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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호
<충북IN> 야, 너두 동아리 만들 수 있어! 신생 동아리 회장 이야기
제 983 호    발행일 : 2024.11.04 
우리 대학에는 많은 동아리가 있다. 다양하고 특색있는 동아리를 처음 만드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엄청나게 남다르거나 대단한 사람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생각일 것이다. 패션 동아리 ‘유스컬처(Youth culture)’를 만든 최은한(미생물학과&의류학과·21) 학생과 스페셜티 커피 동아리 ‘세레모니(CEREMONY)’를 만든 양현빈(농업경제학과·22)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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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간단한 자기소개 및 동아리 소개 부탁드려요.

▶은한  저는 패션 동아리 ‘유스컬쳐(Youth Culture)’를 작년 3월부터 운영하는 최은한입니다. 미생물학과와 의류학과를 복수전공하고 있어요. 패션이라고 하면 대부분 옷을 떠올리는데, 음악, 장소, 영화 같은 것도 모두 패션에 포함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우리 동아리는 패션의 여러 분야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합니다. 활동으로는 서울에 가서 옷을 쇼핑하는 ‘쇼핑여지도’, 근처로 떠나는 피크닉, 얼마 전 생긴 동아리방(이하 동방)에서 하는 패션 관련 영화 관람 등을 합니다.
▷현빈  저는 스페셜티 커피 동아리 ‘세레모니’ 회장 양현빈입니다. 세레모니는 올해 4월에 처음 만들어졌고, 지난 9월에 가등록을 완료했습니다. 저희는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알리고, 스페셜티 커피를 통해 지속 가능한 커피를 탐구하는 동아리예요. 스페셜티 커피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협회(SCAA: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에서 규정된 평가 도표에 따라 100점 만점 기준으로 80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받은 커피를 뜻합니다. 지속 가능한 커피란 커피 재배 지역을 발전시키고 농가의 삶의 질을 개선하며, 커피를 재배하는 데 필요한 수질과 토양,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커피를 생산하는 시스템이에요. 카페 투어도 하고, 다 같이 스페셜티 커피를 내려 마시기도 합니다. 저는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고, 대회 선수로도 활동한 경력이 있어 부원들에게 커피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Q. 직접 동아리를 만들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은한  저는 어릴 때부터 하고 싶은 게 있어도 잘 포기하는 편이었어요. 그렇게 살다 보니 후회가 남더라고요. 그래서 인생 모토를 ‘후회 없는 삶을 살자’로 정했어요. 대학에 와서 2학년 때 패션에 관심이 생겼는데 취미 정도로 삼았어요. 그러다 ‘앞으로 패션이라는 취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은 취미지만 취미 이상의 의미가 될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라고 다짐하고, 1년 동안 의류 관련 알바도 하는 등 이런저런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패션을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저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또 있을 것 같아 이렇게 동아리를 만들었네요.
▷현빈  저는 편입생인데, 이전에는 스페셜티 커피를 식품으로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커피도 농산물이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면서 농산물 방면으로 더 알아가고 싶어 농업경제학과에 편입을 했고, 제가 좋아하는 스페셜티 커피를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동아리를 만들게 됐어요.

Q. 동아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느낀 어려움은 어떤 게 있을까요?

▶은한  역사가 있는 다른 동아리들은 이미 운영 체계가 잡혀있을 거예요. 근데 저나 현빈 님처럼 동아리를 새로 만들면 그 운영 체계도 새로 만들어야 하잖아요. 부원 모집하고 선발하는 과정보다는 운영진 구성과 규칙 제정 등 운영 체계를 구축하는 게 지난 1년 반 동안 가장 큰 어려움이었어요.
▷현빈  저도 은한 님 말씀에 공감해요. 체계를 잡는 게 가장 힘들어요. 일단 저는 편입생이라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 거의 혼자 동아리를 만들었어요. 회원 모집하고 그 중에 운영진을 뽑아야 하는데, 당연히 다 초면이고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다 보니 고민이 아주 많았어요.

Q. 회장으로서 동아리 활동을 이끌면서 생각과 다른 결과가 나와 난감했던 적이 있나요?

▶은한  동아리를 만든 지 얼마 안 됐을 때, 다른 동아리 회장분에게 연락해 ‘우린 패션 동아리인데 같이 재밌는 거 한 번 해보자’라고 협업을 제안해 활동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참여자가 너무 적더라고요. 또 독서토론처럼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서로 이야기하며 패션을 주제로 토론하는 활동을 계획했는데, 그냥 딱딱하게 발표만 하는 자리가 됐어요. 생각과 다른 아쉬운 마무리였죠.
▷현빈  활동 전에 스페셜티 커피에 대해서 알려주는 세미나를 하는데, 우리 동아리는 아직 가등록 상태라 공간적 제약이 있어 항상 늦은 저녁에 만나요. 조금 딱딱한 내용이기도 하고, 늦은 시간이라 참여 부원들이 피곤하기도 해서 그런지 생각처럼 진행이 잘 안됐어요. 그래도 저는 재밌었지만요.

Q. 내가 생각해도 정말 잘 만들었고 뿌듯하다 싶은 활동은요?

▶은한  ‘쇼핑여지도’요. 서울의 다양한 패션 명소를 방문하고 방문한 곳을 네이버 지도 내 리스트나 카드뉴스로 만들어서 게시하는 활동이에요. 쇼핑 루트 소개와 추천을 목적으로 만든 활동인데, 함께 옷도 입어보고 서로 평도 해주며 즐기는 쇼핑인지라 부원들이 굉장히 좋아해요.
▷현빈  저희는 아직 동방이 없어서 활동이 적은 편입니다. 그래도 브루잉 활동이 부원들에게 가장 반응이 좋아요. 커피를 내려보고, 어떤 원두가 가장 맛있는지 투표로 순위도 정하는 활동인데 부원들이 가장 즐거워 해요.

