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신문이 지난 8, 9일 양일간 교내 재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캠퍼스 폴리스 제도 인지도 및 활동 목격 여부 등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다수 학생들이 이 제도가 시행되고 있는 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응답자 400명 중 280명(70%)은 교내에서 캠퍼스 폴리스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 못했으며, 329명(82.25%)은 단 한번도 활동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한 2학년 학생은 “그린 호프(잔디밭에서 술을 마시는 것)하는 학생들을 단속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건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또한 ‘캠퍼스 폴리스 활동이 교내 범죄 예방 및 치안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물음에 338명의 학생들은 ‘잘 모르겠다(66.25%)’ 또는 ‘도움이 안된다(18.25%)’고 답했고 오직 63명의 학생들만이 ‘도움이 된다(15.75%)’고 응답해 학생들이 캠퍼스 폴리스 제도의 효율성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 특히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도움이 된다’고 선택한 응답자보다 ‘도움이 안된다’고 선택한 응답자가 많았다. 4학년 응답자 100명 중 58명은 이 제도에 대해 ‘알고 있다(58%)’고 답했으나, 이 제도의 효율성에 대해서는 85명이 ‘잘 모르겠다(48%)’ 또는 ‘도움이 안된다(37%)’고 답했다. 4학년 응답자 과반수가 캠퍼스 폴리스 제도가 시행 중임을 알고 있었지만 ‘도움이 안된다’는 보기를 택한 학생 수는 평균(18.25%)의 2배 이상(37%)에 달했다.
 캠퍼스 폴리스 제도는 학내에 면학분위기를 조성하고 각종 사고 및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2008년부터 운영됐다. 학생 자치기구 및 단과대학 학생회와 학군단 등으로 구성된 이들은 무전기와 경광봉을 구비하고 빛이 반사되는 X자 모양의 안전 반도를 두른 채 교내를 순찰한다. 당직을 서는 학생과 직원들이 돌아가며 학생들을 관리?감독하고 있으며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 순찰을 도는 학생들에게는 일당 1만 9000원이 주어진다.
 작년 1학기에는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운영됐으나 올해부터는 3월 초부터 시작해 방학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 운영될 방침이다. 학생과 이종희 직원은 “캠퍼스 폴리스 제도가 학내 사고 및 범죄를 100%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순찰을 돌고 있는 저녁 7시부터 11시까지는 경각심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말하며 면학분위기를 조성하는 데에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3년 전만 해도 솔못 주변에서 술을 마시고 고성방가를 일삼는 학생들 때문에 바로 옆 도서관 열람실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이 많은 피해를 보았으나, 현재는 솔못 주변도 깨끗해지고 술을 마시는 학생들도 많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종희 직원의 말에 따르면 캠퍼스 폴리스 순찰 대원들은 취약 지구를 중심으로 해서 기숙사 주변 및 체육관 뒤편을 순찰하고 또한 솔못 주변에서 술을 마시는 학생들을 계도해 돌려보내는 활동을 하게 되는데, 이에 본지 기자들이 그들과 동행해 활동 모습을 지켜봤다.
사례1. 법과대학 학생회 및 학군단
 본지 기자 두 명은 지난 8일 법과대학 학생회 및 학군단 순찰 대원들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9시까지 동행을 허락받았다. 총 10명의 순찰 대원은 출발 지점인 본부에서 두 팀으로 나누어 순찰을 시작했다. 먼저 법과대학 학생회는 솔못가를 지나면서 모여앉아 술을 마시던 10여 명의 신입생들에게 돌아갈 것을 촉구했으며, 경영대-사회대-인문대-법대-생과대-오솔길-사범대-대운동장-형설관 구역을 순찰했다. 7시경부터 8시경까지는 10분마다 본부 직원이 현재 위치를 묻는 무전을 했으나 그 이후로는 연락이 뜸했다. 한편 학군단 순찰 대원들은 법과대학 학생회 대원들과 겹치지 않는 구역(남문 구역)을 돌았고 두 팀 모두 비교적 무난한 순찰을 했다. 이 날 학생과 직원의 지시 하에 법과대학 학생회와 학군단 10명은 밤 10시경 업무를 종료했다.
사례2. 사범대학 학생회
 다음날 오후 7시 13분. 이번에는 사전 허락 없이 본부에서 나오는 캠퍼스 폴리스 대원들을 뒤따랐다. 10명의 남녀대원은 무리지어 농대를 통과해 박물관 앞까지 함께 했다. 그들은 박물관 부근에서 두 팀으로 나누어 학내를 순찰했다. 순찰 대원 중 한명이 솔못 주변에서 술을 마시며 시끄럽게 게임을 하며 소음을 자아내던 무리에게 다가가 한마디 건냈지만 그들은 대원이 돌아서자마자 별 일 아닌 듯 다시 게임을 시작했다. 폴리스 대원들은 30여 분에 걸쳐 본부-박물관-솔못-인문대-법대를 지나 바로 사범대로 들어갔다. 그 시각 또 다른 다섯 명이 사범대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했고 급히 뒤따라가 그들이 사범대 총학생회실로 들어가는 것을 확인했다. 그들이 사범대 총학생회 임원들임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사범대 학생회는 30여 분간 학생회실을 나오지 않았고 같은 시각 솔못 주변은 대략 50~60여 명이 잔디밭에서 음주를 하며 고성방가하고 있었다. 사범대에서도 쩌렁쩌렁한 그들의 괴성을 들을 수 있을 정도였다. 몇 분 뒤 사범대 학생회실에서 나온 5명의 대원들은 솔못으로 향해 학생과 직원을 만났고 그 뒤 솔못 주변에서 술을 마시던 모든 학생들을 돌려보냈다. 그 후 본부 뒤편에서 또 다시 10여분의 휴식을 가진 그들은 8시 50분경에 순찰을 종료했다. 실제 한 시간을 겨우 넘어서는 순찰을 했던 그들의 일당은 1만 9000원이었다.
 관리?감독이 체계적이지 않다는 점은 현재 이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학내 순찰 구역이 특정되지 않고 학생 자율에 맡기고 있기 때문에 순찰 대원들의 태만한 업무 행태는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봐도 쉽게 예견할 수 있다. 학생과 직원은 인터뷰 중 “대원들에게 솔못 및 취약지구를 중심으로 순찰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으나 정작 해당 학생들은 “취약 지구에 대한 설명은 듣지 못했고 단지 솔못 주변 음주 학생을 집중적으로 단속하라는 말밖에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나의 단과대학 학생회가 매일 돌아가면서 순찰하는 것 또한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다. 캠퍼스 폴리스는 순찰대원을 공개모집하지 않고 학생자치기구 및 단과대학 학생회에서 돌아가며 일을 하고 있다. 중문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들의 임금은 최저임금 4110원을 겨우 넘거나 최저임금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농담이나 주고 받으며 2시간이 채 안되는 순찰을 하고 난 뒤 1만 9000원의 일당을 보장받는 점은 다른 학생들에게 부당하게 느껴지지 않을까. 제대로 된 업무를 하기 싫거나, 하기 힘들다면 차라리 근로 장학생을 모집해 학내 순찰을 맡기는 것 또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장원준 기자
first@cbnu.ac.kr
김고우 수습기자
rlarhdn66@cbn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