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 서적 PDF로 판매합니다”
우리 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 한 번쯤은 이런 게시물을 봤을 것이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한 개인이 서적을 구매한 뒤 이를 복제해 PDF나 HWP 파일로 변환하고, 이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불법으로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증가하는 추세다. 의도적으로 저작권법을 위반하기도 하지만, 자신이 저작권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처벌을 받는 이도 적지 않다. 그렇기에 저작권법을 이해하고, 우리가 사용하는 자료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법률지원센터 박애란 변호사와 어떤 경우에 저작권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기업과 정부가 출판물의 불법 복제 및 유포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봤다.

▲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 내 PDF파일 거래 모습.
만연한 불법 PDF 복제물
학술 서적의 불법 복제 및 유포 행위는 대학가에서 꾸준히 문제가 돼 왔다. 과거에는 무거운 전공 서적을 나눠서 제본하거나, 구하기 어려운 외국 원서나 비싼 전공 서적을 복사하는 등 대부분 학술 서적이 무겁고 비싸다는 이유로 불법 복제가 이뤄졌다. 지금도 같은 이유로 불법 복제 및 유포가 이뤄지지만, 그 양상은 사뭇 다르다. 기술의 발달로 학습 도구와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단순 복사를 넘어 스캔으로 만든 PDF 파일이 대량으로 유포된다.
노트북,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사람이 늘면서, PDF 파일로 학습하려는 사람도 늘었다. 클릭 한 번으로 복사와 전송이 가능한 PDF 형태의 불법 복제물은 각종 사이트나 커뮤니티에서 쉽게 매매된다. 불법 PDF 파일을 무료로 받을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배너 광고와 함께 성행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커뮤니티에서는 불법 PDF 파일을 사고파는 행위가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다.
우리 학교 에브리타임에도 불법 PDF 파일 매매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장터게시판을 중심으로 강의의 PDF 파일을 사고파는 게시물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판매자뿐만 아니라 구매자도 처벌받을 수 있는 엄연한 불법 행위다.
2023년 한국저작권보호원에서 발행한 <대학교재 불법복제 관련 대학생 대상 조사>에 따르면, 유효 응답자 2,000명 중 전자스캔본 이용 경험이 있는 대학생은 61.9%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중 불법적으로 자료를 획득한 경우는 74.1%로, 대학가에 불법 PDF 파일 거래가 만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저작권 침해를?
의도적으로 출판 불법 복제물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인지 모르고 이용하는 일도 많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출판물을 사용할 때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또, 저작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법률지원센터 박애란 변호사와 인터뷰를 통해 알아봤다.
Q.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법률지원센터에 대한 간략한 소개 부탁합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저작권 등록 ▲분쟁 조정 ▲저작권 연구.교육 및 홍보 ▲저작권 정책 수립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2023년 4월부터 저작권법률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전화, 내방, 게시판을 통해 저작권 계약 법률 컨설팅과 자문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특정 사이트에 무료로 게재된 교재 관련 PDF 파일을 열람하기만 해도 처벌의 대상이 되나요? 이를 판매하거나 공유하는 사람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저작권자는 저작재산권(저작물을 배타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을 가지며, 저작권이 있는 교재를 무단으로 이용하면 저작권 침해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 사이트에서 무료로 게재된 PDF 파일이 저작권자에게 이용 허락을 받았다면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저작권 침해로 처벌받습니다. 이를 판매하거나 공유하는 사람은 더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본인이 구매한 서적을 PDF 파일로 변환해서 소지하는 행위도 불법인가요?
저작권법 제30조(사적이용을 위한 복제)는 개인적 용도의 저작물을 영리 목적 없이 복제할 수 있는 ‘사적 복제’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가정 등 한정된 범위 내에서 이뤄지는 이용이 저작권자의 이익을 크게 해치지 않으며, 저작권자가 이를 모두 규제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복제 기술의 발달로 저작권자의 경제적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돼야 합니다. 사적 복제는 영리 목적이 없는 개인적 이용에만 해당하며, 기업이나 단체의 업무상 복제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또한, 공중의 사용을 위해 복사기나 스캐너 등 기기로 복제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개인적 소장이나 학습을 위한 복제는 문제없지만, 이를 인터넷에 올리거나 파일로 공유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Q. 대학생이 저지르기 쉬운 저작권 침해 행위에는 어떤 게 있나요?
토렌트 같은 P2P 프로그램을 통해 저작물을 내려받으면 공유 폴더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제공될 수 있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합니다. 이에 따라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Q. 저작권 침해를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저작권법 제1조는 저작자의 권리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통해 문화와 관련된 산업이 발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저작권법은 창작자의 권리 보호와 저작물의 공정 이용 간의 균형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공정한 계약 환경이 중요합니다. 많은 경우 저작권 침해는 법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므로, 저작권법의 기본 내용을 숙지하고 관련 교육과 안내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불법 복제물 근절에 나선 기업과 정부

▲ 불법 PDF파일 공유가 일어나는 SNS.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유명 강사나 학원의 강의 교재를 공유하는 ‘핑프방’이나 ‘유빈 아카이브’와 같은 SNS가 활개치면서 관련 기업은 많은 피해를 받아왔다. 온라인 입시교육 전문업체인 메가스터디는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온라인 강의와 교재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운영한다. 메가스터디는 교재를 PDF 형태로 회원들에게 제공하는데, 이를 불법으로 다른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행위가 만연했다. 이에 메가스터디는 2023년 8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교재 PDF 파일을 불법 배포 및 거래한 학생을 저작권 위반 행위로 형사 고소했고, 관련 학생으로부터 자필 반성문을 받았다. 금년 2월에도 중고나라 사이트에 메가스터디 교재를 불법 복제 및 판매한 학생을 형사 고소 진행해 역시 자필 반성문을 받았다. 메가스터디는 불법 PDF 파일 사용 및 배포 행위의 위험성을 다른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자필 반성문과 사건 경위를 모두 홈페이지에 게재했고, 앞으로도 불법 저작물 복제 및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형사 고소할 방침이다.

또한 메가스터디는 불법 출판 저작물 사용을 제지하기 위해 메가스터디 부정사용 신고센터를 개설하고 교재나 수업자료 등을 복사하거나 PDF 파일로 유포하고 있는 사용자의 정보가 담긴 사진을 제보하게 하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이를 위반한 이용자는 관련 서비스 정지 및 계정 영구 정지뿐만 아니라 그 정도가 심할 때는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이용자의 주의를 촉구하고 있다.
종이책뿐만 아니라 전자책을 판매하는 교보문고는 디지털 권리 관리(DRM) 기술을 사용해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DRM 기술은 특정 기기에서만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하며, 불법 사용이 감지됐을 때 관련 전문가들에게 즉각 보고해 법적인 처벌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다.
한편, 정부는 2008년 ‘인터넷상 불법복제물에 대한 제재 강화 방안’ 정책을 추진해 방송통신위원회에게 불법 출판 저작물을 게재하거나 배포하는 사이트에 대한 차단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200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으로 한국저작권보호원을 설립해 저작권 관련 정책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이 편리하고 금전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인식이 만연해 우리 사회의 불법 저작물 문제 해결은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저작권 침해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우리는 윤리적으로 출판 불법 복제물이 저작자의 노력을 무시하는 행위임을 인식하고, 법적 측면에서도 불법 복제물 사용의 위험성과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저작권 윤리의식이 높아져 모든 저작물의 권리가 존중되는 사회가 다가오길 희망한다.
선승민 기자
2023013010@chungbuk.ac.kr
이수진 기자
100456ssu@chungbuk.ac.kr








선승민&구혜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