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 악마의 맛이에유” 맛 평가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도 냉철하고 날카롭기로 유명한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대표가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박소슬 대표가 직접 만든 마카롱을 먹고 남긴 말이다. 현재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에서 푸드 트레일러를 운영하며 많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은 마카롱을 만들고 있는 박소슬(축산학과卒·11) 대표는 우리 학교 선배이자, 충북대신문 기자와 편집국장 이력을 가진 선배이기도 하다.
작은 우연히, 준비는 철저히
25살의 젊은 나이로 창업길에 오른 후 벌써 2년 반이라는 긴 시간 동안 마카롱 데이즈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는 박소슬 대표이지만, 이런 박소슬 대표도 처음부터 창업을 꿈꿨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하더라도, 전공인 축산학과와 관련된 분야에 취업할 거라 생각했었어요. 그런데 신문사에 들어와 기자로도 활동하고, 편집국장으로까지 활동을 하면서 ‘아, 내 전공이 아닌 분야로 진로를 선택해도 되겠다’라는 걸 느꼈어요. 그걸 깨닫게 되고 난 후, 우연히 3학년 때 개신문화관 내에 위치한 파리바게뜨에서 제빵 보조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는데요. 일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적성에도 잘 맞고. 그렇게 제빵 일에 흥미를 느끼고 있던 도중에 처음으로 파리바게트 마카롱을 먹어보게 됐어요.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 후로 마카롱에 빠져서 멀리 위치한 전국 유명 마카롱 맛집까지 탐방도 다녀보고 하다가, 문득 ‘마카롱이 너무 작고 비싼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 이럴 거면 차라리 내가 조금 더 저렴하고 푸짐한 마카롱을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에 창업을 계획하게 됐어요”
그렇게 우연한 계기로 창업 아이템을 발견하게 된 박소슬 대표. 그러나 창업은 창업 아이템과 열정 두 가지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 열정과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창업 자금이 필요했다. 하지만 당시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이었던 박소슬 대표의 전 재산은 10만 원 남짓에 불과했고, 창업과 관련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조력자도 한 명 없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혼자 준비를 하다 보니, 결정해야 하는 건 많은데 어디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이 없더라고요. 또 하나 가장 힘들었던 점은 돈 문제였는데, 졸업을 하자마자 바로 창업에 뛰어든 상황이라 그때 모아둔 돈이 10만 원도 안 됐어요. 자본이 없다는 게 참 힘들더라고요”
창업을 결심하자마자 ‘자본’이라는 가장 크고 어려운 벽을 맞닥뜨린 박소슬 대표였지만, 창업에 대한 그의 결심은 굳건했다. 그렇게 창업을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리저리 여러 가지 방법을 수소문하던 중, 박소슬 대표는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에 대해 알게 된다.
“혼자서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니 청년창업지원 프로그램이 되게 다양하더라고요. 돈도 없고 창업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신사업 창업사관학교(이하 창업사관학교)’라는 프로그램을 발견하게 됐어요. 일단 2달 동안은 창업 관련 교육을 이수하고, 그후에는 4달 동안 점포체험이라고 실제로 장사를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프로그램이었어요. 교육비 전액과 4달 동안 체험하게 되는 점포의 월세, 보증금, 전기세 등등 모든 금액이 무료였어요. 그렇게 알게 된 창업사관학교에 사업계획서를 작성해 면접을 보고 합격한 후, 두 달 동안 거의 매일같이 창업 관련 수업을 들었어요. 비록 지금 아이템인 마카롱으로는 아니었지만, 강남 역삼동에서 화장품 관련으로 점포체험도 할 수 있었는데 창업과 관련해 아무런 경험이 없던 제게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됐죠. 그리고 졸업 이후에 실제로 창업할 장소를 찾아보던 중, 우연히 신포시장 청년몰 상인 모집 공고를 보게 됐고 흥미가 생겨 전화를 했더니 보증금도 없는데다가 1년치 월세, 인테리어비. 마케팅비, 그리고 한 달 간의 무료교육까지 지원해 준다고 하더라고요. 돈이 없던 제가 창업할 수 있는 유일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원했어요. 그렇게 마카롱 데이즈를 시작했답니다”
힘들었던 순간과 잊지 못할 순간
그렇게 문을 열게 된 마카롱 데이즈. 하지만 창업 과정에서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듯, 창업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일단 창업 이후에 생각보다 개인 시간이 많이 없어지더라고요. 또 장사가 잘돼도 힘들고, 또 안 돼도 힘들어요. 왜냐하면 장사가 잘되면 몸이 힘들고, 장사가 잘 안되면 마음이 힘들거든요. 그래도 잘될 때가 훨씬 좋아요. 장사가 안될 때는 정신까지 피폐해져요. 매출은 점점 줄어드는데, 월세, 수도세, 전기세, 세금 같은 고정 지출 비용은 계속 내야 하니까요. 순수익이 점점 떨어질 때마다 정신적으로 힘들더라고요”
물론 힘든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박소슬 대표에게 기쁨을 불어넣는, ‘마카롱 데이즈를 열길 정말 잘했다’라고 느끼게 하는 소중한 순간들도 정말 많았다고 한다.
