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최근 들어 잠잠했던 청주․청원통합이 행정안전부에서 추진하는 행정구역 자율통합으로 인해 다
시 이슈화 되고 있다. 이번 사회 기획에서는 청주․청원통합의 배경, 진행 상태를 알아보고 앞
으로의 전망을 조심스레 예측해 보았다.
 
15년째 이어져 온 논란
 청주․청원통합 논란의 시작은 1994년 정부에서 추진한 도․농통합 정책이다. 이 정책으로  전
국 81개 시․군이 40개로 통합되었지만 통합 대상이었던 여수․여천, 양주․의정부와 함께 청주․
청원은 의견 수렴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발로 통합이 무산된 적이 있다. 이후 2005년에도 통합을
위한 주민투표를 실시하였지만 청원군민의 적극적인 반발로 무산되었다. 매해마다 청주․청원통
합은 ‘뜨거운 감자’였으며 청주시민과 청원군민의 풀기 어려운 숙제였다.
 
다시금 고개를 든 청주․청원통합 논란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은 경축사를 통해 “100년 전에 마련된 낡은 행정구역이 지역주
의를 심화시키고 효율적인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벽이 되고 있다”라고 말하였다. 이 발언을
시발점으로 행정구역개편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곧이어 행정안전부(이하 행
안부)가 구체적인 개편안인 ‘행정구역 자율통합’ 정책을 제시했고, 청주․청원이 시범 통합
대상에 선정되면서 청주․청원통합이 다시금 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진행상태는 오리무중
 행안부는 통합 건의서를 제출한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찬성률이 50%를 넘
는 곳에 한해 자율통합을 추진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지난 10일 실시된 행정구역 통합관련 지
역주민 여론조사 결과(청주 찬성 89.7%, 청원 찬성 50.2%)를 바탕으로 청주․청원은 자율통합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청원군의 반대율이 49.8%로 찬성율과 0.4%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각 의회간 협의를 통한 진행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지
방자치단체장 간의 입장도 엇갈린다. 남상우 청주시장은 지난 2006년 출마 당시 첫 번째 공약
이 청주․청원통합일 정도로 이 문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왔다. 청주시장의 입장에서
현재 행정구역 자율통합 정책은 청주시민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기회이다. 이에 반해 김재
욱 청원군수는 청주․청원통합에 반대하는 것도 모자라 청원‘군’을 ‘시’로 승격시키는 정책
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행정구역 통합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지
만 청원군수의 청주․청원통합 반대 입장은 확고한 상태이다. 이렇듯 청주․청원통합에 있어 양
측의 입장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실정이다.
 
청주․청원 통합 효과
 청주․청원이 통함됨으로써 △주민 참여․자치가 실현되는 지방자치 모델도시 형성 △지역균형
발전과 서민우선 행정 가능 △도시와 농촌이 상생협력 하는 도농복합도시 건설 △자연과 인간
이 조화로운 환경정책 가능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는 보건 복지 공동체 구축 △글로벌 경쟁력
갖춘 자립적 지역경제 활성화 △사회적 양보와 책임 있는 합의 이행으로 주민화합의 공동체 실
현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지난 8월 26일에 발표한 행안부의 자율통합 정책에 따르면 ‘
주민이 통합 결정하면 획기적 인센티브를 지급한다’고 한다. 그 내용에는 △지역개발을 위한
재정지원 △통합지역의 경쟁력 강화 △주민생활여건 개선 △기대이익보호․행정특례 강화 등이
있다.
 
통합 반대 이유
 청주․청원통합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민간단체인 ‘청원사랑포럼’이 밝힌 공식적인 반대 입장
은 다음과 같다. 먼저 통합될 시 기초의회 의원수가 청원군은 12명인데 비해 청주시는 26명으
로 두 배 이상 차이난다. 이로 인한 청원군민의 의사반영 비율이 적어진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외부로 빠져나가는 인구를 막기 위한 도심공동화와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
자된다. 게다가 예산의 중복투자와 절감을 이유로 복지․문화․체육시설은 인구가 많은 도심지역
에 집중된다. 20여년 전 청원군에서 청주시 외곽지역으로 편입된 월오동, 휴암동만 보더라도
현재 공동묘지, 광역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등 발전이 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실
정이다. 94년 도․농통합 당시 통합되었던 여러 농촌지역은 현재 도심으로의 인구 집중으로 황
폐화되어 있다. 통합의 조건으로 약속했던 정부의 보조금 지급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청
원사랑포럼 정책위원장 최병우씨는 “앞서 통합된 시․도 중 지금 잘 살고 있는 농촌지역은 한
군데도 없다. 광역화 통합(행정적 관리는 따로 하는 통합)이라면 인정하겠지만 농촌지역이 손
해 보는 흡수통합은 절대 반대이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앞으로의 전망
 현재 4곳의 자율통합 대상 지역 중 마산․창원․진해만이 별다른 탈 없이 통합 진행 중이다. 다
른 3곳은 주민의견 충돌로 진통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자율통합이라는 미명하에 추진 중인
행안부의 정책에 많은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행안부는 지방자치법을 기반으로 한 자율통
합 실시가 장애에 부딪치자 주민투표 강행으로 노선을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청주
․청원의 경우 이미 여론조사에서 청원지역의 절반 가까이 되는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김재욱
청원군수는 이를 근거로 주민투표를 받아들여 지난 94년과 05년도에 실시되었던 통합무산이라
는 드라마를 다시 한 번 연출할 계획이다. 따라서 청주․청원 통합이 이루어질지는 과거의 경우
로 미루어보아 상당히 미약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안부는 자율통합에 대해 철회 입장
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지난 19일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지방행정체제 개편법이 탄력
을 받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법을 기준으로 하는 통합이 아닌 법률에 기초한 통합으로 국회의
원 선거가 실시되는 2014년까지 완료를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진행 양상이 행안부의 정책을
점점 미궁속으로 빠뜨리고 있다.

 이 분야의 한 전문관계자는 청주․청원통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각 자치단체장의
이해관계 불일치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현 청주시장과 청원군수는 둘 다 한나라당 소속
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이해관계는 한 정당 내에서 일치되어야 한다. 하지만 서로의 이해관계
를 너무 따지다 보니 한배를 탔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생각을 하는 오월동주(吳越同舟)의 모습
을 보이게 된 것이다. 서로의 상생발전을 배제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반영하니 청주․청원통합은
난항을 겪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전문관계자의 의견이다.
 청주․청원 통합문제는 지역사회의 당면 과제이다. 하루빨리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이지만 너무
급하게 진행하다 보면 주민들 간의 오해와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주장
만 앞세우지 말고 대화와 협의를 통해 원만한 결과를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 한편으로 지역사
회의 구성원인 대학생들의 참여를 바라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역사회문제에 귀 기
울이고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한 대학생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이영하 기자
nvnvdie@chungbu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