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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4.04.22 월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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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건
치솟는 대학가 점심값 ‘런치플레이션’ 학생, 식당 모두 한숨만 푹
제 969 호    발행일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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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3~4차례 대학교 인근 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김찬식(경영학부.22) 학생은 평소 즐겨 먹던 연어 덮밥의 가격이 2,000원 인상된다는 공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불가피한 인상이라는 식당 측 설명이 이해는 가지만, 같은 음식을 기존 가격으로 먹을 수 없다는 상실감은 어쩔 수 없다”라는 속마음을 전했다. 박유빈(건축공학과·21) 학생은 “자주 방문하는 식당의 30% 정도는 값을 인상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여놨다. 학식도 올해 소폭 인상된 것으로 알고 있다. 확실히 몇 년 전보다 점심값이 자주 인상되는 것 같다. 최근 식비가 많이 늘어 부담스럽다”라고 말했다. 이는 비단 두 사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대학가의 ‘런치플레이션’에 대해 알아보자.


‘런치플레이션’으로 고통받는 대학생

  ‘런치플레이션(Lunchflation)’. 점심값 부담이 커지면서 나타난 ‘점심(Lunch)’과 ‘물가상승(Inflation)’의 합성어로 점심값 지출이 늘어난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본래 직장인 사이에서 통용되던 말이었으나, 이젠 대학생도 ‘런치플레이션’의 부담을 안게 됐다. 값싼 점심의 대명사로 불리던 대학교 학생 식당(이하 학식)과 대학가의 식당 상당수가 물가상승으로 인한 식대 인상안을 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학생이 체감하는 런치플레이션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달 14일부터 23일까지 10일간 우리 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네이버 폼을 이용해 ‘대학가 런치플레이션’에 대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조사에 참여한 총 72명의 대학생 중, ‘최근 들어 값을 인상하는 식당을 본 적 있는가’라는 질문에 98.6%(71명)가 ‘그렇다’라고 답했으며 ‘점심값 인상이 부담스럽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에 91.7%(66명)가 ‘부담을 느낀다’라고 응답했다. 또한, 72명의 학생 중 점심 한 끼 당 ‘8,000원 이상 10,000원 미만’의 금액을 소비하는 학생이 절반 이상이었다. 이는 한 끼 식사에 최저시급 수준의 금액을 지불하는 학생이 상당수라는 것을 시사한다. ‘점심값 인상에 대해 어떠한 생각이 드는가’라는 질문에는 “소득이 없거나 적은 대학생에게 가혹하다”, “커피값을 줄이며 점심을 사 먹고 있다”, “물가가 치솟는 게 실감이 난다”, “식당도 어쩔 수 없겠지만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여기서 더 오른다면 정말 저렴한 것만 찾아 먹어야 할 것 같다” 등 부정적인 답이 대부분이었다.
  런치플레이션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은 비단 우리 학교 학생만의 것이 아니다. 충남대 조은(행정학부·22) 학생은 “인건비나 재룟값 때문에 가격이 상승한 식당을 최근 들어 많이 봤다. 학교 학식도 전체적으로 가격이 500~1,000원 정도 올랐다”라고 말했다. 강원대 최재율(인문학부·22) 학생도 “입학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대학 식당가의 음식값이 많이 올랐다. 자주 가는 돈가스집은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삼겹살집은 1인분에 8,000원에서 9,000원으로 올랐다”라고 말했다.
  학식도 가격 인상에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 학교 학식을 운영하는 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지난 3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별빛식당의 식대 500원 인상 공지와 함께 “최근 4년간 최저임금 인상(20.4% 인상) 및 원가 재료비 지속적 상승(돼지고기 77%, 닭 53%, 김치 20% 등)으로 인해 식대 인상을 결정했다. 가격 인상에 대한 깊은 이해를 부탁드리며 구성원들의 후생 복지 차원으로 음식의 질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대부분 대학교에서 학식 식대가 500~1,000원가량 인상되면서 ‘가성비 학식’은 사라져 가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 네트워크(이하 전대넷)에서 전국 대학생 1,9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 지방선거 대응을 위한 전국 대학생 설문조사 분석 & 부담 없는 학식을 위한 학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학 입학 이후,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 항목’으로 47%(893명)가 ‘식비’를 선택했다. 이는 학생들에게 식비가 등록금, 주거비, 교통비 등 보다 더 큰 부담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대학생들에게 부담을 주는 런치플레이션의 가장 큰 원인은 물가상승이다. 그렇다면 물가상승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리 학교 경제학과 박기홍 교수는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 중, 물가상승에 가장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준 요인 두 가지로 ‘유가 상승’과 ‘원.달러 환율의 인상’을 들었다. “유가 상승은 곧 모든 수입 물품에 대한 가격 상승을 뜻한다. 기름값이 오르다 보니 무역에서 발생하는 이동비용이 오를 수밖에 없고, 해당 비용만큼 수입 물품의 가격이 인상되는 것이다. 그러나 연초 급등한 유가는 현재 조금 안정됐기 때문에 현재 물가에 큰 타격을 가하는 건 ‘고환율’이라 말할 수 있다. 작년 1,100원대이던 환율은 지난 10월 21일 기준 약 30% 인상돼 1,430원대에 다다랐다. 30% 인상률은 외국에서 들여오는 모든 물건을 30% 더 비싸게 구매해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가 상승, 고환율은 수입 물가의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곧 국내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우리 생활에 큰 타격을 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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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인상해도 어려운 현실… 고통받는 자영업자

