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2년 개막한 이래 올해로 42주년을 맞은 프로야구는 1,000만 관중의 인기를 호가하고 있다. 3월부터 짧게는 9월, 길게는 10월까지 이어지는 프로야구의 열기를 느끼는 사람을 찾는 것은 이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번 ‘충북IN’은 프로야구 찐팬인 기아 타이거즈 정연주(환경공학과·22), 한화 이글스 권영지(환경공학과·22), 롯데 자이언츠 김한빈(심리학과·21) 학생을 만나 그들의 팬심을 들어봤다.
Q. 본인과 응원하는 팀 소개 부탁드려요.
▶연주 환경공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정연주입니다. 저는 24시즌 가을 야구 시작 전부터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기 시작한 신생 기아 팬입니다.
▷영지 저도 환경공학과 3학년인 권영지입니다. 충청도에서 태어나 주변이 다들 이글스 팬이어서 저도 자연스럽게 스며들었어요.
▶한빈 심리학과 4학년 김한빈입니다. 저는 아버지가 롯데 팬이셔서 자연스럽게 롯데 팬이 됐어요.

▲ 한국시리즈를 직관하고 있는 정연주 학생.
Q. 응원하는 팀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누구고, 기억에 남는 직관 경기가 있으면 얘기해 주세요.
▶연주 요즘 제일 화젯거리인 김도영 선수를 제일 좋아해요. 저보다도 나이가 어린데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는 게 너무 멋있어요. 올해 30홈런 30도루에도 가입한 거 보면 정말 대단하죠. 지난 9월 27일 첫 직관을 했는데, 이때가 한국시리즈 진출이 확정된 이후 경기라서 8대0으로 진 것 빼고는 재밌었어요. 보강도 미뤄주시고 갔는데 아쉬움이 많이 남죠.
▷영지 일단 우리 팀 선수를 다 좋아하지만, 특히 장진혁, 황영묵, 문현빈, 김서현 선수를 좋아해요. 올해 방치했던 청주구장에서 다시 경기가 열렸어요. 안 갈 이유가 없죠. 그래서 시험 기간인데도 일주일 전에 열리는 티켓 예매에 열을 올려서 성공했어요. 그날 경기가 유독 난타전에 만루홈런까지 나왔는데 결국 우리 팀이 승리해 너무 기분이 좋았죠.
▶한빈 베테랑인 전준우 선수가 제일 좋아요. 아무래도 이대호 선수가 은퇴하고 나서 우리 팀 타격에 희망을 줄 만한 사람이 전준우 선수뿐이라 더 애정이 가요. 기회가 되면 사직구장에 가서 직관하는데 그중 하나를 꼽는 건 어렵네요.

▲ 한화 선수 포토카드를 들고 있는 권영지 학생.
Q. 올해 42주년을 맞은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는데, 이런 인기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연주 야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이 흥미진진한 게 정말 큰 이유 아닐까요. 또 요새 틱톡이나 유튜브에 치어리더의 영상이 자주 뜨는데 그것도 작용했을 것 같고, 무엇보다 직관하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죠.
▷영지 저는 JTBC에서 방영하는 <최강야구>의 인기가 한몫했다고 생각해요. 최강야구 구성원들이 보통 프로야구에서 은퇴한 분이 많은데 그분들을 보다 보면 저부터도 ‘진짜 프로야구는 어떨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야구에 관심 없던 사람도 당연히 관심이 생겼겠죠.
▶한빈 저도 속칭 ‘야없날’인 월요일에 방송한 <최강야구>가 한몫하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최강야구를 보고 프로야구에 입문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그리고 스포츠 팬 문화와 아이돌 팬 문화가 유사성이 있어서 그런지 아이돌 팬들도 야구 쪽으로 많이 넘어왔다고 해요.

