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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3.11.27 월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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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지
대학 축제가 아니라 연예인 축제, 이대로 괜찮을까?
제 968 호    발행일 :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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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학 축제 놀러 갈래?”, “거기 연예인 누구 오는데?”. 대학 축제를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대화일 것이다. 언제부턴가 초대 가수가 대학 축제에 가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 지난달 우리 학교가 진행한 단과대 연합축제 <홀리데이>와 개신대동제 <아벨리오> 역시, ‘누가 오는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윤하, 다비치, 아이브, 비비… 연예인 축제가 돼버린 대학 축제, 과연 이대로 괜찮을까?


연예인만 부르면 그만

  현재 대학 축제는 연예인 라인업에 따라 평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명한 연예인을 부르면 해당 축제는 성공, 조금 덜 유명한 연예인이 오면 실패한 축제로 평가된다. 이와 같은 인식은 인기 포털 사이트에 ‘대학 축제’라고 검색하기만 해도 알 수 있다. 대학 축제를 검색하면 자동 완성 단어로 ‘연예인’이나 ‘라인업’ 혹은 유명 아이돌 그룹의 이름이 붙는다. 대학생이라면 모두 알법한 대학 축제인 연세대 <아카라카>, 한양대 <라치오스> 등의 유명세는 역시나 화려한 초대 가수 라인업 덕분이다. 유튜브에 연세대 아카라카를 검색하려 하면, 그 뒤에는 해당 축제를 방문했던 유명 가수의 이름이 붙는다. 연예인이 해당 축제를 대표하는 듯한 현상은 우리 학교 축제에서도 나타난다. 우리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들어가 보면 초청 가수 라인업을 비교하며 축제와 축제 주최 측을 비난하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축제의 성공 여부와 축제 주최 측에 대한 평가가 그야말로 연예인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이처럼 연예인 중심의 대학 축제는 더 이상 대학 축제가 아닌, 작은 콘서트 같이 여겨진다. 실제로, 몇몇 대학은 축제를 앞두고 티켓팅을 해서 티켓을 소지한 사람만 입장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일부러 값을 올려 티켓을 판매하는 암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티켓 없이 학생증으로 입장 되는 축제의 경우에는 학생증 대여가 마치 티켓 판매처럼 이뤄지기도 한다. 형식만 다를 뿐, 행사의 목적과 형식이 점점 콘서트장과 비슷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탓에 정작 축제의 다른 행사들은 주목받지 못한다. 실제로 우리 학교 ㄱ(정치외교학과·19) 학생은 “걸그룹 아이브가 온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학교 축제에 대해 제대로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연예인 중심의 대학 축제에 대해서는 다양한 반응이 존재한다. 우리 학교 ㅇ(사회학과·19) 학생은 “개인적으로 연예인에는 관심이 없지만, 다들 좋아하고 즐기니까 좋은 것 같다. 다수의 학생들이 좋아한다면 문제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 학교 ㅇ(정치외교학과·20) 학생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이 더 크다. 지역 주민들까지 공연을 관람하러 오면서 교통이 마비되고 통행에 지장을 주는 경우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연예인 공연 비용의 출처, 등록금과 학생회비

