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학생들의 요구에 따라 그리고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좀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혹은 나만을 위한 졸업앨범을 만드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투명하고 공정한 졸업앨범

  학교와 학생회의 일방적인 졸업앨범 제작과정. 기존의 이런 졸업앨범 제작에 서울대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서울대 총학은 올해 졸업앨범 공개 입찰 제도를 시행했다. 올해 졸업앨범 공개 입찰에 참여한 4개 업체에 대해 지난 3월과 4월에 걸쳐 학생위원의 평가, 온·오프라인 설문조사, 총학의 평가가 이뤄졌다. 일반학생을 대상으로 제작 업체 1순위를 설문조사 했으며 일반 학부생으로 구성된 학생위원이 사진 촬영 과정, 업체 프레젠테이션, 촬영한 사진 등을 평가했다. 이에 총학의 평가까지 더해 각각 4:4:2의 비율로 점수를 환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업체를 선정했다.

  제주대의 경우 지난 2002년부터 졸업앨범 공개 입찰 제도를 시행해오고 있다. 학생들의 선거로 선출되어 학생회와는 별개로 구성되는 졸업준비위원회와 4학년 학생 대표 70명이 매년 최저 졸업앨범 가격 혹은 양질의 앨범 등을 중점으로 두고 평가한다. 이뿐만 아니라 앨범 매수, 용지의 질, 업체의 사업계획서, 앨범 제작 경력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을 심사한다. 이 심사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업체가 선정돼 졸업앨범을 제작하게 된다.

졸업앨범의 DIY(Do It Yourself)

  졸업앨범을 학과에서 제작하는 새로운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올해 우리 학교 철학과 24명 졸업생에게 청구된 졸업앨범 비용은 일반 학생들에게 청구된 55,000원이 아닌 약30,000원 선이다. 철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졸업앨범을 제작했기 때문이다. 올해 철학과에서는 졸업앨범의 기획, 제작 등 앨범 제작 과정에 학과 학생들이 참여해 그들만의 추억이 담긴 졸업앨범을 만들었다.

  졸업앨범 촬영 날 전체 졸업앨범 사진을 찍은 후 철학과 학생들끼리 모여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이를 사진 인화 사이트에서 사진 배치, 디자인 작업 등을 거쳐 졸업앨범을 만들었다. 이런 철학과만의 졸업앨범 제작에 대해 임기정(철학과·01)씨는 "사진관에서 찍어내는 틀에 박힌 일률적인 사진, 앨범이 아니라 자유롭게 사진을 찍고 제작해 기억에 더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철학과 학생들이 총학에서 제작한 졸업앨범 대신 철학과 졸업앨범을 구입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