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을 안고 간 기자의 첫 방송국 체험은 긴장감과 흥분감이 교차되어 다가왔다. 텔레비전에서만 봤던 이영락 아나운서(91학번 ․ 국제경영학과 졸업)는 실제로 보니 생각보다 더 친절하고 유쾌하신 분이셨다. 개인적인 상담까지도 서슴없이 해주시는 영락없는 선배님의 모습이었다. 많은 공감과 희망을 얻어갔고 뜻밖의 행운으로 라디오 출연까지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 경험은 나의 꿈에 한발 짝 내딛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 선물과 같은 감사한 인터뷰였다.

Q. 학교생활과 기억에 남는 추억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학교 졸업한지 워낙 오래되어 기억이 잘 안 나네요.(웃음) 대학교 1학년 때 남학생 기숙사가 처음 생겼을 때,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사생회’라는 곳에서 방송반을 했어요. “몇 호실, 전화 받아요” 그런 방송을 했는데 대게 여자들이 전화를 많이 하잖아요. 나중에는 여자 목소리만 들어도 바로 호수를 알 수 있었어요.(웃음) 1, 2학년 때는 조용히 지내다가 뒤늦게 노는데 눈을 뜬 셈이에요. 그러면서 국제경영학과 김기홍 교수님, 정중재 교수님, 조강필 교수님등 교수님들과 친해졌어요. 마침 조교수님은 제가 복학했을 때, 교수로 부임하였어요. 젊은 교수님이셔서 술도 같이 먹고(웃음) 인생 상담도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3,4학년은 그렇게 신나게 보냈어요. 그러다 졸업 때 IMF가 터져서 취직하기 어려운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Q. 처음 직장에서 근무하시다가 방송 분야로 전향한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

 첫 직장이 중요한 이유는 한번 발을 내딛으면 다른 영역으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저는 샐러리맨 생활을 영업직에서 시작했는데 어느 날, 10년 후를 떠올리며 ‘이 일로 행복할 수 있을까?’하고 스스로에게 물었어요. 결국은 회사를 그만 두고 서른이 되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일을 시도해보자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머릿속에 생각했던 일이 방송에 대한 일이었어요. 인생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10퍼센트 정도였던 막연한 꿈을 의지를 가지고 실천하였습니다. KBS 사회문화센터 방송아카데미 같은 곳에서 방송국 지망생들을 보면서 자극 받으면서 열심히 했어요.

Q. 지금 직장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대학을 졸업하고 2년 후인 2001년 1월 1일에 청주 MBC에 입사했어요. 재수하고 들어온 셈인데 처음 2년 동안은 정말 힘든 시간이었어요. 계속 시험에 낙방하고 잠시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에 취직했는데 만족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두 번째 직장도 그만두고 방송국 시험만 20번 이상은 본 것 같아요. 수십 번 면접을 보고 나중에는 자신감이 정말 많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승부수는 청주MBC였습니다. 저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직장이라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다니고 있어요. 2년 동안 준비해서 그런지 합격했을 때는 주변 친구들이 정말 많이 축하해주었습니다.

Q. 방송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자면?

 질문을 다르게 생각해볼 때, 현재 제 열정의 원동력은 저와 가족의 행복이에요. 결혼한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가족을 위해 방송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다 최근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는데 제 롤 모델을 닮는 것입니다. 앤더스 쿠퍼라고 하는 CNN앵커인데 미국에서 시청자들이 가장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앵커로 뽑히기도 했어요. 제가 추구하는 모습을 가진 앵커이기에 롤 모델로 삼았습니다. 잘 생기기도 했고(웃음) 여러모로 동기부여가 됩니다.

 그리고 좀 더 멋있는 나만의 뉴스를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미봉초등학교를 매봉초등학교라고 하는 등 간혹 실수하기도 하죠. 그렇기에 항상 긴장하고 있고 그 긴장감을 재미삼아 느끼면서 방송에 임하고 있습니다.

Q. 언론인을 꿈꾸는 충북대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야 해요. 거기엔 정보가 있고 에너지가 있습니다. 그 안에 있으면 자신이 커져요. 그걸 두려워하지 말고 들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밖에서만 바라보고 동경만 하면 꿈은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리고 그것을 형상화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토익 목표 점수를 책상에 종이로 써서 붙여 놓고 보면서 공부하면 더 빨리 이룰 수 있는 거죠. 꿈의 지도를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이어야 하고 자신에게 맞는 일인지에 대해서도 빠르게 간파해야 합니다. 생각보다 방송국의 일은 힘들고 자신과 맞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또 방송국 경험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경험을 했으면 합니다. 예를 들면 아프리카에 가서 원주민을 위해 집을 짓는 해비타트 봉사 활동 등 다양한 경험이 중요합니다. 나를 평범하지 않고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 열정을 넘어 미쳐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직접 부딪히고 겪으면서 해보는 거에요. 앞서 말했듯이 그런 경험들로 밀도 있게 사람을 만나고 책을 읽는 등 시간을 잘 썼으면 좋겠어요. 대학 4년은 정말 큰 기회의 시간이에요. 긴 시간이기도 하지만 다시 오지 않는 시간이기도 하므로 정말 밀도 있게 살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