“사실 요즘 저는 하루하루가 보람차요. 지금 같은 코로나19 시국에 손님들이 찾아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골목식당 방송을 보고 먼 지역에서 찾아와 주시는 것도 뿌듯해요. 또 뭣보다 제가 만든 다쿠마롱(마카롱데이즈의 인기 제품이자 단일 제품으로, 마카롱보다는 덜 달면서 다쿠아즈보다는 쫀득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디저트)을 좋아하시는 분들 중에는 한 번에 50개 이상 구매하셔서 냉동실에 보관하고 매일 2개씩 꺼내 드시는 분들도 있어요. 그런 분들을 보면 ‘아, 내가 정말 창업하길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골목식당 방송에 출연했을 때 백종원 대표님이 제 다쿠마롱을 한 입 드시고는 ‘악마의 맛이다’라고 극찬을 해 주셨을 때도 정말 뿌듯했어요”
이렇게 많은 이들의 사랑에 감사하는 마음과 변치 않는 초심 덕분이었을까. 박소슬 대표는 지난 3월 약 2년만에 이뤄진 백종원 대표의 재방문에서도 “이전 촬영 때보다 솜씨가 더 좋아졌다. 악마의 맛이 더 강력해졌다”라는 2번째 극찬을 받게 된다. 첫 촬영 때에 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더라도, 재방문 시 맛이 달라지거나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 백종원 대표의 아쉬움을 일으켰던 일부 매장이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박소슬 대표의 한결같은 노력이 인정받는 순간이었다. 푸드 트레일러 형태의 매장 특성상 겨울 야외장사가 힘들다는 단점도 홀로 더 맛있는 마카롱을 위해 꾸준히 레시피를 개발해온 덕에 박소슬 대표의 마카롱 데이즈는 그 단점을 극복할 수 있었다.
푸드 트레일러를 넘어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박소슬 대표가 마카롱 데이즈를 운영을 시작한지 2년 반이 지난 지금, 마카롱 데이즈가 위치한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골목식당 출연 동기였던 인천 신포시장 청년몰의 다른 매장들은 모두 트레일러를 떠나 매장을 이전하거나 폐업을 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었으니, 바로 박소슬 대표의 꾸준한 성실함과 마카롱에 대한 열정이다. 박소슬 대표는 지금도 한결같이 매일 아침 6시면 트레일러 문을 열고 다쿠마롱을 구우며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꼬끄'와 '필링'의 맛을 더 극대화하기 위한 레시피 개발에 시간을 아끼지 않는 것도 그대로다. 매장 운영만으로도 바쁜 나날이지만, 매장 홍보를 위해 유튜브 채널 ‘소슬킹’도 직접 운영 중이다. 하루하루를 그 누구보다도 알차게 채워나가고 있는 그의 다음 목표가 궁금해졌다.
“최종적인 목표는 프랜차이즈를 내는 거예요. 사실 골목식당 출연 이후, 프랜차이즈 가맹 문의를 많이 받았었는데, 그때는 창업한 지 한두 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라 다 거절했어요. 일단 지금은 마카롱과 음료를 같이 즐길 수 있는 디저트 카페를 창업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푸드 트레일러가 꽃봉오리라면, 디저트 카페로 꽃을 피워서 조금 더 발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했다.
“스물다섯 살에 졸업하자마자 창업을 시작하면서 정말 막막했어요. 지금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도 다르지 않을 텐데, 최대한 국가지원사업을 잘 이용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또 하나는 창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꼭 철저한 준비를 해 둬야 한다는 거예요. 매장은 운영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정말 많아요. 그런 변수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창업 전부터 준비를 철저히 해 둬야 해요. 청년몰에서 시작해도 빚만 지고 나가는 분도 많아요. 창업 후에는 생각보다 시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자기 돈으로 하든, 국가지원으로 시작을 하든 오래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정윤채 기자
sunwillrise@chungbuk.ac.kr








정윤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