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괴테는 이렇게 말했다. “음악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말할 자격이 없다.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제야 사람으로서 반쪽이 된다. 음악 활동을 하는 사람은 비로소 온전한 사람이 된다.” 우리 학교에서 누구보다 음악 활동에 진심인 사람들을 찾아갔다. 제2학생회관의 동아리 방으로 직접 찾아가 우리 학교를 대표하는 밴드 동아리 ‘블랙홀’을 만났다. 음악은 함께할 때 가장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각각 보컬, 기타, 키보드, 베이스, 드럼을 맡고 있는 강혜윤(사회학과·22), 김영서(화학과·20), 김대윤(정보통신공학부·22), 이서진(생물교육과·24), 유수지(미생물학과·25) 밴드부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본인 소개와 본인이 맡은 역할의 매력에 대해 알려주세요.
보컬 혜윤 블랙홀 41기 보컬 강혜윤입니다. 보컬은 가장 먼저 들리는 소리로 그룹의 색깔을 결정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타 영서 기타 파트를 맡은 김영서입니다. 기타는 밴드 음악 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악기로 음향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앰프나 페달의 사용 방법에 따라 음색의 가변성이 큰 악기입니다. 곡 중간에 솔로(독주) 파트가 있으면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환기하는 역할도 합니다.
키보드 대윤 작년 2학기부터 블랙홀 키보드를 담당하는 김대윤입니다. 키보드는 피아노 소리뿐만 아니라 전자음, 현악기 등 곡에 맞는 다양한 음색을 표현할 수 있어요. 주목받지 않더라도 곡 안에 존재하며 전체적인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해주는 게 키보드입니다.
베이스 서진 블랙홀 베이스 이서진입니다. 베이스 소리는 관객에게 잘 들리지 않을 때가 많지만, 들리지 않아도 심장을 울린다는 점이 낭만적입니다.
드럼 수지 블랙홀 44기 ‘사사로이’ 팀에서 드럼을 맡은 유수지입니다. 드럼은 강약이 분명한 게 좋아요. 배우기 전에는 단순히 세게 두드려 박자를 맞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다뤄보니 섬세할 때는 그 어떤 악기보다 섬세하고, 또 큰 소리를 낼 때는 그 어떤 악기보다 파워풀해요. 강약과 박자를 조절해 리듬을 만들어내는 게 드럼의 매력입니다.

Q.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했고, 밴드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보컬 혜윤 저는 중학교 때부터 혼자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해서 일주일에 두 번은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부르곤 했습니다. 그래서 스무 살이 되자마자 꼭 밴드를 하고 싶단 생각으로 블랙홀 오디션에 지원했죠.
기타 영서 기타를 치기 시작한 건 중학교 2학년 때이고, 어릴 적부터 록이나 메탈 음악을 좋아해서 일렉 기타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혼자 연습만 하는 것보단 밴드에서 실제로 합주하고 공연하는 게 즐거울 것 같아 고등학생 때 처음 밴드부에 들어가 활동을 했고, 그때의 좋은 기억으로 지금도 밴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키보드 대윤 초등학교 때 다닌 피아노 학원이 시작였죠. 음악은 어렸을 때부터 관심이 있었는데, 특히 밴드 음악을 좋아했어요. 나도 공연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고등학교 때 처음으로 학교 밴드부에 들어갔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
베이스 서진 베이스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다니던 학원 밴드부에 사람이 부족해서 거의 강제적으로 베이스를 맡게 된 것이 시작이었고, 블랙홀은 여러 동아리 중 가장 마음이 끌렸어요.
드럼 수지 지금부터 9개월 전, 블랙홀 오디션 보기 불과 2주 전에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원래는 실리카겔의 <Realize>라는 곡을 꼭 치고 싶어서 그 곡만 배우고 그만두려 했는데 드럼의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매력에 빠져 결국 블랙홀 면접까지 보게 됐네요.
Q. 밴드 활동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나 순간은 언제인가요?
보컬 혜윤 지난해 대동제가 기억나요.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무대였거든요. 3곡을 했는데 마지막 곡이 유다빈 밴드의 <오늘이야>였어요. ‘남은 우리 날은 어딜 비출까. 기억 넘어 황홀함을 잊진 않을까. 좋은 날도 흐린 날도 지나갈 듯 머물러 있는 푸른 우리 봄의 꿈이기에’라는 가사가 있는데, 무대에서 느낀 황홀한 감정을 잊어버릴까 불안하면서도, 푸른 봄의 꿈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을 다질 수 있었어요.
드럼 수지 지난 5월에 있었던 정기 공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전까지는 공연이나 콘서트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는데, 직접 무대에 서보니 사람들이 왜 굳이 공연장을 찾아 라이브 음악을 듣는지 알겠더라고요. 그 후로는 헤드폰으로 듣는 음악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어 시간이 나면 콘서트 공연장을 찾을 정도로 라이브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Q. 5명이 각자의 역할을 하며 합주할 때 어떤 식으로 호흡을 맞추는지 궁금해요?
