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했던 마음의 문을 연 ‘다방’의 추억

 지승룡 대표를 만나고자 찾아간 곳은 신촌에 있는 민들레영토 본점이었다. 한 채의 성처럼 지어진 민들레영토에서 지승룡 대표는 특유의 미소와 함께 기자를 맞아 주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민들레영토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물었다. “어렸을 적 저는 소심하고 용기없는 아이였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다방에 들르게 됐는데 그때 그 모습이 충격적이었어요. 여러 사람이 아늑한 공간에서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은 소심했던 제게 너무나 대단해 보였어요. 사람들은 무척 행복해 보였고요”라며 “그때 그 모습이 뇌리에 박혀 언젠간 나도 사람들이 서로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인 다방을 차려야겠다고 다짐했죠”

 우연한 계기로 그의 삶이 돼 버린 다방! 과거의 다방이 새롭게 탈바꿈한 민들레영토의 이름에 대해 묻자 그는 “민들레 씨앗의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민들레 씨앗이 바람을 타고 먼 곳으로 날아가서도 그곳에서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런 민들레들이 살아 숨 쉬는 꿈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기에 민들레영토라고 짓게 되었어요”라며 민들레영토의 의미를 설명했다.

어려움을 이겨 대학생 카페 인지도 1위가 되다

 지승룡 대표는 자신이 마담계의 천재라고 자부한다. 그는 “수재는 남들도 할 수 있는 것을 최고로 잘하는 사람이지만 천재는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통해 최고가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통해 최고가 되었기에 마담계의 천재예요”라며 자부하며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어려움은 있었다. 그는 “처음에 다방을 차렸을 때는 경험이 없어서 실패를 많이 겪었어요. 그리고 다방이 커가야 하는 상황에서 자금을 지원하며 도와줄 사람이 없어 힘들었어요”라며 과거의 어려웠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전국에 20여 개가 넘는 카페를 만들어 국내 최고의 ‘마담’이 됐다. 그에게 성공 비결을 묻자 그는 “세상이 변화하면서 사람들은 사색에 빠지기보다 자극적이고 느낄 수 있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저는 그럴수록 사람들의 마음이 허전해 지리라 생각했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간성 회복이었어요. 이를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 곳이 지금의 민들레영토에요”라고 말했다. 오늘날의 민들레영토는 손님들에게 어머니의 정과 친절함을 베풀어 고객의 자존심을 높여주는 마더 마케팅으로 인간성 회복을 추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민들레영토에서는 소모임이나 스터디 등을 하는 대학생들을 위해 세미나실과 소규모 독서실을 제공하고 있으며, 영화 관람 및 민들레영토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공연 등을 제공해 문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노력은 얼마 전 서울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벌인 카페 인지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게 한 원동력이 된 듯하다.

세계 속으로 뻗어 나가는 ‘민들레영토’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이냐고 묻자 지승룡 대표는 “국외로 나가 국위선양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겨울연가가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대장금이 중국에서 히트를 쳤듯이 저도 민들레영토를 국외로 가져가 세계 속의 민들레영토를 만들고 싶습니다”며 목표를 말했다. 덧붙여 그는 “우리 사회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이 잘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대중들이 좋아하는 대중문화를 만들거나 대중문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문화를 중요시 여기는 마음을 전했다.

 마담계의 천재가 된 그에게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위해 한마디 부탁하자 그는 “훌륭한 시도는 실패하더라도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한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엄청나게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시작을 했으면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 참고 기다릴 수 있는, 끈기 있는 창업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企業)이라는 말의 한자를 보면 기(企)자는 사람 인(人) 자를 위 상(上) 자가 들어 올리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기를 업(up)시키는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창업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