▲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는 김한빈 학생.
Q. 경기 외에 프로야구가 가진 매력, 혹은 다른 스포츠와 비교해 가지는 매력은 뭘까요?
▶연주 당장 우리나라 4대 스포츠(축구, 야구, 농구, 배구)만 놓고 봐도 제일 많은 경기 수와 저렴한 티켓 가격이 매력적이죠.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직관하며 먹고 마시는 문화가 프로야구만 매우 큰 매력 같아요. 우리 팀과 SSG의 홈구장엔 고기를 구워 먹는 구역도 있잖아요.
▷영지 저는 경기가 타 스포츠보다 ‘느슨해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공수 전환하면서 생기는 시간, 투수가 공을 던지며 끄는 시간, 경기 내용에 따라 늘었다 줄었다 하는 경기 시간 등이 느슨함의 매력을 만들지 않나 싶어요. 이것이 무박 경기나 역전에 재역전 같은 명승부를 만들어내지 않나 싶고요.
▶한빈 전 다양한 응원 문화요. 10개 구단 선수 응원가나 각 팀 응원가만 해도 굉장히 재밌는 게 많아요. 이런 응원가가 야구장에서 다른 스포츠보다 더 흥겨운 흥을 만든다고 생각해요.
Q. 응원 얘기가 나왔는데, 좋아하는 응원가와 응원 경험담을 들려주세요.
▶연주 저는 기아 팬이지만, 한화 이글스 선수들 등장 곡을 굉장히 좋아해요. 응원은 지난번 직관 때 경험했어요. 보통 홈팀 자리는 1루고 그쪽에 응원단이 있는데 저는 3루 내야 쪽에 앉아 있어서 멀리서 간접적으로 참여해 아쉬웠어요. 그래도 단체응원이라 응원단과 멀리 있어도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영지 저는 기아 김도영 선수 응원가를 제일 좋아해요. 듣다 보면 벅차오르는 느낌이 참 좋더라고요. 응원할 때 제일 좋았던 건 모르는 옆자리 사람과도 같이 응원가를 부르고 율동할 수 있다는 거예요. 직관 응원 문화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잖아요.
▶한빈 저는 저희 팀의 견제 응원을 제일 좋아해요. 일반적으로 다들 많이 아시는 “마!”하는 그 응원이요. 직관 가면 따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응원에 녹아들게 돼요. 많은 사람이 한데 모여 같은 마음으로 응원하며 뜨거워지는 건 색다른 경험이죠.
Q. 최근에는 프로야구 팬을 위한 콘텐츠가 많던데 아시는 대로 소개해 주세요.
▶연주 응원을 위해 구입하는 유니폼만 봐도 선수별로 있어요. 패션 템으로도 입는다는 걸 구단이 알아서인지 디자인도 예쁘게 잘 나와요.
▷영지 시즌이 끝난 후, 비시즌에도 구단별로 팬을 만나는 행사나 유튜브를 통해 구단이 자체 제작한 영상들을 제공해요. 새 시즌이 시작할 때까지 팬들을 챙겨주는 것 같아 좋아요.
▶한빈 롯데와 짱구가 콜라보한 굿즈가 나온 적이 있어요. 정말 귀엽고 갖고 싶은 굿즈예요. 그리고 사직구장 근처의 즉석사진관 중에는 다양한 구단의 굿즈가 마련된 곳도 있어요.
Q.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모두 지역을 연고로 하는데 이런 지역 연고제가 지역에 어떤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세요.
▶연주 보통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지역의 팀을 응원하게 되니 자연스럽게 팬층이 형성되고, 홈구장에서 경기가 있는 날엔 주변 상가는 물론이고 지역의 맛집, 카페 등을 찾아보게 되니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영지 우리 지역에 이런 인기 구단이 있다는 것이 심리적으로 지역에 대한 애정도를 증가시키는 거 같아요. 그리고 야구는 먹는 것과 뗄 수 없잖아요. 저는 보통 직관을 위해 대전에 가면 근처 성심당이나 치킨 가게에 들러요. 저도 이런 게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한빈 부산은 롯데 자이언츠를 중심으로 결속하고 단결하는 게 너무나 확실한 지역이에요. 이것 하나로 지역에 충분히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야구 직관을 통해 일어나는 소비는 물론 지역의 인지도 상승에도 지역 연고제가 크게 기여한다고 봐요.
Q. 앞으로 더 발전하는 프로야구를 위한 개인적인 생각이나 조언 부탁드려요.
▶연주 개인적으로 유튜브 생중계 도입이 어떨지 생각해요. 유튜브는 세계 최대 플랫폼이고 이를 통해 생중계를 하면 더 많은 사람이 보고, 팬도 더 많이 생기지 않을까요.
▷영지 미국(MLB)이나 일본(NPB)처럼 선수 개개인의 기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실력이 늘지 않는 선수들이 하는 발전 없는 경기를 아무리 팬이라도 계속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려워요.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가 계속되면 팬들도 떠나지 않을까요. 그리고 올 시즌에 ABS(자동 투구판정시스템)가 도입됐는데 이런 기술적 변화가 계속 시도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빈 저도 선수의 기량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요. 당장 ‘2024 WBSC 프리미엄 12’만 봐도 8강에 진출하지 못했는데, 이런 국제 무대에서의 부진은 국내 프로야구의 기량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와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팬들도 실망하고 돌아서지 않을까요.
Q. 우리 팀에서 느끼는 자부심이 있을까요?
▶연주 24시즌 우승, 프로야구 최다 우승 12회, 우리 기아는 정통 강호입니다.
▷영지 한화 팬을 보살이라고 하잖아요. 저조한 성적에도 굴하지 않고 응원하는 보살이 자부심입니다.
▶한빈 롯데는 ‘못하지만 똘똘 뭉친 부산’이라는 마인드가 자부심입니다.
Q. 마지막으로 프로야구의 매력을 한마디로 표현하면요?
▶연주 ‘눈과 입이 즐겁다.’ 꼭 기아 타이거즈 구장에 가셔서 냉족발 먹어보세요. 경기도 정말 재밌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직관하며 먹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영지 ‘세 시간의 즐거운 경험.’ 연주 님 말처럼 야구장에서 먹는 음식은 굉장히 특별하니 그 즐거움을 꼭 경험해 보세요.
▶한빈 ‘발냄새와 같은 매력.’ 좋지 않은 냄새인 줄 알면서 맡아보는 발냄새처럼 경기를 보다 보면 화가 나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결국은 또 보게 되는 게 야구입니다.
홍원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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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