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방송사 충북대신문 The Chungbuk Times 교육방송국
전체기사종합취업대학사회광장사람특집문화동영상뉴스포토&만평학술현상공모전문학
최종편집 : 2026.09.07 월 19:58
사람
사람 섹션
확대축소프린트
 신지선
보컬 없는 피아노, 그의 연주에 흠뻑 빠져보자
제 896 호    발행일 : 2015.09.14 
피아니스트 여운

2.jpg

[여운] : 아직 가시지 않고 남아 있는 운치
지난 8일, 무더운 날씨 때문에 신촌역 3번 출구를 나오는 순간 다시 지하철역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하지만 신촌 거리를 가득 채우는 피아노 소리가 기자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피아니스트 여운이었다. 그와 함께 인터뷰 장소로 이동하면서 귓가에 피아노 소리가 맴돌았다. 묘한 ‘여운’을 느끼며 그와의 인터뷰가 시작됐다.


4.jpg


‘보컬 없는 감동’의 여운

  피아니스트 여운의 본명은 박건휘다. 그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피아니스트 여운’ 페이지를 보면 그는 클래식, 재즈, 가요 등 다양한 곡들을 색다른 느낌으로 표현한다.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어떤 음악이든 즉흥으로 변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그는 피아노 전공자가 아니다. 그는 피아노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경희대학교 공대를 나온 ‘공대 남자’다.
  “꼭 전공자여야만 피아노를 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음악을 사랑하고 제 음악을 들은 후 관객이 ‘여운’을 가지길 원할 뿐이에요. 그런 꿈을 안고 이 길로 들어섰어요.”
  그는 다섯 살 때 시장에서 흘러나온 피아노 소리를 듣고 감명 받아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어린 나이의 치기일 수도 있었던 시작이었지만, 이후로도 그는  피아노를 놓지 못했다. ‘피아노 가이즈’, ‘투첼로스’, ‘티스퀘어’ 같은 거장들의 음악에 매료됐기 때문이다.
  “그들의 음악을 들으면 ‘보컬 없는 감동’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어요.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없어도 소리는 마디마다 꽉 차고 관객은 희열을 느끼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이 바로 그거예요”
  뮤직비디오에 노래와 가사가 없다는 것에 의아해하자 그는 ‘피아노 가이즈’와 ‘투첼로스’의 뮤직비디오 영상을 보여줬다. 그 영상들은 한 편의 영화처럼 지루할 틈이 없었다. 첩보 영화 <미션 임파서블>처럼 뮤직비디오는 보는 내내 긴박감이 넘쳤다.
  “저도 언젠가 저런 영상들 속에서 연주를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시작단계이지만 뮤직비디오를 점차 찍어나갈 생각이에요.”


고통과 편견에 맞서다

  이렇듯 열정과 남다른 음악 사랑으로 뭉친 그에게도 힘든 시기는 존재했다. 어렸을 적 3시간 동안 이어졌던 피아노 레슨 때문에 몸은 항상 피곤했다. 오고 가는 시간도 만만치 않았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냉정하게 손등을 치며 잘못을 지적했다. 손등에 피가 맺히는 것은 일상이었다.
  “실력이 느는 것 같지 않아 수업에 가기 싫기도 했어요. 어렸고 피아노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손등을 맞는 것이 억울하기도 했죠. 손등을 맞았던 이유를 이제는 알아요. 당시 순간의 고통이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미로 속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은 잠깐이었다. 슬럼프가 올 때마다 피아노로부터 멀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자에 붙박이처럼 앉아 있었다. 피아노를 통해 슬럼프를 극복했기 때문에 계단식처럼 실력은 쑥쑥 늘었다. 또한 그는 음악을 하면서 어려운 점도 많다고 말했다.
  “너무 보컬 위주의 시장이에요. 악기를 쓰는 밴드에 보컬이 없으면 ‘이상하다’는 편견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그는 일본만 해도 색소폰, 키보드, 드럼, 기타로만 이뤄진 밴드가 아이돌 부럽지 않은 인기를 누린다고 덧붙였다.
  “재미난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요? ‘뽀통령’이라 불리는 뽀로로가 사실 한국에서 방송 안 됐을 수도 있다는 사실 아시나요? 방송 관계자들이 뽀로로가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방송을 못할 위기에 처했어요. 그런데 프랑스에서 뽀로로의 진가를 알아보고 프로그램을 내보냈죠. 이에 관계자들은 ‘좋은가 보다’하고 뽀로로를 방영하기 시작했어요.”
  이어 그는 진지한 눈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했다.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컬 없는 밴드에 익숙하지 않죠. 어찌보면 편견을 가지고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보컬 없는 밴드’로 성공해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싶어요.”
  또 어려운 점으로 그는 ‘한국의 음악 문화’를 꼽았다. 그는 ‘일본의 음악 문화’와 대조해서 설명했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와 다르게 음악에 문화적인 가치를 더 두는 것 같아요. 특히 ‘CD 문화’가 발달돼 있죠. 두 장을 사서 하나는 사인용, 다른 것은 소장용으로 놓기도 하죠. 연주회나 콘서트 표도 오전용, 오후용으로 두 장을 사요. 이런 점을 조금 배우면 음악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 입에 풀칠이 아니라 기름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앞으로 그런 문화 속에서 마음껏 연주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관객들과의 호흡

