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람
사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최혜원
[사람이슈] 마라톤 천사, 기적을 달리다
제 876 호    발행일 : 2014.04.14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 김영아 마라토너

‘얼짱·몸짱 마라토너’, ‘효녀 마라토너’ 그리고 ‘마라톤 천사’. 이 모든 것이 바로 한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마라토너 김영아 씨다. 그는 마라톤을 시작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고, 마라톤을 통해 재능기부로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들과 함께 달리는 ‘페이스메이커’가 돼 마라톤 길잡이가 된 것이다. 뛸 수 있음에 감사하고, 기적처럼 찾아온 순간을 즐기며 달려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는 딸 부잣집 넷째 딸로 태어나 학교조차 다니기 어려운 형편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때 장학금을 받지 않으면 학교를 다닐 수 없을 정도여서 전교 1등 자리를 놓치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때문에 친구들보다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던 그는 고등학교 졸업 후 은행에 바로 입사해 지금까지도 은행에 다니고 있다. 이처럼 마라톤과는 전혀 상관없던 삶을 살아온 그가 마라토너로서 제2의 삶을 살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평범한 은행원으로 지내다가 2003년에 은행에서 주최하는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그저 공짜 도시락을 준다는 말에 혹해서 직원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던 것이 저의 두 번째 인생의 시작이 된거죠. 어릴 적 어렵고 부족하게 자라다 보니 출발선이 모두에게 공평한 마라톤이 저에게는 새롭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그렇게 참가한 금융노조 마라톤대회에서 그는 우연히 1위를 하며 마라톤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됐다. 그리고 마라톤을 시작한 지 1년 만에 참가한 조선일보 춘천마라톤 대회에서 3시간 13초라는 기록으로 2위를 하게 됐다. 그 후 마라톤을 3시간 안에 골인하는 ‘SUB-3’를 달성하기 위해 기록을 13초 단축하는 데 3년이 걸렸다.
  “2007년, 2시간 53분 20초의 기록으로 춘천마라톤에서 우승한 것이 가장 소중한 추억이에요.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기록을 단축했기 때문이죠. 그 기간이 고통스럽고 지루하기만 했다고 보기보다는 제 마음의 키를 성장시킬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 안에서 내려놓음, 인생의 깨달음, 겸허함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대회에서 첫 우승을 한 뒤 그는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세상이 열리는 것 같았다고 한다. 시각장애인들이 마라톤을 하는 것을 보면서, 그들을 위해 달려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 이후로 그는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로서 새로운 마라톤 인생을 결심하게 됐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장애 때문에 버거운 마라톤을 옆에서 도와 같이한다면 서로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하게 됐어요. 아직도 시각장애인분들과 마음을 교류하는 데는 배울 것들이 많고, 시간이 좀 더 필요한 것 같긴 해요. 자주 페이스메이커로서 역할을 해드리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지속해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있어요”
  앞으로 그의 꿈은 아들이 크면 가족 모두가 함께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로 달리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팬카페를 통해 36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연하 남편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됐다. 가정과 마라톤, 그리고 직장에서의 일을 모두 해내기 위해서 그의 하루는 바쁘지 않을 수 없다. 아직 아이가 어려 따로 운동할 여건이 되지 않아 은행에서 일하는 동안의 점심시간을 이용해 달리는 것이 유일한 그만의 시간이다.
  “처음 마라톤을 시작하면서는 정말 미친 듯이 달렸어요. 만화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 ‘하니’처럼 제 삶이 조금 버겁다고 느껴지면 새벽 3시에도 달리러 나갔죠. 그렇게 달리다 보니 대회 우승상금으로 어머니 병원비도 드리게 됐고요. 지금은 점심을 먹지 못하고 달리고, 퇴근 후에는 아이와 바로 놀아주느라 새벽 1시가 돼서야 첫 끼를 먹게 되지만 이렇게라도 달릴 수 있고,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그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것조차 사치라고 생각하며 대회를 앞두고 장거리 훈련이 필요할 때면 새벽에도 나가서 훈련을 한 뒤 출근한다고 한다. 이렇게 열심히 사는 그의 노력을 반영하듯이 현재 그의 팬카페는 회원 수가 3000명을 넘어 섰으며, 꾸준히 그 수가 늘고 있다.
  “저의 팬클럽이 생겼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는 잠깐 반짝하고 말 유명세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게 한 해 두 해 이어지며 규모가 커지자 이제 제게는 ‘바르게 살아가는 길을 안내해주는 버팀목’이 됐죠” 
  그는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하며 언론매체에 인터뷰가 실리고 각종 별명을 얻게 됐다. 어머니를 위해 마라톤에 열정을 다한 마음이 알려지며 ‘효녀 마라토너’라는 별명을 얻게 되고, 시각장애인 페이스메이커로서 재능기부를 실천하는 ‘마라톤 천사’라는 별명을 얻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마라톤에서 달려온 그의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유명세와 함께 팬들이 생기면서 찾아온 행복은 잠시, 그 인기를 시샘하듯 각종 루머와 악플들이 그를 괴롭힌 것이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날 수 있다는 생각을 살면서 처음으로 해본 것 같아요. 인터넷 세상에 떠도는 말도 안 되는 저의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에 상처를 갖게 됐죠. 그래도 시간이 지난 뒤에 돌이켜 생각해보니 제 자신을 키워나갈 수 있었고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던 것 같아요”
  이제 그에게는 우승을 향해서 무작정 벅차게 달리기보다는 지켜야 할 가족, 건강 등을 생각하며 새로이 삶의 기준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 건강을 지키는 것이 마라톤 선수로서 장수하는 방법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하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즐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래서 19살 때 은행에 입사하면서 대학에 진학하는 다른 친구들을 보고 힘들어했던 것이 어리석었다고 생각해요. 어렵게 살아온 학창시절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 저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죠. 마라톤을 통해서 ‘출발선이 같으면 살아볼 만한 세상’이라는 걸 알고 제 삶에 자신감이 생겨났어요. 마라톤을 통해 인생의 희망과 기적을 발견했고, 지금은 이 기적들이 머물 수 있도록 쉼 없이 노력하고 있죠”
  그는 앞으로도 ‘당신은 스스로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던 20대에 대한 후회이자, 앞으로 자신이 인생을 살아가며 계속해서 할 다짐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자신의 인생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른 사람 곁에서 함께 달려갈 그의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최혜원 기자
hwnee72@cbnu.ac.kr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사람 More
90분 경기마다 345분을 더 뛰는 사람, 충북청주FC 문...
<충북IN> “방학 때 뭐 했어?” 각자의 방식으로 채운 ...
지역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옥천 FM 두 청년 PD
<충북IN> 내 취향이 곧 나의 ‘추구미’ 유행 속에 나만...
<사람이슈> 춤으로 자연을 그리는 안무가 조재혁
<충북IN> 하루가 아닌, 매일의 이야기
<사람이슈>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시빅해커 ...
<충북IN> 무심천 벚꽃길을 걷다가 처음 손을 잡았어요
<충북IN> 같은 학교, 다른 세계. 인문·이공 학생들의 ...
<충북IN> 미래의 개신인에게···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