  불가항력적 물가상승에 식당은 결국 가격을 인상했지만, 그들의 숨통은 전혀 트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 학교 중문의 ‘한가네 짬뽕’ 정태현(45) 사장은 6,000원이던 짬뽕 값을 지난 3월부터 7,000원으로 인상했다. 하지만 그는 “지금이 훨씬 비싼 가격이지만, 4,000원에 판매하던 2010년 당시가 마진이 더 많았다”라며 “올해 여름엔 비가 많이 내리는 바람에 채소류의 작황이 나빠져 가격이 폭등했다. 특히 작년 8~9월 구매한 배추의 경우, 한 망(10kg 내외)의 가격이 비싸면 7천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5kg에 3만 원까지 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기름값, 납품 비용, 임대료와 인건비, 카드 수수료, 배달 대행비, 고깃값과 밀가루값 등 장사하는 데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의 가격이 올라 한숨만 나온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우리 학교 중문에서 한식집을 운영하는 ㅇ(60) 사장도 지난달 3월부터 모든 메뉴를 1,000원씩 인상했다. 그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삼중고 때문에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모든 재료 가격이 다 올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라며 “이 근방의 상권이 점점 죽어가고 있다. 아마 모든 자영업자가 똑같이 힘들어하고 있을 거다. 이런 상권 쇠퇴가 계속된다면 소비도 위축될 것이고, 결국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 가장 무섭다”라는 걱정을 전했다.

대학생의 식비 부담을 해결하려면?

  박기홍 교수는 지난 10월부터 적용된 가스비.전기요금 인상안과 계속해서 검토되는 추가 인상안, 러시아의 천연가스 등 솟구치는 에너지 원자재 가격,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의 원유 감산 발표 등을 근거로 지금 당장 물가가 안정되거나 내려가는 것은 어렵다고 전망했다. 내년 초중반까지는 지금과 같은 고물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이에 따라 높은 점심 가격도 계속된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은 방치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을 덜기 위해선 정부의 역할이 필요해 보인다. 모든 자영업자를 직접적으로 지원하지는 못하더라도 대학 내에 있는 학식의 단가를 안정화하는 데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예산을 직접 지원하는 정책뿐 아니라, ‘중간다리’로서의 정부의 역할이 절실하다. 전대넷 김민정 위원장은 “정부(지자체)가 대학교와 그 대학교 근방의 지역에서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들과의 연계를 주도해 식재료의 단가를 줄이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학식 재료비로 고민하는 대학과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는 업체와 협업을 맺는다면, 학생들의 학식값에 대한 부담도 덜면서 지역 경제도 살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쌀과 같은 상품은 매년 상당한 양으로 초과 생산된다. 따라서 정부가 쌀을 매입해, 대학에 나눠주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이 방법은 쌀 소비량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더욱더 긍정적이다. 실제 순천향대의 경우 지역 농산물을 지원받아서 학식 단가를 줄인다”라며 대학과 지역 사회의 연계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민정 위원장은 “현재 많은 대학의 학식이 직영이 아닌 민간 위탁으로 운영하면서 가격이 더욱 인상됐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민간 위탁으로 변경한 명지대에서는 최대 9,000원의 가격을 선보이며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을 주고 있다. 이 점 역시 정부가 학식 단가에 개입해야 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점심값의 상승은 단순히 대학생들의 식비 부담이 늘었다는 것에 그치는 문제는 아니다. 물가상승과 경제침체로 인한 국가적 재난을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물가상승 장기화와 그로 인한 민생고가 예상되는 가운데 학생과 자영업자 모두의 생기가 살아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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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건 기자
dongard@chungb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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