  피아니스트 여운이 사람들에게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는 페이스북에 게시된 ‘피아노 배틀’이었다. 그가 대회를 열게 된 이유는 일반 사람들이 가지는 피아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어서였다. 
  “피아노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싶었어요. 피아노를 친다 하면 왠지 클래식만 연주할 것 같은 편견이 있잖아요. 피아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신나고 장르 또한 다양하죠. 힙합 피아노도 존재하는걸요? 각 지역의 다양한 고수들이 연주하는 모습을 찍어 올리면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인식의 벽을 허물 것이라 생각했어요.”
  그는 그가 올린 페이스북 게시글에는 숨겨진 비밀이 있다고 말했다. 그 비밀은 새벽을 새가며 고심해서 만든 ‘SNS 마케팅 기법’이었다.
  “저는 게시글을 올릴 때 멘트의 길이 또한 세심하게 생각해요. 3줄 이상을 넘기면 사람들의 반응이 떨어지더라구요. 영상 안의 나레이션, 자막도 다 머리를 싸매고 고심한 결과물이죠. 나레이션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멘트는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써서 수정 끝에 올리죠. 엄청난 비밀이죠?”
그는 시간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금요일은 게시글을 되도록 올리지 않고, 토요일 오후 5시 30분에 올리면 반응이 좋다는 비법을 덧붙였다.

야심찬 도전, 사운드포

  그는 요즘 ‘사운드포’라는 팀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팀의 이름이 ‘사운드포’인 이유는 인원을 4명으로 구성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멤버인 마이클이 몇 개월 후에 들어오게 되면서 더욱 견고한 팀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편곡한 곡을 기타, 피아노로 연주할 때 현악기가 없었기 때문에 음악이 비는 느낌이 강했어요. 이제는 현악기 멤버까지 들어오면서 좀더 ‘꽉 찬’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게 됐어요”
  그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언제나 미소를 짓고 있다. 일본에 진출하는 데 성공해서 오는 12월 달에 신오우쿠보 한류타워에서 연주할 계획이고 미국 공연 관계자들도 사운드포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다양한 스토리로 구성된 뮤직비디오 12여 개도 촬영할 예정이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그는 고민없이 대답했다.
  “근거있는 성공을 이뤄낼 거에요. 저희는 ‘사운드포’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도록 노력할 거에요. 또 겁 없이 하고 싶은 것을 바로 실행에 옮겨 큰 성과물을 얻을 겁니다.”

신지선 기자
wltjs7475@cbnu.ac.kr


1.jpg

목록보기
최근기사
D등급에서 9월 투표까지, 충북대·교통대 통...
학생들의 선의 노린 포교 수법, 개인정보 제...
<양심의 빈자리> 학내 공용공간, 잘 사용하...
고물가 시대, 학교 주변에서 찾은 가성비 밥...
원청교섭 나선 정부기관, 노란봉투법 현실은....
사람 More
90분 경기마다 345분을 더 뛰는 사람, 충북청주FC 문...
<충북IN> “방학 때 뭐 했어?” 각자의 방식으로 채운 ...
지역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옥천 FM 두 청년 PD
<충북IN> 내 취향이 곧 나의 ‘추구미’ 유행 속에 나만...
<사람이슈> 춤으로 자연을 그리는 안무가 조재혁
<충북IN> 하루가 아닌, 매일의 이야기
<사람이슈> 디지털 기술로 민주주의를 혁신하는 시빅해커 ...
<충북IN> 무심천 벚꽃길을 걷다가 처음 손을 잡았어요
<충북IN> 같은 학교, 다른 세계. 인문·이공 학생들의 ...
<충북IN> 미래의 개신인에게···
전체기사 종합
취업
대학
사회
광장
사람
특집
문화
동영상뉴스
포토&만평
학술
현상공모전
문학
동영상뉴스
수습기자모집
PDF자료실
지난호보기
신문사 소개 기사제보 독자참여 개인정보 보호정책 이메일무단수집거부

28644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1,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발행인 : 직무대리 유재수 | 주간 : 이장원 | 부주간 : 신꽃비)

행정실 : 043-261-2934    충북대신문 : 043-261-2936    The Chungbuk Times : 043-261-2935    교육방송국 : 043-261-2953

Copyright ⓒ 2008 충북대학교 신문방송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