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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사왕
<사람과 사람>공예, 그 은은한 매력에 빠지다
제 798 호    발행일 : 2008.12.02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삶의 여유로움을 잊은 채 앞만 보고 달리고 있다. 더구나 계속되는 경기 침체는 마음속의 여유와 기쁨도 잊게 만드는 듯하다. 이러한 각박한 세상이지만 여유로움과 멋을 지닌 공예 작품과 함께 잠깐 쉬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 사람과 사람에서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예의 멋을 알리고 있는 문화 전도사 ‘청주 한국 공예관’의 안승현(40) 큐레이터를 만나 보았다.
 
“공예, 멋을 찾아가는 과정”
 청주 고인쇄 박물관 옆에 위치한 청주 한국 공예관에서 문화 전도사 안승현 씨를 만날 수 있었다. 그에게 공예는 무엇인지, 또 공예 큐레이터는 어떤 일을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공예란 실용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을 함께 가지고 있는 예술품이다. 실질적으로 공예는 우리의 삶에 있어 여유로움과 기쁨, 공예품을 쓰면서 찾을 수 있는 멋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공예 큐레이터는 일반 큐레이터와 큰 차이는 없다고 한다. “일반 다른 큐레이터처럼 전시기획이나 연출, 편집, 디자인, 홍보 등 전시 전체를 총괄하는 직업이다. 단지 ‘공예’를 다룬다는 점이 일반 큐레이터와 다른 점이다. 작가를 발굴하고, 섭외하는 등 매니저 역할을 하는 것도 큐레이터가 하는 일이다”
 공예의 종류에는 섬유공예, 도자기공예, 나전칠기공예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며 이것들은 각기 다른 묘미를 갖고 있다. 수많은 공예 중 안승현 씨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한국 전통공예, 그 중에도 고가구이다. “공예를 모두 좋아하지만 한국 전통공예 중 고가구를 매우 좋아한다. 고가구를 만들 때는 접착제를 전혀 쓰지 않고 나무와 나무를 끼워 맞춰 연결한다. 자연을 그대로 살린 제조 과정이다. 또한 지벽(종이로 만든 벽)이라든가 머름(미닫이 문지방 아래나 벽에 대는 널조각)과 같은 색다른 용어들을 새로이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손잡이나 각종 장식구들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알아 가는 것 또한 흥미롭다. 물론 이런 면들은 고가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다른 전통공예 모두가 갖고 있다"며 안 씨는 전통공예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새로움을 추구하는 직업, 큐레이터
 안 씨가 공예 큐레이터를 하면서 겪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은 새로운 기획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감이다. “큐레이터는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것을 선보여야 하는 직업이다 보니, 항상 새로운 것들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작가의 창조물을 내가 어떻게 보여주냐에 따라 관객과 작가 간의 소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잠을 잘 때도, 식사 중에도,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또한 전시 전체를 책임지다 보니 작은 일에도 직접 발로 뛰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육체적인 면에서 지칠 때가 있다”고 안씨는 말했다.
 하지만 그가 이러한 압박감을 느끼면서도 이 일을 계속해 나갈 수 있는 것은 ‘관객’이 주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전시를 기획·준비하고, 그것을 본 사람들이 ‘멋지다, 훌륭하다’고 할 때 희열을 느낀다”며 “그 순간에는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물에 대한 반응 하나하나에 기쁨을 느끼는 안승현 큐레이터, 그가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전통문화의 정체성 상실
 그는 해외에서 전시회를 열었을 때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외국에 나가면 우리나라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우리 문화를 보고 ‘일본 것 아니었냐’고 말하는 외국인들도 있다. 그럴 때면 우리 것을 빼앗긴 듯한 기분마저 들어 외국인들에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를 통해 한국 전통에 대해 새로 알게 된 외국인들은 훌륭하다고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안 씨는 “이런 자랑스러운 문화를 우리는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 주변의 일본이나 중국과 같은 나라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빼앗기고 말았다. 이것은 국가적 지원 부족에도 이유가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것에 대한 자부심과 관심을 갖지 않았던 우리의 잘못도 크다”고 말했다. 이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에는 애통함마저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충북대 학생들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안 씨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시급한 것이 취업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세상의 많은 즐거움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마음껏 즐겼으면 좋겠다. 특히 공예문화와 같은 우리의 문화를 찾아 즐기며, 또한 자연을 담은 공예와 소통하면서 행복을 찾는 개신인이 되길 바란다”라며 짧은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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