 수 있고 아직 분양받은 지 7시간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며칠 더 지켜보자”고 답했지만 흥분을 참지 못한 여성은 강아지를 던졌고, 던진 강아지는 결국 죽었다.
  # 한 60대 남성이 개 22마리를 여러 상자에 나눠 김해시의 한 다리 아래에 유기해 충격을 줬다. 그는 어머니가 생전 기르던 개들을 가끔 돌봐오다가 경제적 사정이 좋지 않아 유기했다고 시인했지만, 개들이 숨 쉴 수 있도록 상자 일부를 뜯어두고 사료도 넣어뒀다며 학대 혐의는 부인했다. 하지만 발견된 개들은 같은 나이의 개와 비교해 몸무게가 절반가량에 불과하고 잘 서지 못하는 등 건강 상태가 심각한 수준이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버려지는 유기동물 수는 평균 약 40~50마리 정도이며, 휴가철과 명절 연휴 기간에 그 수가 급증하는데 지난해 설과 추석 연휴 기간에 유기된 동물만 약 2,500여 마리라고 한다. 이런 현상에 대해 동물자유연대 조영연 활동가는 “보통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이유는 싫증 나거나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며 “휴가철이나 명절 연휴 기간에는 집을 오랫동안 떠나야 하므로 반려동물을 돌보는 문제가 발생하는데, 돌보는 비용이 부담돼 순간적으로 무책임해져 동물을 유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대 법전원 함태성 교수는 “우리나라는 펫숍을 통해 반려동물을 너무 쉽게 상품처럼 사고팔 수 있다”며 “동물을 소비의 대상으로 여기는 의식이 결국 유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발생시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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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권’을 지키고 싶은 사람들

  #김성현(대전광역시 서구·19)
  제 주변 친구들을 보면 10명 중 5명은 개나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요. 저도 한때는 강아지가 키우고 싶어서 부모님께 졸랐던 적이 있는데 생각보다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 후론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외국처럼 반려동물을 키우기 전에 충분한 교육 및 시험을 보면 동물 학대와 유기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규한(세종특별시 어진동·54)
  제가 어릴 때 개는 같이 사는 존재라기보다는 집을 지켜주는 존재였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제 자식과 주변 사람들이 개를 진정한 가족으로 여기는 모습을 보며, 제 생각도 그렇게 변한 것 같아요. 하지만 언론이나 SNS에서 동물 학대 얘기를 들을 때마다 ‘아직도 애완동물을 소유물로 인식하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돼요. 그래도 과거보다는 나아지고 있으니 점점 더 개선되리라 생각해요.
  #김도은(청주시 서원구·21)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고 홍보해 후원을 받고, 구조한 동물을 무분별하게 안락사시킨 한 동물단체 대표의 뉴스를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늘어나는 유기동물에 비해 부족한 수용 공간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동물보호소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그런 이유로 살아있는 생명을 무분별하게 안락사한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문제를 근시안적으로 다루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 방법을 찾았으면 해요. 동물의 생명과 관련된 홍보와 교육을 하거나 동물 분양・입양 조건을 강화한다면 이 문제가 조금은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김지연(청주시 상당구·21)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반려견을 길러서 반려견은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저에게 반려견을 인간과 다름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인생의 동반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그런데 아직 사람들의 인식 수준이 낮고, <동물보호법>의 처벌 수준이 약해 동물 학대가 계속되는 것 같아요. 하루빨리 문제가 개선돼 반려동물이 덜 상처받았으면 좋겠어요.

<동물보호법> 개정이 시급

  조영연 활동가는 “사설 보호소는 <동물보호법>상의 규제가 없어 실태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시설이 열악한 보호소에 방치돼 있는 유기견들을 구조해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모든 동물이 인간과 동등한 생명으로 존중받는 것이 우리 단체의 목표”라며 “지금 당장 실현되긴 어렵더라도 점진적으로 달성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동물권행동 카라’ 이현주 활동가는 “동물 구조 활동을 하다보면 유기견 및 유기묘를 쥐약을 탄 사료로 유인해 죽이거나 유기견을 산채로 땅에 묻은 사례들을 자주 본다”며 “인간으로서 자신보다 약한 존재에 대한 연민조차 없이 생명을 아무 죄책감없이 죽인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람과 똑같이 감정이 있고 고통도 느끼는 동물을 현행법에서는 그저 물건으로 취급한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며 “아무 생각 없이 화풀이로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을 법으로 확실히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동물보호법> 제46조는 법이 규정한 항목을 위반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훈 변호사는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으로 취급되고 있으며 물건 파손과 동물 학대의 징역형을 비교해보면 물건 파손이 3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량이 더 높다”며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이랑 동등하거나 그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물 유기는 징역형이 없고,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만 부과되는데, 이는 동물 유기라는 중대한 죄질에 비해 너무 약한 처벌”이라는 생각을 전했다. 반면, 스위스 <동물보호법>은 위반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만 스위스 프랑(약 2,3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특히 벌금은 재산에 따라 차등 설정되기 때문에 최대 100만 스위스 프랑(약 11억 4,500만 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또 스위스는 애견학교에서 반려견 기본정보를 습득하고, 4시간 이상의 수업과 필기시험을 통과해야 반려견을 기를 수 있는 자격을 준다.
  또한, 김동훈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많은 사람이 애완을 목적으로 동물을 기르지 않고 반려를 위해 기르면서 동물의 복지가 향상되고 있다”며 “<동물보호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설 동물보호소의 무분별한 안락사를 막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사설 동물보호소 간의 안락사 규정 통일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이승환 주무관은 “<동물보호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설 동물보호소를 제도권에 끌어들이기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해 전국 사설 유실·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전국적으로 보호소가 몇 곳이 있는지, 이들의 동물 관리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한 후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동물 유기자 및 유실 동물을 원활하게 파악하기 위해 2014년부터 시행돼온 동물등록제는 아직 48.3%의 동물만이 등록돼 있어 미비한 수준”이라며 “동물등록제 활성화 및 홍보를 위해 여러 홍보 프로그램을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꾸준히 증가한 반려동물과 함께 학대받고 유기되는 동물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문제가 된 사설 동물보호소의 안락사 문제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해 해결 방법을 찾고 실천하다 보면 동물을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하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사회가 오지 않을까.

김채완 기자
kimchaewan@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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