  유명한 초대 가수를 부르기 위해서는 꽤 많은 섭외 비용이 필요하다. 2013년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유은혜 의원실에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서인국, 버벌진트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천만 원 이상이 필요하며, 아이유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2천만 원 이상, 당시 최고 인기 그룹이었던 카라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3천만 원 이상을 지불해야 했다. 게다가 이번 해에 열린 대학 축제는 대부분 3년 만에 열리는 대면 축제이다 보니 연예인 섭외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져 섭외 비용 단가도 많이 올랐다. <서울신문>의 ‘“연예인 20분 공연에 5,000만 원”…초호화 대학축제’ 기사에 따르면 가장 몸값이 비싼 연예인의 경우 20분 공연에 5,000만 원을 지불 해야 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천만 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실제로 <미디어오늘>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대학 축제 가수 초청 비용 물었더니’ 기사에 따르면, 올해에 열린 대학 축제에서 부산대는 위너와 거미를 섭외하기 위해 각각 2,750만 원과 1,350만 원을 지불했고, 전북대는 폴킴을 섭외하기 위해 1,870만 원을 지불했다. 이 같은 비싼 연예인 섭외 비용에 대해서는 문제없다는 반응과 학비 낭비라는 반응이 공존한다. 우리 학교 ㅂ(중어중문학과·22) 학생은 “축제는 특별한 날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도 연예인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우리 학교 ㅇ(생물교육학과·22) 학생은 “현실적으로 연예인 섭외 비용을 학생 복지나 축제의 다른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사용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등록금을 낸 학생이라도 초대 가수 공연을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생회비로 운영되는 행사의 경우, 학생회비 납부 여부에 따라 누릴 수 있는 혜택에 차이를 둔 학교도 있다. 계명대 제59대 총학생회 ‘칼라’는 학생회비 미납 학생을 재학생 존에 들어올 수 없게 해 논란이 됐고, 부산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회비 미납 대학원생의 교내 구성원 구역 출입을 제한 해 논란이 됐다. 또한 지난달 19~20일 진행된 우리 학교 단과대 연합축제 <홀리데이>에서도 학생회비 납부 여부에 따라 좌석에 차이를 두고, 일부 학생의 입장을 제한했다. 이를 두고 우리 학교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같은 우리 학교 학생인데 왜 학생회비 납부 여부로 좌석을 구분하냐”, “어차피 등록금으로 연예인을 부르는 데 왜 학생회비 납부 학생이 더 좋은 자리에서 관람하냐” 등 학생회비 납부 여부로 좌석 차이가 생기는 것에 대한 논란이 뜨거웠다. 이에 대해 우리 학교 ㅎ(정치외교학과·19) 학생은 “모든 축제 예산이 학생회비 내에서 측정되는 것이 아니고 등록금도 포함돼있을 텐데, 학생회비 납부 여부로 좌석에 차등을 두는 건 불공평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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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다면 실제로 학교 축제는 어떤 돈으로 진행될까? 우선, 과 학생회가 주축이 되는 단과대 연합축제의 비용은 모두 과 학생회비로 충당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과 학생회비는 입학할 때 4년 치를 일괄 납부한다. 한편, 총학생회에서 진행하는 개신대동제는 등록금과 학생회비를 모두 사용한다. 우리 학교 학생과 관계자는 “축제 예산에 등록금과 학생회비가 사용되는 비율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학교 예산이 사용되는 것은 맞다. 그리고, 축제 중 몇몇 프로그램은 학생회비만으로 운영하는 것도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과대 연합축제와 개신대동제 중 학생회비만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학생회비 납부 여부에 따라 혜택에 차이를 두는 것은 합리적일 수 있다.
  그런데 학생회비 납부 여부에 따른 차등이 ‘차별 논란’으로 번지는 것은 학생회비가 축제에 얼마나 쓰이는지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기자가 만난 우리 학교 학생 중 학생회비가 축제 예산에 얼마나 쓰이는지 알고 있는 학생은 아무도 없었다. 다른 대학도 상황은 같았다. 부산대 ㅇ(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19) 학생은 “학생회비 납부 여부를 통해 차이를 둘 거면, 연예인 섭외 비용에 학생회비가 얼마나 사용됐는지 정확한 비율을 공개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경북대 졸업생인 ㅈ(신문방송학과卒·18) 씨도 “논란을 줄이려면 학생회비 고지서에 축제 시 좌석에 차등이 있을 수 있음을 미리 고지해야 한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다양한 대학 축제들

  그렇다면 유명한 연예인의 이름값에 의지하지 않고 좋은 대학 축제를 만들어 나가는 방법은 없을까? 성신여대는 <2018 성신 대동제>를 통해 연예인 없는 축제를 기획했다.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만들겠다는 의도였다. 축제 가수 공연 대신 ‘잔디밭 영화제’를 통해 잔디밭 돗자리와 에어 베드에 누워 영화를 보는 행사를 진행하며 대학생들의 ‘대학 로망 실현’을 도왔다. 이외에도 드레스 코드를 통한 SNS 이벤트, 학생들의 노래 대회인 ‘시크릿 가왕’, 보물찾기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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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가지 색다른 시도를 하는 대학 축제도 있다. 호남대는 이번 달에 열릴 <2022 AUTUMN FESTIVAL>을 부모님과 함께하는 ‘호남대학교 패밀리 축제’(이하 호패 축제)로 진행하기로 했다. 부모님, 형제, 자매 등과 함께 출전할 수 있는 ‘호남대 패밀리가요제’는 이번 축제의 주요 행사 중 하나로, 이를 통해 재학생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함께 모두 즐기는 축제 문화를 만들 계획이다.
  한편, 부산대는 ‘2022학년도 부산대학교 대동제’에 ‘e-스포츠 대회’를 열었다. ‘e-스포츠 대회’의 종목은 카트라이더와 롤로, 대학생들이 즐겨하는 게임으로 선정했다. 유명 게임 캐스터인 전용준 캐스터와 함께 진행된 롤 대회는 많은 학생의 이목을 끌었다. 현재 부산대에 재학 중인 ㅇ(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19) 학생은 “컴퓨터를 설치해서 현장에서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실제 대회 같았다. 해당 행사가 학생들을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언제나 대학 축제의 포커스는 연예인에게만 맞춰졌다. 이번 단과대 연합축제 <홀리데이>와 개신대동제 <아벨리오> 역시 초대 가수 라인업이 공개된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그러나, 초대 가수 공연 무대 뒤에는 많은 학생이 노력해서 만든 다양한 행사, 부스, 공연이 있었다. 과 체험 부스를 준비하고, 학업 생활로 바쁜 와중 시간을 내 노래를 연습하는 이들은 연예인 뒤에 가려져 보이지 않지만, 누구보다 대학 축제를 ‘대학’ 축제답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사람들이다. 언젠가는 우리 학교에서도 연예인이 아닌 학생이 주인공이 되는 대학 축제가 열리길 바란다.

김혜지 기자
hjisunlose@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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