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을 지나 여름의 문턱으로 넘어가는 5월, 가정의 달이 찾아왔다. 모두가 바쁜 일상이지만 어쩌면 소홀했을 가족들과 따뜻한 식사를 하며 가족의 정을 나누는 달이 5월이다. 하지만 학업을 위해 가족을 떠나 우리 학교로 온 외국인 유학생들에게는 더 외로워지는 때가 5월일 것이다. 가족과 떨어져 이른 홀로서기 중인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번 ‘충북IN’에서는 타지키스탄에서 온 Simo Shikorieva(대학원 사회학과·21, 이하 “시마”)와 베트남에서 온 Nguyen Thi Oanh(사회학과·21, 이하 “와잉”)을 만나봤다.
안녕하세요. 시작하기에 앞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와잉: 안녕하세요. 저는 베트남에서 온 ‘응우옌 티 와잉’이라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 온 지 2년 6개월 정도 됐습니다. 현재 충북대 사회학과 2학년 학생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하기, 여행 가는 것을 좋아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시마: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시모 시코리에바’입니다. 저는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타지키스탄에서 태어나 자랐고, 한국은 2020년에 처음 와서 지금껏 살고 있습니다.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전 모국의 국립대학 중 한 곳에서 영어를 전공하는 외국어 학과에 입학해 성공적으로 졸업했습니다. 그 후 한국으로 와,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하게 됐고 2021년 9월부터 우리 학교의 사회학과 석사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어떻게 충북대학교 사회학과로 오게 됐나요?
▷와잉: 저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회사에 바로 취직했어요. 하지만 회사에 다니면서 업무능력이 부족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그때 저는 더 많은 것을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자기 계발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유학을 왔습니다. 인천대학교 한국어 학원에서 한국어 과정을 마친 후에 충북대학교 사회학과를 지원했습니다. 처음엔 사실 사회학과보다는 한국어학과를 지원하고 싶었는데 우리 학교에는 이 전공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학문을 찾아봤고 사회악, 폭력, 인구 증가, 실업, 환경 문제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인 사회학과에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사회학의 넓은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서 사회학과를 선택했습니다.
▶시마: 저는 해외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호주와 한국을 놓고 고민했어요. 그러다 한국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을 원하는 세계 여러 재능있는 학생들에게 한국 정부가 전액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인 GKS(Global Korea Scholarship)를 알게 됐습니다. 물론 그만큼 경쟁이 치열했지만, 결국 합격해 지금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제가 사회학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과거 3년 정도 연구 및 컨설팅 회사의 코디네이터로 일했을 때 사회와 사회문제에 대해 배우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처음 관심이 생겼고, 그 후 휴스턴 다운타운 대학교(UHD)에서 미국 교수의 연구 조교로 일하며, 1년간 “타지키스탄 바다흐샨 지역의 자살”이라는 정말 민감한 주제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냈어요. 그때 큰 보람을 느꼈고 사회학 석사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그렇다면 두 분 모두 해외 유학을 결심할 당시에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셨나요?
▷와잉: 어머니는 전적으로 지지해 주셨지만, 아버지는 반대하셨어요. 제 성격이 내성적이고 의사소통에 능숙하지 못해서 제가 해외 생활에 적응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셨죠. 하지만 지금은 과묵하신 아버지도 상냥하신 어머니처럼 계속해서 저를 지지해 주고 계십니다. 이런 믿음과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저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마다 항상 신중히 생각하고, 긍정적인 태도와 자신감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시마: 제 가족은 지금까지 내 의지와 선택에 반대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제 선택에 가족들은 행복해했어요. 물론 저를 많이 걱정하시겠지만, 항상 저를 지원해주셨고 더 나아 갈 힘을 주셨습니다. 항상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우리 가족이 자랑스럽습니다.
고향에 계신 가족들이 많이 보고 싶을 것 같아요. 가족과의 연락이나, 고향 방문은 어느 정도 자주 하시나요?
▷와잉: 한국에 온 이후, 코로나19 때문에 고향에 한 번도 못 갔습니다. 얼른 일상이 회복돼, 고향을 방문하면 좋겠어요. 그래도 동생과 같이 지내고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 것 같아요. 부모님께 연락은 주말마다 하는 편이고, 방학이 되면 매일 통화하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시마: 작년에 고향을 한 번 갔다 왔는데, 돌아와서 14일간 격리 생활을 한 적이 있어요. 정말 다시는 겪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래서 그 이후로 고향을 방문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코로나19 대유행이 사그라들고 격리 제한 완화로 상황이 나아진다면, 이번 여름에 고향을 방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락은 거의 매일 해서 좋아요. 한국의 수준 높은 기술력 덕분에 연락에는 문제가 없었으니까 말이죠.(웃음)
두 분께서는 이번 대면 수업을 어떻게 보내고 계시나요?
▷와잉: 한국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코로나19가 터졌기 때문에 한국어 공부 과정은 거의 온라인 수업이었어요. 그래서 한국어 공부가 어려웠습니다. 한국에 오면 한국어를 잘할 수 있고, 다양한 문화 체험도 많이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결국 아무것도 못 했죠. 이제 대면 수업을 하니까 수업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고,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 것 같아 설레요. 그래도 대면 수업, 전공 수업은 너무 힘들어요.
