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있슈

중앙119구조대 이기원 반장

새로 기획한 ‘사람있슈’라는 코너는 현재 이슈가 되는 인물을 인터뷰하는 코너이다. 이번 코너의 첫 대미를 장식한 인물은 아이티 지진 참사 현장에 파견된 중앙119 구조대원 이기원 반장이다.

설렘

 아이티의 대규모 지진으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파견 구조대를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재해국의 인명구조 활동을 돕기 위해 중앙119 구조대원들이 아이티로 향했다. 구조대원들은 지진 현장에 가 생존자 구출 작업과 아이티 재건 작업 활동을 했다고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남을 위해 봉사하고 왔다는 것에 대해 깊은 감동을 받았다. 이기원 반장과의 인터뷰 약속을 잡기 전부터 만나기 전은 설렘의 날들이었다.

낯섦

 남양주에 위치한 중앙119구조대까지 가는 여정은 낯선 기분을 안겨주었다. 불암산 자락의 정기를 받은 곳이라 그런지 경치는 정말 좋았지만 처음 가는 길이 생소했다. 이기원 반장 도 대학신문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어색해했다. 가는 길에서부터 만나는 순간까진 낯선 기분이었지만 인터뷰가 끝난 후에 건물 안내도 자처하시고 점심을 먹으면서 아이티 지진 현장의 생생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티 현장을 말하다

  ▲열악한 환경, 낙후된 건물

 중앙119 구조대 25명은 지난 1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 동안 아이티에 다녀왔다. 수도 포르토 프랭스를 중심으로 주변에 방송국, 은행 쪽의 생존자를 수색하는 작업을 했다. 하지만 처참한 지진 현장과 대통령 궁까지 붕괴되는 상황에서 생존자를 찾는 작업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대다수 건물이 오래되고 내구성이 약해 사망자 수를 더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에서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우리나라의 발전소 부지가 있는 곳에서 텐트를 치며 생활했다고 하였다. 조금이나마 안전한 장소였기 때문에 치안 걱정은 덜했다며 잘 지냈다고 말을 이어갔다.

  ▲화제가 되었던 방역활동

 지진으로 폐허가 된 아이티의 거리에 태극기를 단 우리나라의 방역차가 세간에 화제가 되었었다는 물음에 “좋은 일을 하려고 했는데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며 말을 이어갔다. 시체가 길에 너무 많아 벌레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아져 사용했다고 한다. 방역차를 처음 본 아이티 사람들은 흰 연기의 정체에 대해 호기심 어린 눈빛도 있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고 한다.

  ▲가장 시급한 것, 식량과 물

 강진이 일어난 아이티 현장에는 물 부족이 심각했다. 하천이 썩어 물을 먹을 수 없어 주민들이 많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구호물자도 골고루 배분되지 않아 식량 부족으로 주민들은 배고픔에 굶주리고 있다.

  ▲ 쓰촨성, 수마트라 지진보다 더 심한 아이티 지진

 이번 아이티 지진은 최악의 지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반장은 전에 중국의 쓰촨성 지진, 인도네시아 쓰나미 현장에 다녀왔었지만 아이티처럼 심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그의 말에서 아이티 지진의 심각성을 가까이 느낄 수 있었다. 인도네시아 지진의 경우 건물이 거의 완파되진 않았고 중국의 쓰촨성 지진은 중국에서 지원을 해주었기 때문에 복구작업이 수월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이티 지진은 진도 7.0의 지진과 4.0 이상의 여진이 50여 차례 발생되었고 인구밀집지역에 지진이 일어났기 때문에 여느 지진보다 더 심각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치며 이기원 반장은 “당연한 일을 하고 온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재난이 일어나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당시 옆에 있던 정광복 구조대원 또한 현재상황의 열악함을 강조했다. 아직도 시차 적응이 덜 된 상태라고 말했지만 그의 눈빛에선 큰 자부심이 느껴졌다. 현재 아이티 주민들의 구호품과 식량은 한없이 부족하다고 한다. 가족과 희망을 잃은 그들에게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