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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보동혁
최신식 농업의 선구자 한충수 교수를 만나다
제 943 호    발행일 : 2019.09.02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대학본부(N10) 3층 대강연실에서는 많게는 37년부터 적게는 25년 동안 우리 학교에서 후학 양성과 연구에 매진했던 15명의 퇴임 교수에게 훈장 및 공로패를 수여하는 행사가 있었다. 이들 퇴임 교수 중 한 명으로 우리 학교를 졸업한 선배이기도 한 한충수 교수를 만나 보자. 그는 1993년부터 26년 동안 바이오시스템공학과 교수로 근무하며 교육은 물론 연구 분야에서도 많은 공적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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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시스템 공학, 그리고 대학 생활

  “바이오 시스템 공학이 실은 농기계 공학이에요. 농업에 관련된 기계들을 설계하고, 제작하고,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시대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기술이 발달하면서 영역이 넓어졌어요. 농업뿐만이 아니라 농.수.축산물까지 확대되다 보니까 관련된 기계들이나 연구범위가 넓어지면서 학과 이름이 ‘바이오시스템공학과’로 바뀌게 됐어요”
  그를 평생 바이오 시스템 공학도의 길로 이끈 충북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와의 인연은 우연처럼 시작됐지만, 모교가 직장이 되면서 그 인연은 매우 특별해졌다.
  “대학 진학 당시 충북대 농기계공학과를 선택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라기보다 잘 아는 고향 사람이 추천해줘 오게 됐어요. 저는 1975년도에 입학을 했어요. 유학 다녀오고, 군대 다녀온 것을 빼면 20대 전부를 충북대에서 보냈어요. 지금은 전교생이 1만 명을 넘어가지만, 우리 때는 한 학년에 6~700명, 전체로는 3,000명 정도였어요. 건물도 많이 없었죠. 종합대학이 되고 1980년대 이후로 학교가 양적.질적으로 많이 발전해 감개무량합니다”
  과거 대학 시절 재밌던 일화를 소개해 달라는 기자의 요구에 그는 당시의 카니발 문화를 알려 줬다.
  “지금은 그런 낭만이 없는 것 같은 데 제가 학생일 때는 학과축제를 하면서 카니발을 했어요. 지금 놀이공원에 가면 하는 대규모의 카니발은 아니었지만, 파트너를 동반해 게임도 하고 장기자랑도 했어요. 당시 내 친구들은 여자 친구가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그래서 카니발에 참가하기 위해 친구들과 과거 청주 여자 사범대학 학생들과 미팅도 많이 했어요. 어찌 보면 축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죠. 학생들만 참가하는 것이 아니라 교수님들도 참가해서 훨씬 재밌었던 것 같네요. 지금은 그런 게 사라져서 조금 아쉬워요”

쉽지만은 않았던 바이오 시스템 공학

  그는 본격적으로 바이오 시스템 공학을 공부하게 된 이야기를 했다.
  “학부를 졸업하고 학과 조교를 했어요. 당시 학과의 노소영 교수님이 일본 유학을 추천해주셔서 일본 유학을 가게 됐죠. 일본은 농업공학부라 해서 토목공학부하고 기계공학부가 같이 있어요. 그곳에서 농산가공기계 학사학위를 따고 주로 원적외선을 이용한 건조기라든가 쌀을 가공하는 기계, 즉 농식물을 가공하는 기계 공학을 전공했어요. 원적외선을 이용해서 농작물을 말리면 건조속도가 빠르고 에너지도 절약되며, 건조된 농작물의 품질도 높아지는 이점이 있어요. 저는 이걸 공부했고, 관련된 건조기를 만들고 연구해서 박사학위를 받았어요”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과정도, 이후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도 순탄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기술을 개발하다 보면 데이터도 잘 안 나오고, 원하는 성능도 잘 나오지 않았어요. 그럴 때마다 너무 힘들고, ‘이렇게 해서 될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포기하고 싶어지죠. 하지만 이 순간을 극복하지 못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어요. 늘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서로 격려하며 그 순간을 이겨낼 수 있었어요. 주변 사람들의 격려, 선후배와 동료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계속 연구하며 성과를 낼 수 없었을 거예요”
  그는 연구 인생 대부분을 원적외선 건조기 개발에 투자했다. 30년 가까운 그의 연구 성과물인 원적외선 건조기는 드디어 지난 2017년부터 시중에 판매되기 시작해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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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게 꿈을 펼치는 후배들이 되어 주길

  긴 세월을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는 그의 표정은 미련 없이 홀가분해 보였다.
  “제가 강사 경력까지 포함하면 34년 정도 교육계에 있었으니까 제가 할 일은 다 한 것 같아요. 한편으로 홀가분하고, 한편으로 아쉽기도 하지만, 어떤 일이든 떠날 때는 조금씩 미련이 남는다고 생각해요.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퇴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이어 그는 퇴직 후 계획에 대해 “제가 10여 년 넘게 색소폰을 불었어요. 지금도 동호회에서 봉사 좀 가자고 하면 한 달에 2번 정도는 요양병원이나 시내에 병원에 가거나 보호센터, 노인대학에 나가서 악기관련 봉사를 하고 있어요. 아마 퇴직하게 되면 색소폰도 열심히 불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 학교를 떠나지만,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한다.
  “저는 우리 학교를 졸업하고, 우리 학교에서 살아왔어요. 우리 학교가 저를 먹여 살렸다는 게 맞겠죠. 간혹 우리 학교가 지방에 있다는 이유로 의기소침한 후배들을 볼 수 있어요. 저는 그런 후배들에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만약 우리 학교가 세계 최고의 명문 대학이라도 여러분이 의기소침해 있으면 그 순간 명문이 아니게 되는 거예요. 반대로 여러분이 자신감과 애교심을 갖고 학교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 우리 학교는 저절로 명문 대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우리 학교의 환경과 실력은 다른 어느 대학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요. 그러니 자신 있게 여러분의 꿈을 펼치기 바라요. 그리고 요즘은 해외를 나가기가 아주 쉬워졌어요. 여러분처럼 젊을 때는 여러모로 자유롭고 제약이 덜 하니 여행이든 공부든 해외로 나가 전 세계의 문화를 폭넓게 경험하길 권해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는 말처럼 젊은 시절의 폭넓은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황보동혁 기자
bodong33@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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