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와 민주노총 충북지역노동조합(이하 충북노조)이 학내 청소 용역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차이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우리학교는 시설 청소 및 외곽 청소 업무를 2007년부터 현재까지 약 1년 단위로 ‘위훈용사복지회’와 수의계약을 맺어왔다. 그러나 실제 청소 업무는 2008년 3월 31일부터 ‘(주)도림’이 재하도급 받아 맡아오고 있다. 재하도급은 우리학교와 용역업체가 체결한 계약의 특수조건 제5조 6호에 위반하는 사항이다. 재하도급이 이뤄지면 어쩔 수 없이 노동자들의 임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북대, 부산대, 전남대, 전북대를 비롯한 국립대 여성 청소 노동자들은 모두 110만원(남성 평균 122만원)을 초과하는 임금을 받고 있으나, 우리학교 여성 청소 노동자들은 겨우 최저임금을 초과하는 83만 6000원(남성 90만원)을 받고 있다. 때문에 학교 측은 재하도급의 문제점을 인정하고 오는 31일 ‘위훈용사복지회’와 계약이 끝나는 날을 기점으로 다년간 맺어왔던 수의계약을 종료하고, 정부지침대로 공개경쟁입찰을 하겠다고 밝혔다.

 노조 측이 주장하는 문제점은 여기에 있다. 우리학교와 ‘위훈용사복지회’의 계약이 끝나게 되면 자동적으로 ‘위훈용사복지회’와 ‘(주)도림’의 계약 또한 종료되며, 그렇게 되면 ‘(주)도림’에 소속된 청소 용역 노동자 80명의 재고용 또한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이에 충북노조는 “업체가 바뀌더라도 현재 충북대에서 일하고 있는 미화원 80명의 고용을 승계할 수 있도록 고용보장을 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회사 경영에 대한 강제는 불가능하다며 고용승계 합의는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했다. 그러나 충북노조 양인철(41) 조직국장은 “이는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며 기존 위탁업체 고용승계 사례를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실제로 성신여대는 2008년 노동조합과 고용보장 합의서를 작성한 바 있으며, 경남 사천시, 원주시, 통영시 등 시 단위 구역 내에서도 기존 업체의 인력을 고용승계 한다는 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특히 양 국장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어떤 업체가 들어서더라도 정부지침에 따른 업체 수익은 정해져 있으므로 고용승계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회사 경영에 대한 간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총무과 강태희 서무계장은 “업체가 바뀌면 고용주가 기존 직원들의 적격 여부를 따져본 뒤 문제 삼을 만한 것이 없다면 업체에서 그들을 재고용할 것”이라고 말하며 “학교 입장에서 보더라도 기존에 청소하시던 분들이 계속 맡아 해주면 좋지만 이는 새로운 업체와의 계약체결 후 다루어 나갈 문제이지 학교가 나서서 이들 모두에 대한 고용승계 보장을 해줄 순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강 계장은 “그러나 적격 심사 후 이들 대부분이 재고용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노조 측이 주장하는 ‘청소 용역 노동자 집단 해고 위기’는 억측”이라고 주장했다.

충북노조는 청소 노동자들의 고용승계 보장을 위해 현재 신학생회관 및 개신문화관 입구에서 학생들과 교직원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으며“고용승계를 보장받지 못할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장원준 기자

first@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