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3월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봄꽃 중 마지막이라 불리는 벚꽃이 개화한 4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특히나 가정의 품을 떠나 새로운 대학 생활을 시작한 새내기도 어느덧 두 달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여전히 어색한 것도 있고, 이제는 익숙해진 것도 있는 이 시점에서 자신의 생활을 새로이 다짐한 새내기 기숙사생의 의식주를 알아봤다. 이예원(국제경영학과·24), 김유정(고고미술사학과·24), 김혜연(고고미술사학과·24)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왼쪽부터 차례로 이예원(국제경영학과·24), 김유정(고고미술사학과·24), 김혜연(고고미술사학과·24) 학생
Q. 안녕하세요,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예원 양진재에 거주하는 국제경영학과 이예원입니다.
▷유정 양성재에 거주하는 고고미술사학과 김유정입니다.
▶혜연 안녕하세요, 개성재에 거주하는 고고미술사학과 김혜연입니다.
Q. 현재 거주하고 계신 기숙사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기숙사 생활을 선택한 이유도 좋습니다.
▶예원 제가 기숙사 생활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왕복 4시간 거리를 매일 통학하기 어려웠기 때문이에요. 집에서 고속버스 터미널까지 가고, 터미널에서 충북대까지 가는 거리만 대략 2시간 정도 걸려요. 저는 그걸 매일 감당할 자신이 없더라고요.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물리적으로 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생활해 본 경험이 없기에 ‘청주’라는 낯선 곳에서 ‘내가 과연 혼자 생활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도 컸어요. 룸메이트(이하 룸메)와 함께하긴 하지만, 가족들과 떨어져 생활한다는 것이 3월 초반에는 꼭 생존 서바이벌처럼 느껴졌거든요. 벌써 기숙사에서 지낸 지 한 달이 넘었네요.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이렇게 또 적응해서 지내고 있는 제 모습이 신기해요.
▷유정 기숙사를 선택할 때 아는 정보가 없다 보니 인터넷에 기숙사 간의 차이점을 검색해 보았어요. 양진재와 양성재가 시설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고 2인 1실로 비교적 쾌적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둘 중 고민하다가 수업을 듣는 단과대와 거리가 멀고 추가로 내는 비용이 있는 양진재 대신 양성재를 선택했습니다. 비용과 편의성 모두 고려한 선택이었죠(웃음).
▶혜연 사실 양진재에 지원했다가 떨어져 개정제에 오게 됐어요. 공용 화장실이 걱정이 많이 돼서 처음엔 자취도 고민했었어요. 그래도 지금은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도 비용적인 면을 우선으로 생각했고, 뒤늦게 방을 구하기 어려워 본관 생활을 결심했어요.
Q. 흔히들 생활의 기본 요소로 ‘의식주’를 말하는데요, 먼저 의복에 관한 질문이에요. 기숙사라는 제한적인 공간에서의 의생활은 어떠신가요?
▶예원 개인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제가 기숙사에 처음 입주했을 때는 옷장 공간이 넉넉하게 느껴졌어요. 옷장은 행거와 수납장 2개로 구성돼 있어요. 아직 쌀쌀할 때 챙긴 패딩, 코트, 자켓 3벌과 바지 3벌은 행거에 걸어뒀어요. 수납장 위 칸에는 여벌의 바지와 상의를, 아래 칸에는 수건과 속옷, 양말 등을 정리해 뒀습니다. 아침에 바쁠 때 행거 아래 공간이 조금 엉망이 되곤 하지만 저만 그런 건 아닐 거로 생각해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침대 위에 상부장처럼 사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이 많아서 거기에 잠옷을 개어 두곤 해요. 이렇게 수납공간이 넓어서 다양한 옷을 보관할 수 있다는 게 양진재의 큰 장점이죠.
▷유정 기숙사 짐을 쌀 때는 압축팩까지 사용할 정도로 옷이 많아서 걱정했어요. 짐을 풀려고 기숙사 안을 둘러보니 옷을 넣을만한 공간은 옷장과 침대 아래 수납공간 2곳이 있었습니다. 옷장에는 옷을 구분해 놓을만한 공간 구분이 없어 미리 가져온 옷걸이에 겉옷과 주름질만한 옷을 걸어놨습니다. 수납공간 2곳에는 각각 제일 자주 입을 편안한 상의와 하의를 개서 넣었는데 역시나 공간이 부족했어요. 아직은 이전에 자주 입던 편한 옷만 있어 옷장만으로 감당 가능한데요, 옷이 더 늘어나면 플라스틱 박스를 몇 개 사야겠어요.
