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쌀쌀함이 느껴지는 요즘, ‘봉사란 과연 무엇인가?’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봉사란 사전적 의미로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하여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씀이라는 뜻이 있다. 또 사람들은 흔히 봉사란 아무런 보상을 바라지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봉사의 마음과 열정을 가지고 어머님, 아버님들을 가르치는 사람이 있다. 이번 ‘사람과 사람’의 주인공은 성암야간학교(이하 야학)의 교장 한철민(노어노문학과ㆍ02)학생이다. 성암야간학교 교장선생님인 한철민 학생의 야학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배움의 터, 야학
 야학 교장 한철민 학생을 만나기 위해 사창 파출소 옆에 위치한 키노피아로 향했다. 4층에 위치한 야학은 한참을 헤매고서야 찾을 수 있었다. 야학은 화장실 맞은편에 위치한 작은 문을 통해 들어 갈 수 있었다. 찾아간 야학은 낙후된 시설 속에서도 꿋꿋이 어머님, 아버님들이 배움을 실천하고 계셨고, 교사들 또한 최선을 다해 수업 중이었다. 복도를 지나자, 기자는 야학 교장 한철민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한철민 학생은 교장선생님에게 풍길 것 같은 위엄보다는 친형 같은 분위기를 가졌다. 먼저 한철민 학생의 야학 교장 당선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는 “2007년에 야학을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되었을 ,때 바로 하고 싶었지만 노어노문학과 학회장을 하게 되면서 할 수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음해인 2008년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할 수 없었고, “2009년에 이 곳 성암야간학교에 면접을 보고 들어 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야학 교장 당선은 “많은 선생님들이 퇴임하셔서 남아 있는 교사 분들 중에 투표를 통하여 선발 했는데, 그 중에 학회장을 했던 경험이 있고 나이도 가장 많아서 뽑히게 된 것 같다”고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부족한 예산, 열정으로
 야학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을 묻자, 한철민 학생은 “청주지역에는 총 5곳의 야학이 있는데 5곳이 공통적으로 겪는 어려움은 시에서 지원받는 예산이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야학 같은 경우 계절별로 교사의 수급이 불균형해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얼마 전 시 교육청이 주관하는 야간학교 모임에 나간 이야기를 해주었다. “제천, 충주, 단양과 같은 경우는 전문적으로 야학을 직업으로 하시는 사회복지사 분들이 운영하고 계시지만, 청주 지역은 학생들이 운영을 한다”며 “체계적인 교육면에서는 떨어지지만, 열정과 봉사하는 마음은 어느 지역보다도 크다”라고 말하며 그간 보람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특히 어머님들이 우리가 수업을 하고 가르쳐 드린다는 사실에 너무 고마워하신다며 이때의 보람을 기자에게 전했다. 또 검정고시를 치루고 지난 8월 말에 졸업식을 하게 되었는데, 졸업식 날 합격하게 되어 고맙다는 꽃다발도 주시고 눈물도 글썽이시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무이일구(無二一球)한 인생을 살자
 그는 야구를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그의 좌우명 또한 프로야구 선수였던 장명부 선수가 남긴 말이다. 그에게 좌우명을 물어보자, 그는 “저의 좌우명은 무이일구(無二一球) 예요”라고 말했다. 그 뜻을 묻자. ‘모든 일을 할 때 최선을 다하자’ 라는 뜻이라고 하며, 이것은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다짐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요즘 그의 계획은 청주시의 지원금을 받아 야학에서 새로이 추진하고 있는 컴퓨터 수업이나 다른 수업을 개설 하는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갖고 있는 꿈에 대해서는 “좋은 곳에 취업하고나서 야학과 같은 단체에서 봉사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신념은 즐겁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취업이 힘들고, 세상이 어렵다고들 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통해 세상을 향한 그의 긍정적인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현재 올해 9월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교장직을 맡고 있다.
기자는 그에게 “야학이란 무엇인가요?”라고 묻자, “야학이란 이제껏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과 보람의 장소인 것 같다”고 답했다. 처음에는 그도 솔직히 시간 채우기 위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야학을 하면서 어머님들이 많이 고마워 해주신다” 또 “공부는 어렵지만 열심히 하는 어머님들을 보면서 가르치는 것에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어려운 야학 교장까지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남아 계신 분들도 이러한 보람과 어머님들의 열정을 느꼈기 때문에 남아 계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 2학년 때 과 활동 외에는 하지 못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후배들에게 “학과 공부, 자격증 공부, 토익 공부도 모두 좋지만 좀 더 이색적인 경험을 하기”를 추천했다. 여기서 자신이 하지 못한 아쉬운 것을 후배들이 대신해주기를 바라는 듯했다. 끝으로 그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고 좀 더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