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생활을 추억을 담은 졸업앨범. 이 때문에 비싼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학생들은 졸업 앨범을 구입하고 있지만 이런 제작 과정에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고 있어 실용성과 투명성 등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학부에서는 졸업 대상자를 대상으로 졸업앨범 만족도를 알아보고 시정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지 알아봤다.

졸업 대상자 졸업앨범 불만족 84%

  본사에서 지난 28일, 29일 졸업대상자 100명을 대상으로 졸업앨범 만족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졸업앨범 만족도’에 대해 ▲불만족 80% ▲만족 14% ▲매우 불만족 4% ▲매우 만족 2%로 대부분의 학생이 전반적으로 졸업앨범에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앨범 가격에 대한 물음에는 ▲부담이 된다 79% ▲적당하다 21% 라고 답해 현재 졸업앨범 가격이 학생들에겐 다소 부담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비싼 책자형 졸업앨범 대신 CD로 제작하는 것에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찬성한다 61% ▲상관없다 27% ▲반대한다 12%로 찬성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박 모(철학과·02)씨는 “졸업앨범의 취지는 추억의 공유다. 비싼 가격 때문에 누구는 사고 누구는 사지 않는다면 취지 자체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자주 보지 않는 앨범 대신 사이버 상에 사진을 올려 볼 수 있게 한다면 비용도 저렴하고 앨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등 더 실용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재 제작되는 졸업앨범에 대해 불만을 표했다.

  우리 학교의 경우 총학 부회장과 각 단대 학생회의 부회장으로 구성된 졸업준비위원회(아래 준비위원회)에게 졸업앨범 제작 총괄에 대한 권한이 있기 때문에 앨범에 대한 모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각 단과대학 학생회의 주도로 졸업앨범 업체를 선정하고 만드는 것’에 대해서 ▲찬성한다 73% ▲상관없다 20% ▲반대한다 7%로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졸업앨범 제작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졸업앨범 제작 업체를 공개 입찰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한다 90% ▲상관없다 10%로 거의 모든 학생이 졸업앨범 제작 업체 공개 입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영규(사회학과·02)씨는 “졸업앨범을 한 업체에서 수년간 독점해온 관행은 철폐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투명하게 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며 “이외에도 단대별 앨범을 제작한다면 앨범 비용도 줄고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인 두꺼운 앨범을 구입하지 않아도 돼 적극 찬성한다”고 말했다.

졸업앨범 제작 선례만 따를 뿐...

  졸업앨범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는 졸업앨범을 제작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이 준비위원회와 학교 측에만 있다는 것이다. 준비위원회 측에서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지 않아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앨범에 반영되기는 힘든 상황이다. 실제 우리 학교 내에서도 ‘졸업앨범 비용이 부담되니 CD 혹은 DVD로 앨범을 제작했으면 좋겠다’ 혹은 ‘단대별로 앨범이 분권화 됐으면 좋겠다’ '졸업앨범 촬영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 등 앨범에 대한 요구사항이 있지만 앨범 제작에 있어 이와 같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된 적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졸업앨범 제작에 일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졸업앨범 제작 과정의 투명성이 의심받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 2003년부터 줄곧 ‘ㅍ’ 업체에서 졸업앨범을 제작해 왔다. 이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앨범 제작 과정의 공정성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올해는 공개 입찰에 2개의 업체가 참여했으며 이 업체들이 제시한 앨범 제작 비용을 기준으로 매년 우리 학교 졸업앨범 제작을 맡아왔던 'ㅍ'업체를 선정했다고 준비위원회는 밝혔다.

“학생 참여 고려 없어”

  우리 학교 졸업앨범도 공개 입찰 과정을 통해 제작되기는 하지만 이 공개 입찰에 일반 학생은 참여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학생과와 준비위원회, 앨범 제작 업체만이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졸업 앨범 제작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졸업앨범 제작 업체 선정 과정에 일반 학생들이 참여할 수 없는지에 대한 질문에 오지훈(특용식물학과·03) 준비위원회원장은 “위원회는 앨범 용지를 결정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등의 중간과정을 맡고 앨범 제작 업체는 학교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입찰 과정에 일반 학생을 참여시키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졸업앨범 제작을 준비하기 이전에 학생들의 의견 수렴 여부에 대해서는 졸업앨범 제작을 준비하는 일정이 촉박해 여론을 수렴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오 위원장은 “5월부터 졸업 사진 촬영이 시작되는데 4월에는 앨범 제작 업체를 선정하고 3월에는 각 단대 행사로 위원들이 바빠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졸업 앨범을 CD로 제작하는 문제에 대해선 용량과 분실 우려가 있어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최소 6년 이상 우리 학교는 'ㅍ'업체와 졸업앨범 제작 계약을 맺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ㅍ’업체는 선정하는데 대해서 학생과는 “오랜 기간 동안 우리 학교 앨범을 제작해 왔기 때문에 앨범 제작에 관한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