▶혜연 평소 부담 없이 입기 좋은 큰 후드나 셔츠, 외투 등은 걸어두고 오른쪽 칸에는 상의와 하의를 따로 뒀습니다. 속옷, 양말, 수건은 인터넷에서 전용 바구니를 구매해 옷걸이 밑에 두고 정리했습니다. 바구니 사용은 외관상 깔끔해 보일뿐더러 서랍처럼 겹쳐 올려 두면 사용하기에 편해요. 저는 챙겨온 옷 가짓수가 적은 편이라 앞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공간을 항상 마련해 두고, 정리 방법에 대해 고민해 보는 편이에요.
Q.기숙사생은 5일식 또는 7일식이 제공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기숙사 식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예원 기숙사 식사를 줄여서 ‘긱식’이라고 부르는데, 이 긱식을 매주 5일 동안 아침, 점심, 저녁으로 잘 챙겨 먹는 편이에요. 긱식이 다행히도 제 입맛에 잘 맞거든요. 긱식으로는 매일 다양한 메뉴가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국물 맛이 좋아서 같은 기숙사생들에게 항상 국물이 맛있지 않냐고 묻게 됩니다. 긱식을 먹으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아침 식사에 대한 태도의 변화예요. 고등학교 때는 통학에 30분 정도 걸렸는데, 잠을 더 자려고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았죠. 이제는 그럴 수 없더라고요. 아무도 절 챙기지 않으니 스스로 아침 식사를 챙겨 먹어야 하죠. 또 아침 식사를 거르면 그날 하루의 질이 떨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아침 식사는 거의 ‘생존’을 위해 먹어요. 또 다른 변화는 혼자 식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진 거예요. 대학은 고등학교와 달리 시간표가 각자 다르기도 하고 혹여 같아도 함께 긱식을 먹을 사람 찾기가 힘들어요. 그래서 비교적 혼자 식사하는 시간이 많아요. 실제로 식당에 가면 혼자 식사하는 사람이 많아요. 제가 먹는 속도가 느린 편이기도 하고, 대화 없이 밥에만 집중할 수 있어 혼밥도 좋아요. 친구와 얼굴을 마주하는 식사도 좋지만, 이어폰으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먹는 식사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느끼는 요즘이에요.
▷유정 저는 개인적으로 모든 음식을 잘 소화하는 편이라 음식에 대해서는 아주 만족합니다. 긱식은 5일식을 선택했는데 일정 관계로 가끔 못 먹으면 조금 아깝습니다. 식사 제공 시간 내에 긱식을 못 먹으면 추가로 밥값이 나가니까요. 그래서 긱식 시간이 길었으면 하는 푸념을 하곤 합니다. 또 주말에 기숙사에 있는데도 5일식이라 긱식을 못 먹을 때면 선택이 좀 후회돼요. 사실 저는 5일식이 하루 3끼 곱하기 5일 해서 15끼가 보장되는 건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이건 티엠아이(TMI)긴 한데 긱식에 가끔 우유와 두유가 함께 나오는데 빈속에 우유를 먹으면 탈이 나는 저로서는 두유를 선택할 수 있어 정말 좋아요.
▶혜연 저도 5일식이고 시간이 되는대로 긱식을 먹습니다. 대학에 와서 좋았던 점은 혼자 먹는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다는 거예요. 친구와 같이 먹기에는 일정이 다르거나 다른 기숙사에 살아 서로 맞추기 힘들어 거의 혼자 먹는데, 혼자 먹는 분위기 덕분에 외롭지 않아요. 5일식이라 주말에는 주로 본가로 가요.
