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8일 오후 8시경 중앙도서관 앞. 도서관 경비직원 권태헌 씨가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와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흡연자들이 여기저기 뱉어놓은 침을 닦으려고 화장실에 밀대를 가지러 간 잠깐 사이 담배꽁초 몇 개가 늘었다. 권 씨는 지친 몸을 이끌고 또다시 허리를 굽힌다.
중앙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경비초소는 9.9m²(3평) 남짓. 구석에는 오래된 철제 책상하나가 놓여있고 맞은편에 작은 간이침대 하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성인 남성이 다리를 펴고 눕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래도 권 씨는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다. 그에게 매번 서운함을 안겨주는 건 학생들이다.
“담배피는 학생들에게 항상 쓰레기통에 꽁초를 버리라고 주의를 주곤 해요. ‘네.’ 라고 짧게라도 대답하는 학생들은 양반이죠.”
한번은 권 씨가 한 학생에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타일렀으나 “아저씨가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해요? 어차피 아저씨도 이런 거 치우고 월급받는거 아니에요?”라며 쏘아붙이기도 했다고 한다.
권 씨가 이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은 아니었다. 사실 그는 1만 2000톤급 외항선 선장 출신으로 화통한 성격의 바다 사나이다. 때론 학생들에게 호통을 치기도 하고 잘못된 점을 바로 잡아주려고 타이르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건 비난 뿐이었다. 이런 그에게 불만을 가진 학생들이 학교 홈페이지나 본부로 전화해 기분 나빴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게 인성교육이죠. 내가 조금 귀찮다고 아무데나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고... 다른 사람이 보면 불쾌하잖아요. 진정한 지식인이라면 남을 배려할 줄도 알아야죠.”
권 씨가 중앙도서관 앞에서 수시로 꽁초를 줍고 가래침을 닦아 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부산 모 사립대학 교수가 우리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이 학교를 구경하겠다며 가장 먼저 들렸던 곳이 중앙도서관이었습니다. 그때 가래침과 담배꽁초가 바닥에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었던지 교수님께서 더럽다며 ‘더 둘러볼 필요도 없겠다’고 한마디 남긴채 발걸음을 돌리셨습니다. 그 날 이후부터 비가오나 눈이오나 쓸고 닦았습니다. 코피도 여러번 났죠.”
원래 중앙도서관을 청소하는 직원이 있지만 야간에는 열람실에만 직원이 배치되기 때문에 권 씨가 스스로 청소업무까지 맡고 있다고 한다. 때문에 그가 업무를 맡은 뒤로는 새벽에도 중앙도서관 앞은 담배꽁초 하나 없이 깨끗하다. 아침 일찍 출근하는 도서관 직원들도 권 씨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고 한다.
권 씨는 대학 발전이 깨끗한 환경에서 시작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옛날 말이에요. 더러운 물엔 미꾸라지만 바글바글하죠. 학교가 깨끗해야 좋은 평가받을 수 있고 입소문이 퍼지게 되죠. 그러면서 충북대가 발전하는 게 아닐까요.”
장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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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