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수많은 미생물, 계속해서 진보해온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아직 전체 미생물 중 단 10%만을 발견했다. 이렇게 학문에 대한 어려움과 여성이라는 사회적 장벽을 뛰어 넘어 꾸준한 자기 노력을 통해 당당히 ‘젊은 여성과학자’라는 칭호를 얻은 교수가 있다. 오늘도 나머지 90%를 찾기 위해 연구에 전념하고 있는 우리 학교 미생물학과 안지영 교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창 시절에는 그렇게 눈에 띄는 학생은 아니었어요. 그렇다고 친구관계가 소홀하지도 않았죠. 친구들하고 놀 때는 놀더라도 숙제나 시험이 가까워질 때는 열심히 공부해서 항상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대다수 사람들의 학창시절처럼 그는 늘 꾸미기 좋아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는 소녀였다. 그런데 이공계인 미생물학과에 왜 들어가게 된 것일까?
“처음부터 제가 희망하거나 가고자 해서 택한 길은 아니었어요. 그저 주변의 권유 때문에 이공계로 진로를 정했죠. 당시에는 미생물학과가 아닌 자연과학학부였어죠. 그래서 미생물학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죠. 하지만 공부를 하다보니 눈으로 보이지 않는 세계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며 하나하나씩 찾아가는 미생물학의 매력에 빠지게 됐고, 주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죠”
대장균, 효모와 같은 미생물을 기반으로 하는 대량생산 연구를 통해 부가가치산업을 발전시킬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된 그는 대학원에서 생물화학공학을 공부했다. 관심은 확신으로, 확신은 실천으로 바뀌며 점차 다양한 연구 활동을 하게 됐다.
“기존 미생물학의 많은 부분은 과학자들이 직접 손으로 일궈낸 성과입니다. 요즘은 점차 실험기법이 발달하면서 기계가 과학자들의 노고를 대신하죠. 그리고 그 실험 기계를 작동시키는 마이크로칩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지금은 그 마이크로칩에 대해 연구하고 있어요. 그리고 독성물질에 대한 미생물 연구도 저의 중요 관심분야죠”
하지만 자유롭게 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여성으로서의 장벽,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의 두려움이 가장 큰 장벽이었다.
“미생물학도 그렇고, 사실 이공계열을 전문적으로 전공하는 여성의 수는 남성과 별 차이가 없어요. 하지만 여성들은 결혼 후 출산과 육아를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남성들에 비해 비중있는 위치, 즉 대학교수나 연구소 관리직에 오를 확률이 훨씬 적어요. 이 부분은 앞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씩 고쳐 나가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는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항상 가족들을 생각했다고 한다. 가족들이 뒤에서 많이 응원해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이 잘 되면 가족들도 잘 되는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나에게만 도움되는 꿈이라 생각을 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내가 잘된다면 가족들도 다 같이 잘 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전공공부에 더욱 열심히 임했고, 가족들도 자기 일같이 도와주고 응원해 줬어요. 그 덕분에 이른 나이에 교수로 재직할 수 있었죠.
하지만 교수가 되면서도 가정과 일이라는 또 다른 갈등이 생겼다. 그럴수록 그는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교수로 임용되면서 아이가 엄마의 직업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게 돼 기분이 좋았어요.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항상 목표와 계획표를 눈앞에서 걸어두고 연구에 전념해요. 가정일도 일과 서로 균형을 맞춰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는 아이가 학교에서 ‘박테리아는 무조건 나빠 손을 씻어야 한다’고 배웠다는 말을 듣고, <박테리아야 나쁘게 봐서 미안해> 책을 집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우리가 흔히 어릴 때 손 씻기 교육을 받으면서 박테리아는 나쁜 것이기에 손 씻기로 퇴치해야 한다고 배워요. 하지만 모든 박테리아가 인체에 유해하고 나쁜 것은 아닙니다. 모든 아이들이 인체에 도움이 되는 박테리아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막걸리의 효모, 천연비누의 미생물, 유익한 곰팡이 이야기를 들려줘 미생물학이 딱딱하고 이론적인 학문이 아니라 우리생활과 밀접한 학문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어 책을 집필 중이랍니다”
자신의 연구분야에서 어느 정도 성공을 이뤄 낸 그지만 책 집필과 연구에 대한 열정은 식지않고 있다. 그는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자신만의 꿈을 그려 나갈 대학생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요즘 대학생들의 특징은 안정성을 추구 하다 보니 도전을 망설이는 것 같아요. 대학교 생활은 금새 지나가요. 아무 준비 없이 4학년이 되어 무엇을 준비해 목표를 이루는 것은 굉장히 힘들어요. 1학년 때부터 계획을 세워 꾸준히 도전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하는 것이 중요해요. 특히 우리 학교는 지리적으로 전국 한가운데에 있다 보니 어디든지 가깝게 갈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어요. 저도 하루만에 서울이나 부산으로 출장을 다녀옵니다. 이런 장점을 이용해 머물러 있지 말고 외부로 나가 자신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해 봐야 해요”
인터뷰를 마치고 그는 곧바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항상 쉴 틈이 없다고 말하는 그는 오늘도 찾는 곳이 많다. 자신 앞에 펼쳐진 꿈과 가정을 위해 오늘도 이렇게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젊은 여성과학자 안지영 교수의 열정적인 삶은 우리 모두에게 따뜻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의 노력이 빛나는 결실로 맺어질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선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