Q. 가족이 있는 집과 룸메와 함께하는 기숙사 생활은 많은 면에서 다를 것 같아요. 어떤 점이 다른 지와 불편한 건 없나요?
▶예원 저는 집에서는 화장실 청소를 잘 안 하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기숙사에 살면서 화장실 청소에 누구보다 진심이 됐어요. 아무래도 기숙사에 살려면 집에서 안 하던 것도 해야잖아요. 입주하기 전에 청소용품을 하나하나 재고 따지면서 구매했고 그 덕분에 청소용품에 애착이 생겼어요. 그래서 화장실 청소하는 시간이 가장 뿌듯하고 즐거워요. 룸메와 같이 쓰는 공간이라 룸메가 잘했다고 말해주면 그렇게 기쁘더라고요. 그리고 집에서는 잘 때 항상 수면 BGM을 듣고 잤는데, 기숙사에선 룸메가 선호하지 않는 것을 알고 무소음으로 자기 시작했어요. 룸메와 둘이 지내다 보니 당연히 다른 점이 생기기에 서로 배려하고 맞춰나가는 중이에요. 다행히 룸메와 자고 일어나는 시간은 비슷해요. 근데 저는 정말 피곤하면 코를 고는 습관이 있는데 이걸 룸메에게 들키고부터는 피곤하지 않게 컨디션 관리를 하는 것이 모두를 위해서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유정 아무래도 나와 다른 삶을 살아온 룸메와 맞는 점보다는 안 맞는 점이 더 많은 건 당연한 거죠. 그래서 저는 룸메와 최악은 피하고자 에타(에브리타임)에서 미리 나와 성향이 비슷한 룸메를 구했어요. 그 결과 지금까지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함께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사고 함께 생활을 꾸려나가는 느낌이 색다르고 즐겁기도 해요.
▶혜연 다행히 서로 잘 배려하는 룸메를 만나 집과 크게 다른 것 없이 생활하고 있어요. 상대가 불편할 만한 건 미리 물어보고 허락을 맡고, 청소도구와 세척 도구는 돈을 나눠 구매하고 같이 사용하는 등 원활히 소통하고 있어요. 큰 행운이죠. 다만 개척관은 방음이 잘 안돼 대화를 조심히 해야 하고, 가끔 새벽까지 큰 소리로 웃고 떠드는 사람 때문에 불편해요.
Q. 마지막으로 전반적인 기숙사 생활의 장단점 혹은 꿀팁이 있으면 공유해 주세요.
▶예원 비용이 가장 큰 장점이죠. 아무래도 기숙사는 자취보다 총체적인 면에서 비용이 저렴하잖아요. 반면 단점은 개인적 공간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그리 넓지 않은 방에서 룸메와 함께 생활하다 보니 아무래도 불편하죠. 그리고 제 꿀팁은 청소나 세정 용품을 꼼꼼히 확인하고 챙기라는 겁니다. 그동안 부모님이 해주시던 빨래, 화장실 청소, 방 청소 등 익숙지 않은 일들을 잘 해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라고 권해드려요.
▷유정 전 양성재에만 살아봐서 다분히 제 주관적인 견해입니다. 장점은 시설이 대부분 깨끗하고 깔끔해요. 다른 곳에 비해 방음도 잘 된다고 하는데 실제로 옆 방 소음, 노랫소리 등이 안 들려요. 하지만 복도 소리는 잘 들리니 주의해야 해요. 주변에 편의점도 많아요. 내리막길을 따라 조금만 내려가면 농생대 건물 안 1층에 쿱스켓이 있고 양성재 지하에 CU도 있어요. 여자 기숙사인 지선관 앞에는 고양이가 많은데, 동물을 좋아하신다면 이것만으로도 양성재 선택의 이유가 될 수 있을 정도죠. 단점은 농생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단과대와 거리가 꽤 멀어요. 거의 10분 이상은 걸어야 해요. 기숙사를 선택할 때 자신이 자주 가는 건물과 가까운 지도 꼭 고려해 보세요. 그 밖에 사소한 것들로 화장실이 비좁다, 기숙사 가는 길이 오르막길이다, 문에 고정하는 장치가 없어 살짝 불편하다 정도가 있네요. 꿀팁은 옷걸이를 많이 챙겨오면 좋아요. 삼선 슬리퍼, 스탠드도 챙겨오면 정말 도움이 되고, 방 밖에 정수기가 있어서 왔다 갔다 하기 귀찮으면 물병도 따로 챙기세요.
▶혜연 개정재의 단점은 라디에이터인데, 끄는 방법도 모르고 중앙제어라 처음 입실해서는 너무 더워 땀을 흘리며 잤어요. 그리고 많이 건조한 편이라 가습기가 있으면 좋아요. 장점은 중문이 가까워 먹을 것이 많고, 인문.사회.경영대 학생은 강의실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다는 겁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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