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대학에 가면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으니까 지금은 일단 공부만 해!’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 입시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대학 생활을 상상하며 누군가는 자신이 원하는 학문을 배워보고 싶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연애에 대한 로망을, 또 다른 누군가는 동아리 생활에 대한 로망을 가졌을 것이다. 벚꽃이 만개한 봄이 지나고 쨍쨍한 햇살이 무섭게 내리쬐는 지금, 24학번으로 입학한 새내기들은 과연 자신들만의 캠퍼스 로망을 실현했을까? 새내기들이 가졌던 로망과 대학 생활의 현실은 무엇이 다를까? 나름 익숙해진 캠퍼스에서 캠퍼스 로망을 하나씩 실현해 가고 있는 새내기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김태현(경영학부·24).

▲ 김준(반도체학부·24).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태현 안녕하세요. 충북대학교 경영학부 새내기 24학번 김태현입니다.
▷준 안녕하세요. 충북대학교 반도체공학부 새내기 24학번 김준입니다.
Q. 학교에 입학하기 전 어떤 대학 생활을 꿈꾸셨는지, 캠퍼스 로망은 무엇이었는지 말해주세요.
▶태현 저의 가장 큰 로망은 ‘과팅’과 ‘MT’였어요. 과팅(같은 학교의 다른 과끼리 하는 미팅)을 통해서 다른 과 학생들과도 친해질 수 있고, 다른 과의 생활은 어떤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아 흥미롭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MT를 가면 대학에서 친해진 사람들과 다 같이 밤을 새워서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더 가까워질 것으로 생각했어요. MT에서 친해진 사람 중 같은 수업을 듣는 사람들과 밥약(밥 약속)을 잡아 공강 시간에 같이 시간을 보내는 대학 생활도 로망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술을 좋아하는 편이라 소모임 또는 동아리 활동으로 친해진 사람들과 술을 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다양한 술 게임도 배우며 저와 성격이 잘 맞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로망이었습니다.
▷준 저는 선배와 친해지기, 여자 친구 사귀기, 학교생활 꿀팁 전해 받기, 동기와 학교 맛집 탐방, 과팅 해보기, 밤새 술 마시기, 동기 자취방 놀러 가기, 선배와 밥약 하기, 출튀(출석하고 튀기)해보기, 공강 시간에 벤치에서 낮잠 자기, 다른 대학에 다니는 친구를 불러 밥 먹고 학교 산책하기 등을 로망으로 꿈꿨어요.
Q. 입학 전부터 꿈꿔왔던 로망 중 실제로 이뤄진 것이 있나요?
▶태현 앞에서 여러 로망을 말했지만 제 로망은 결국 새로운 사람을 만나 친해져서 함께 즐겁게 지내는 겁니다. 하지만 같은 학과 동기들도 교양 수업은 각자 다른 강의를 듣다 보니 동기가 다 같이 모일 기회가 없어 친해질 기회가 없더라고요. 그래도 신입생 OT, 신입생 환영회, MT 그리고 학과 내 소모임에서 진행하는 정기 모임에서 만나 친해진 사람들과 즐겁게 지내고 있어 제 로망을 실현했다고 할 수 있었어요.
▷준 선배들과 친해지고, 밥약도 잡아보고, 자취방에도 놀러 가보면서 학교생활의 여러 꿀팁을 전해 받고 싶었는데 MT에서 제 로망을 실현했어요. MT에서 같은 조였던 선배들과 친분을 쌓아 선배 자취방에도 놀러 가봤고, 선배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학교 씨앗 프로그램인 ‘지구 쓰담 챌린지’, ‘CO-CHANGE’, ‘대전 특허청 견학’ 등 우리 학교만의 여러 활동과 꿀팁을 알게 됐어요. 또한, 선배들이 추천해 준 맛집을 동기들과 하나씩 탐방하며 저의 캠퍼스 로망을 실현했어요. 지금까지의 학교생활을 되돌아보면 선배들 덕분에 조금 더 유익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Q. 입학 후 로망을 실현한 경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태현 저는 MT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날 저희는 새벽까지 술 게임을 하기도 하고, 다른 방에서 스무 명 가까이 되는 사람이 저희 방으로 넘어와 같이 놀기도 했어요. 새벽 4시까지 쉬지 않고 술 게임을 한 뒤에야 다들 조금 피곤해졌는지 술 게임을 멈추고 대화를 시작하더라고요. 그날의 대화 내용이 잘 기억나진 않지만, 대학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겠다는 저의 로망을 실현하기엔 충분했어요.
▷준 저도 입학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학과 MT입니다. 이번에 반도체공학부는 전자공학과와 연합 MT를 갔는데, MT에서 전자공학과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MT는 여러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는 인연의 장인만큼 여러 사람과 술도 많이 마셔보고, 재밌는 시간을 보내며 사람들과 친해지는 소중한 경험이었어요.
Q. 갖고 있던 로망이 깨진 경험이나 로망과 실제 대학 생활이 다른 부분이 있었나요?
▶태현 선배들과 친해져서 밥약을 잡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어요. 선배들과는 같이 듣는 수업이 거의 없어 밥약을 잡으려면 따로 연락해야 해요. 소심한 성격이라면 쉽지 않은 일이죠. 또, 저는 모르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을 어려워해요. 그래서 입학 후 꽤 오랫동안 고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들과만 어울렸어요. 그래도 전 운이 좋은 편인 것 같아요. 학과 모임, MT 등에서 만난 사람들이 저에게 먼저 말도 걸어주고, 마주치면 먼저 인사도 해줬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었어요.
