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데뷔해 16년 동안 한결같은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가수 홍경민(본명 홍성민). 본업인 가수를 시작으로 연기, 뮤지컬, MC, DJ, 심지어 수필집까지 낸 연예계 원조 만능엔터테이너인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우리 학교 선배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995년 우리 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한 그는 2002년 학업과 연예계 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워 결국 학교를 중퇴했다. 그렇지만 10년이 흘러 지난달 23일, 전기 학위수여식 자리에서 명예학사학위를 받았다. 이제 명실상부 개신가족이 된 그를 만나봤다.
지난 23일, 평소와는 다르게 멀쑥한 양복차림으로 졸업식이 열리는 개신문화관에 나타난 그. 오랜만에 다시 찾은 학교에서 명예졸업장을 받은 그는 감회가 새로워 보였다.
“제가 명예졸업을 하다니 기분이 참 묘해요. 사실 학교를 중퇴하고 난 이후 졸업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이 알려졌다는 이유로 명예졸업장을 받게 됐는데, 충북대학교의 일원으로 인정받을 정도의 사회적 위치가 됐다고 생각하니 뿌듯하고 영광스러워요.”
우리가 알고 있는 연예인 홍경민이 아닌 대학생 홍성민의 삶은 어땠을 지가 궁금해졌다. 학업과 연예계 생활을 병행했기 때문에 캠퍼스의 추억이 많지 않을 것 같았지만 사실은 그와 정반대이다.
“입학하자마자 학과 행사나 학교 축제에 하나도 빠짐없이 다 참여했어요. 아마 다른 사람들보다 추억이 많으면 많았지 적진 않을 거에요. 부끄럽지만 밤새 친구들이랑 놀고 이튿날 강의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도 있었어요. 지금도 그때 선후배, 동기들과 연락하고 지내요.”
그렇다면 그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대학시절 추억은 뭐가 있을까?
“오리엔테이션 때 처음에는 낯가리며 가만히 있다가 장기자랑 때 결국 끼를 주체하지 못하고 무대를 주도해 1등을 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또 통기타 동아리인 아르페지오 주최 가요제에서 어이없게 예선 탈락한 일도 생각나네요.”
여기저기 건물이 생기고 시설이 바뀐 캠퍼스에 조금 낯설어하던 그는 신학생회관 3층에 있는 소극장 터를 발견하고 반가워했다.
“예전에 소극장 터에서 공연한 적이 있어요. 서울에서 밴드하는 친구들을 전부 끌고 와서는 무조건 소극장을 빌려달라고 말했어요. 아마 개인적으로 소극장을 빌려서 쓴 학생은 저밖에 없을걸요?”
지금도 타고난 말솜씨로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그는 입학 면접 당시에도 언변을 발휘해 면접점수에서 A+를 받았다고 한다. 당시 받았던 질문과 답변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을 정도다.
“지금은 퇴임하신 장공자 교수님과 지금 신문방송사 주간으로 계신 홍성후 교수님이 면접관이셨는데 질문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었어요. 정치외교학에 대해 잘 알지 못했지만 우리나라 국가적으로도 민주주의가 잘 정착되는 것이 아직 멀었지만 무턱대고 국가를 욕할 것이 아니라 국민들도 아직 민주시민이 되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는 말을 했죠. 답변이 신선하다고 생각했는지 면접점수를 잘 주셔서 합격한 것 같아요.”
이렇게 1995년 우리 학교에 입학해 1997년 가수로 데뷔한 그는 2000년 흔들린 우정이라는 곡으로 ‘한국의 리키마틴’이라는 별칭을 얻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러나 그 때가 가수생활하면서 가장 힘든 시절이었다고 한다.
“3년간 활동하고 일이 잘 풀리지 않아서 방황했을 때 김창환 프로듀서를 만나서 댄스음악을 하게 됐어요. 인기는 많았지만 음악을 록밴드으로 시작해서 음악 정체성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했죠.”
하지만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도 있는 법. 그는 ‘흔들린 우정’으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가수뿐만 아니라 생계를 위해 연기, 뮤지컬, MC 등에도 도전했고 결과적으로 모든 분야에서 호평을 받으며 만능엔터테이너로 자리잡았다.
“연예계라는 험난한 세계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생계를 위해서 이것저것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제가 뉴스 빼고는 다 해봤는데 연극은 해본 적이 없어서 꼭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요.”
또한 인맥이 넓어 마당발로 불리는 그는 올해 입학하는 새내기들을 위해 대학생활에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갖는 몇가지 팁을 전했다.
“물론 공부할 때는 열심히 최선을 다해야겠죠. 그렇지만 학교나 과에서 하는 몇몇 행사에 참여하는 시간이 공부에 방해가 되진 않아요. 사람들과 어울릴 때는 신나게 놀고, 공부할 때는 집중하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
요즘 방영중인 KBS <불후의 명곡2>에서 그는 ‘홍경민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다시 한 번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의 최종목표는 ‘한국의 본조비’가 되는 것. 60대가 넘어서도 콘서트 무대에 서는 것이 그의 꿈이라고 한다. 다양한 끼와 재주로 여러 분야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는 홍경민 선배. 또한 우리 학교 동문으로서도 학교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며 오는 6월 7일에는 옴니버스 교양강좌인 ‘21세기의 삶과 미래’에서 강연할 예정이라고 한다.
민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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