Q. 다들 동아리 회장은 ‘인싸’만 할 수 있다고 하던데 동의하시나요?

▶은한  아뇨, 동의하지 않아요. 저는 과에서는 찐 ‘아싸’예요. 가장 중요한 건 동아리에 대해 얼마나 진심인가라고 생각해요. 사실 저는 주량이 소주 한 잔이에요. 그래도 술자리에 최대한 오래 남아서 많은 사람과 얘기하려고 해요. 운영진의 도움도 큰 힘이 되죠. 동아리를 만든 초반의 어수선하고 미흡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원이 남아서 함께 해준 건 패션에 대한 저의 진심과 노력을 알아주고 좋게 봐준 결과라고 생각해요. 물론 ‘인싸’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전 좀 힘들어요. (웃음) 술 잘 마시고 노는 거 좋아하면 더 좋겠죠.
▷현빈  저도 비동의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를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것이 동아리의 취지잖아요. 동아리는 관심이 같은 사람들이 모이고, 회장은 그걸 잘 운영하면 되는 거지 굳이 ‘인싸’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저 역시 ‘인싸’면 더 좋긴 할 것 같네요.

Q. 동아리에는 다양한 사람이 모이는데, 상대하기 힘든 부원은 어떤 사람인가요?

▶은한  개성이 정말 강한 사람이요. 이런 친구들로 인해 가끔 술자리에서 다툼이 생기기도 하는데, 단둘이 이야기해 보면 사실은 속이 여린 좋은 친구인 경우가 많아요. 서로 이해하고 인정해 주면 오히려 그런 친구들이 상대를 더 잘 배려하고 챙기더군요.
▷현빈  저는 나이가 28살이라 그런지 아직 상대하기 힘든 부원은 없었어요. 처음 만나 자기소개를 할 때, 제 나이를 들으면 저를 좀 어려워하며 예의를 지켜요. 그래서인지 지금까지는 상대하기 힘든 부원을 만난 적이 없네요.

Q. 부원들에게 비치는 자기 모습을 생각해 자기도 모르게 하는 허세 같은 게 있을까요?

▶은한  허세까진 아닌데, 부원들이 말하길 저한테 다가가기 어려운 선 같은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사람 얘기는 잘 들어주면서 정작 제 얘기는 안 하고, 비즈니스적으로 대해 거리감이 느껴진다고요. 그래서 점점 바꾸고 있어요. 친구에게 대하듯 친근하고 편안하게 부원들을 대하려고 합니다.
▷현빈  저는 진짜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지적한 적도 없는데, 있을까요? (웃음)

Q. 동아리 회장으로서 ‘내가 생각해도 좀 멋있다’고 느낀 순간이 있나요?

▶은한  음, 잘 모르겠어요. 근데 ‘내가 회장이구나’ 싶을 때는 있어요. 이번 학기 개강총회 때 70~80명이 참석했는데, 술자리에서 제가 “여러분~”하고 큰 목소리로 외쳤더니 모두가 이야기를 멈추고 저를 바라봤어요. 그 순간 ‘그래도 내가 회장이구나’하는 걸 느꼈죠. 그래서 막 “여러분 어디 갈까요?”, “여러분 ‘짠’ 한 번 할까요?” 하며 진행을 열심히 했습니다.
▷현빈  전 진짜 못 느꼈어요. 부원들은 회비를 내고 우리 동아리에 들어온 거잖아요. 운영자로서 그만큼의 서비스를 해줘야 한다고 늘 생각해요. 그런데도 아직 부족함이 많아서 만족스럽지 않아요. 언젠가 만족을 느끼는 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

Q. 동아리를 만들고 싶어도 리더십이 고민돼 망설이는 학생에게 조언 좀 해주세요.

▶은한  사실 저는 스스로를 리더보다 팔로워가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고 회장도 하잖아요. 리더십을 떠나 동아리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과 즐기고 싶다고 생각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면 해봐야죠. 최근 주변에서 ‘동아리를 어떻게 만들었냐’ 라고 추켜세우며 ‘멋있다’, ‘대단하다’ 하는데, 사실 대단하지 않아요. 에브리타임에 글 쓰면 그게 동아리의 시작이에요. 에브리타임에 모집 글 쓰고 하룻밤 자고 나면 알아서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또 동아리 운영에 대해 조언하자면, 부원분들과 사적으로 많이 만나 친해지면 좋아요.
▷현빈  일단 해보라고 조언하고 싶네요. 해봐야 확실히 알 수 있잖아요. 직접 해보면 내가 생각하는 나보다 내가 더 대단한 사람일 수 있어요. 그러니 고민만 하지 말고 일단 해봐요.

Q.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자기 모습이 있나요?

▶은한  발견했다기보단 깨달은 게 있어요. 저는 스스로 인간관계를 잘한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1년 반 동안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죠. 그동안 몰랐던 부분을 정말 많이 배웠어요.

Q. 마무리로 회장으로서 동아리 홍보 부탁드릴게요.

▶은한  우리 동아리는 일단, 우리 학교에 멋있는 사람은 다 모여 있어요. 본인이 멋있지 않다고 생각해도, 일단 오면 무조건 멋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오셔서 본인을 한층 더 멋있는 사람으로 발전시킬 기회를 잡으세요.
▷현빈  저희는 커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왜 커피가 이런 맛이 나는지 배우고 커피를 즐기는 동아리예요. 스페셜티 커피 문화를 즐기고 싶으신 분은 언제든지 오셔서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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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레모니'에서 진행하는 '커핑' 활동.

이시호 기자
2021020009@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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