▷준 우주 공강 시간을 완벽하게 활용하겠다는 야심찬 로망과는 다르게, 저에게 현실 우주 공강 시간은 ‘아무것도 못 하는 시간’이었어요. 캠퍼스 벤치에서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느긋하게 낮잠도 자보고 싶었지만... 캠퍼스 내에서 그런 낭만을 좇는 행동을 하기엔 눈치가 보여서 아직 시도하지 못했어요. 그리고 대학 강의실을 보고 로망과 현실 간의 차이를 느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 보면 대학교 강의실은 매우 크고 현대적이잖아요. 근데 와 보니 고등학교 교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강의실이 대부분이더라고요.
Q. 로망까진 아니지만 신입생으로서 기대했던 것 중 실제로 경험한 것이 있나요?
▶태현 신입생은 엄청나게 학점관리를 하진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놀기만 해도 바쁜’ 신입생인 만큼 술자리에서 완전 끝장을 보고 친구 자취방에서 자는 것을 기대했고, 그걸 실제로 경험했습니다. 제가 술을 좋아하기도 하고, 술자리에서는 끝장을 보는 편이라 동기들과 술을 마시고 정상이었던 적이 있나 싶네요. 그럴 때마다 친한 동기가 자기 자취방에서 재워줬어요. 동기 자취방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무사히 침대에 누워있어서 그 친구에게 정말 고마워요. 그런데 최근 그 친구가 앞으로 또 술 마시고 정신 못 차리면 길바닥에 버리고 간다고 하네요.(웃음)
▷준 신입생으로서 기대한 건 선배와의 밥약이요. 선배들도 부담스러울 수 있을 텐데 먼저 다가와서 “밥 사줄게, 같이 먹자”라고 해줘서 엄청 고마웠어요. 또한 가성비 맛집이나 분위기 좋은 맛집 등등 우리 학교 주변 맛집을 추천해 주는 것만도 고마운데, 밥에 커피까지 사주는 선배들을 보며 저도 저런 멋진 선배가 돼야겠다고 다짐했어요.
Q. 한 학기가 거의 끝나가는 지금, 로망을 충분히 이뤘다고 생각하나요? 만약 아직 남은 로망이 있다면 앞으로 어떻게 실현할 계획인가요?
▶태현 제 로망은 거의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아직 남은 게 있다면 선배와 밥약인데, 선배들에게 한번 요청을 해보려고요.
▷준 저도 대부분 이뤘다고 생각해요. 다만 다른 학과 사람과 새로운 인연을 맺는 건 아직 부담스러워 과팅같은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았어요. 앞으로 기회가 온다면 기꺼이 참여해 볼 생각입니다.
Q. 로망 외에 한 학기 동안 대학 생활의 동력이 된 것이 있다면 뭘까요?
▶태현 이번 학기 수강한 수업 중에서 ‘액션 잉글리시’라는 교양 과목이 생각보다 재밌어 제 대학 생활의 동력이 됐어요. 이 수업은 수강인원이 적어 수강생끼리 친해지고, 자유롭게 얘기하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수업이 ‘편하게 영어로 대화하는 시간’으로 느껴져 매주 수업을 기다릴 만큼 좋았어요.
▷준 동기들과 평범하게 술을 마시는 건 로망으로 생각하지 않았는데, 친한 동기들과 술자리를 가지며 ‘같이 있는 것’ 자체가 낯선 대학 생활의 동력이 됐어요. 과도한 음주는 나쁘지만(웃음) 모두 약간 취하며 하루를 재밌게 마무리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Q. 다시 학기 초로 돌아간다면, 이건 꼭 한다 or 이건 절대 안 한다!
▶태현 학기 초로 돌아간다면 시험공부를 적어도 2주 전엔 시작할 거예요. 다들 1학년이라 공부 안 하고 놀 줄로만 알았는데, 알고 보니 저 혼자만 진짜로 놀고 있었어요. 다시 학기 초로 돌아간다면 공부에도 신경을 써서 학과에서 중간 정도는 하는 학생이 되고 싶습니다.
▷준 전 건강관리를 하고 싶어요. 최근에 지독한 감기에 걸린 적이 있는데, 너무 오래 안 나아서 힘들었어요.
Q. 충북대 새내기라면 이건 꼭 해봐야 한다!
▶태현 제가 새내기에게 가장 추천해 주고 싶은 건 과팅입니다. 과팅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긴 한데 로망이 현실이 돼 사랑이 이뤄지든, 막상 가보니 실망스럽든 상관없이 일단 한 번쯤은 경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대학에 왔으면 대학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을 한 번쯤 해봐야 하잖아요.
▷준 저는 학교 근처 맛집 탐방을 추천해요.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가 우리 학교로 저를 찾아왔을 때 친구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할 수도 있고, 나만의 단골집을 만들 수도 있고, 학식이 질린다 싶을 때도 두고두고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후배가 생겼을 때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든 나만의 맛집 리스트를 후배에게 알려준다면 멋진 선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Q. 내년에 입학할 예비 후배들에게 캠퍼스 로망과 관련해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요?
▶태현 아직 학교를 한 학기도 채 안 다녔지만, 지금까지 저는 ‘해보고 싶었던 건 고민하지 말고 다 해보자’는 생각이에요. 아무런 걱정 없이 맘 편히 놀 수 있는 시기는 지금뿐이라고 생각해요. 예비 후배들도 ‘이 정도면 후회 없이 놀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 학기 정도는 맘껏 즐겼으면 좋겠어요.
▷준 아직 대학에는 낭만이 남아있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생활한다면 반드시 낭만을 쟁취할 수 있을 겁니다!

▲ 반도체공학부 24학번 단체 사진.
장윤서 기자
younseojang@chungbuk.ac.kr








장윤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