▶시마: 대면 수업은 다른 학생들과 상호작용하고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데 있어 더 효율적입니다. 온라인 줌(Zoom) 수업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대면임에도 아직 중간중간마다 비대면을 병행하기도 하고 또 거리 두기를 하느라 토론에 참여할 수 없어서 아쉬운 면도 남아 있어요. 교수님과 학생들의 대답을 경청하고 수업에 집중하면서 아쉬운 면을 달래고 있습니다.
수업을 들을 때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요?
▷와잉: 작년에는 비대면 수업이라 친구를 한 명도 사귈 수가 없었어요. 그 점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어요. 그래도 이번 학기에는 시마 언니를 만났고, 언니와 친구 사이가 돼서 참 좋아요. 하지만 강의실에 있는 학생 대부분이 한국 학생이잖아요. 강의실에서 저랑 언니만 외국인이라서 외로운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수업 면에서도 너무 어렵죠. 앞서 말했듯이 한국어 학과가 없어서 사회학과를 선택한 것이었는데 이렇게 어려운 전공인 줄 몰랐어요. 언어적인 면도 힘듭니다. 우리 학교에 다니는 다른 베트남 출신 선배들도 “1학년이나 2학년 때는 한국어 능력이 많이 부족해서 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말해요. 그만큼 지금 제 시기가 힘든 것 같아요.
▶시마: 학교생활을 하는 저에겐 두 가지 문제가 있어요. 바로 언어와 전공 수업의 어려움입니다. 저는 우리 학과가 영어로 수업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을 몰랐어요. 이것이 지금 저에게 가장 큰 문제에요. 계명대학교에서 어학연수를 1년간 하면서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었지만, 거의 모든 프로그램이 비대면이었고, 한국인 룸메이트도 만날 수 없었기 때문에 한국어가 회화 수준에 불과해서 수업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요. 수업 중에는 토론에 참여할 수 없고, 교수님과 학생들이 말하는 것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언어 장벽 때문에 가뜩이나 어려운 전공인 사회학 수업을 고작 30% 정도만 이해하고 있어서 참 스트레스예요. 전공 수업은 항상 두꺼운 교재를 읽고 요약하고, 관련 내용으로 토론까지 주고받는데 너무 어려워요. 과제도 많아서 밤에 잠을 못 잘 정도니까요. 제 주변 같은 학과 친구들이 “교수님 너무 어려워요”라고 말하는 게 계속 들릴 정도니 저는 어떻겠어요.(웃음)
그렇다면 분위기를 바꿔서 외국인 유학생으로 한국에 살면서 가장 보람차거나 행복했던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와잉: 아마 장학금을 받았을 때인 것 같아요. 저는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했고, 그에 대한 보상이 따라온 거 같아서 정말 기뻤습니다. 비록 작년 비대면 수업을 할 때는 수업에 집중이 안 돼서 장학금을 못 탔지만, 이번에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탈 거예요.
▶시마: GKS 장학금을 받고 한국에 유학 생활을 시작한 순간부터가 가장 행복한 일이에요. 덕분에 한국의 푸른 자연과 기쁨으로 가득한 여러 아름다운 곳을 볼 수 있었고, 계명대학교에서의 어학연수로 많은 국제 친구를 만들 기회가 생겼죠. 그때 사귄 친구들이랑은 여전히 연락하고 필요할 때 함께 여행을 갈 정도로 소중한 인연이 됐으니까요. 그리고 이제 우리 학교에서도 한국인 학우들을 만나게 돼서, 한국어를 배울 좋은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
학생으로서 목표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와잉: 일단, 성공적으로 대학교를 졸업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제 목표예요. 대학교를 졸업한다면 한국에서 몇 년 동안 일하며 경험을 쌓고, 베트남으로 돌아가 한국 기업에서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지금 전공을 공부하고 있지만, 제 한국어 능력은 수업을 다 알아듣기에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전공 공부와 함께 한국어도 더 잘할 수 있도록 공부해야죠.
▶시마: 한국이나 우리나라인 타지키스탄 공동체를 위해 좋은 일을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와 국가에 헌신해야 하지만, 지금은 학생으로서 어떤 종류의 헌신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은 열심히 공부해 학위 과정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졸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러니 재수강이나 낙제를 해선 안 되겠죠. (웃음) 그리고 저는 외국인 유학생이기에 타국에 대한 예의를 지키며 바르게 살아가는 것도 내가 속한 사회와 대학을 위해 해야 하는 큰 목표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고향에 계신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와잉: 제 자신은 제가 잘 돌볼 테니까 아빠랑 엄마는 제 걱정하지 말고 건강하세요. 부모님의 걱정과 달리 전 잘 지내고 있어요. 부디 몸 건강 잘 챙겨주세요. 곧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부모님을 꼭 찾아뵈러 갈게요. 항상 감사합니다.
▶시마: 가장 먼저 고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지금껏 저를 위해 해준 모든 것에 대해 감사드립니다. 제 가족이 너무 자랑스러워요. 지금 저는 아무 문제 없이 한국에 있고 안전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세요. 우리가 다시 만날 때까지 제 가족에게 장수와 건강, 행복을 기원합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께 진심으로 많은 사랑과 포옹을 전합니다. Stay blessed!
이번 ‘충북IN’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외국인 유학생들의 고충을 알 수 있었다. 타지에서 생활하는 유학생 모두가 행복한 5월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동건 기자 dongard@chungbuk.ac.kr
통역 및 번역 도움 임영진(영어교육과·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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