기타 영서 보통 드럼이 전체적인 박자를 잡고 가기 때문에 드럼 큐에 맞춰 곡을 진행합니다. 합주를 여러 번 하다 보면 서로 중요한 사항이나 눈에 띄는 부분을 잘 알게 되어 눈을 마주치는 등의 사인을 주기도 합니다.
키보드 대윤 매주 합주하면서 곡의 구성을 바꾸거나 추가할지 팀원들과 상의합니다. 예를 들면 다 같이 앉았다가
일어난다거나 곡 중간에 브레이크를 넣는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물론 처음에 할 때는 조금 어색하지만 공연할 때가 되면 다들 완벽하게 호흡이 맞습니다.
드럼 수지 첫 정기 공연을 준비할 때는 베이시스트에게서 베이스 파트만 딴 녹음본을 받아 연습했는데, 당시에는 실력이 부족해 단순히 박자를 맞추는 수준에 그쳤어요. 하지만 오는 11월 15일 정기 공연을 준비하면서는 보컬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박자가 보컬의 호흡과 어긋나지 않도록 직접 작게 노래를 부르며 확인하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는 보컬의 입 모양을 보며 타이밍을 맞추는 방식으로 합을 다듬고 있어요.

Q. 공연 전에 꼭 하는 나만의 징크스나 루틴이 있나요?
보컬 혜윤 보컬이다 보니 아무래도 목을 푸는 게 루틴입니다. 각자 목을 푸는 방법이 다르겠지만, 전 목에 기름칠하기 위해서 밥을 먹어요. 은근히 필요한 루틴입니다. 또 입술을 떠는 ‘립트릴’도 합니다. 립트릴은 목을 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기타 영서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공연 전날이나 당일에 줄을 교체합니다. 연주 시 매끄러움도 있지만, 끊어지지 않을 거라는 마음의 안정을 줍니다. 또 리허설 때 사용한 장비의 세팅을 사진으로 찍어 본 공연에 활용합니다.
드럼 수지 블랙홀 드럼 파트 중에서 저만 크래시와 라이드 심벌을 놓는 방식이 달라 제 차례가 끝나면 재빨리 자리를 원래대로 바꿔놓곤 합니다. 또 공연 전에 드럼 스틱을 이용해 전완근 스트레칭을 꼭 합니다.
Q. 무대에서 실수한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어떻게 대처했나요?
보컬 혜윤 가사 실수를 굉장히 많이 했어요. 가사 실수를 연습할 때는 아차 싶어 멈추지만, 무대에서는 개사해서라도 멈춰서는 안 돼요. 되도록 실수가 아닌 척 자연스럽게 넘어갑니다.
기타 영서 솔로 파트에서 박자를 놓치거나 실수하면 아무래도 티가 많이 나 머릿속이 하얘지곤 해요. 이럴 때는 보통 조금 어색해도 즉흥으로 연주하며 넘어갑니다. 또 여름철에는 땀이 많이 나 손이 자주 미끄러집니다. 그래서 연주 중 파트가 비는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을 때마다 손의 물기를 닦아줍니다.
베이스 서진 스트랩이 끊어지고, 앰프가 꺼지고, 튜닝이 바뀐 적이 셀 수 없이 많아요. 앉아서 치거나, 앰프를 다시 빨리 켜고, 바뀐 튜닝에서 계산해 베이스를 잡습니다.
드럼 수지 지난 5월 정기 공연에서 같은 팀원이 솔로 파트 중 악보를 잘못 읽어 곡이 끝난 줄 알고 연주가 약 10초간 멈춘 적이 있어요. 정적이 길어 당황했지만, 다행히 머릿속에서 곡을 계속 진행하고 있었던 덕분에 팀원의 솔로 파트가 원래 끝나야 했을 부분에 맞춰 다시 들어갈 수 있었어요.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은 일부러 멈춘 ‘홀드’인 줄 알았다고 하더군요. 이때 경험으로 무대에서는 항상 머릿속으로 곡을 함께 재생하며 연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Q. 앞으로 밴드부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기타 영서 청주 밖의 타 지자체에서 외부 공연을 한번 해 보고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투어를 다니는 뮤지션의 기분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키보드 대윤 밴드 활동이 제 진로와 관련은 없지만,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어요. 적어도 부원들과는 후회 없이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
고 싶어요. 그리고 그들과 한 번쯤은 학교 축제에서 공연하고 싶네요.
드럼 수지 블랙홀 오디션 당시 똑같은 질문을 받았는데, 언젠가 주다스 프리스트의 <Painkiller> 같은 고난도 곡을 연주해 보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그때는 실수가 없어야만 좋은 공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정기 공연을 마친 후 선배가 ‘완벽하지 않아도, 음정이 나가더라도 그 과정이 즐겁고 무대 위에서 행복했다면 그게 좋은 공연’이라고 말해줘 큰 울림이 됐어요. 그래서 지금의 목표는 드럼을 치고 합주하는 시간을 더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연주자가 되는 것입니다.
김정린 기자
rinjeong@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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