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에로의 첫사랑’ 총학생회의 임기가 시작된 지 어느덧 한 학기가 지났다. 총학생회는 올해 초 등록금 동결과 함께 많은 학생들의 신임을 받으며 힘찬 첫 발걸음을 뗐지만, 천안함 사건 후 열린 총학생회 발대식 당일 밤하늘을 수놓은 ‘불꽃’들로 학생들의 격분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에 대한 평가를 내리기엔 아직 이르다. 총학생회 측이 “선거 당시 말했던 모든 공약을 이행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등록금 동결, 총학생회의 노력 덕분인가

총학생회 측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 측은 등록금을 동결하겠다는 발표를 하기 전까지 ‘8% 이내 등록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총학생회는 당선 직후 학교 측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학교 측의 입장은 완고했다. 그러나 서울대를 시작으로 전국 대다수 대학들이 등록금을 동결했고 결과적으로 전국 대학의 61%인 212개 대학이 올해 등록금을 동결했다. 총학생회는 “타 대학 등록금 동결소식에 우리대학의 입장도 어느 정도 느슨해진 건 사실이지만 총학생회의 등록금 동결 촉구 성명서 발표, 1000명 이상의 서명서 전달,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한 기자회견 등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등록금 동결 뒤에는 자신들의 노력 또한 있었음을 설명했다.

학점 SAVE제도 공약, 여전히 이행 가능한가

작년 ‘삐에로의 첫사랑’ 선거본부는 학점 SAVE제도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가령 21학점을 들을 수 있는 학생이 19~20학점을 신청하는 경우 추가로 과목 선택이 불가능한 1학점 내지 2학점이 남게 된다. 여분의 학점들을 다음 학기에 추가로 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학점 SAVE제도의 목적이다. 몇몇 대학들이 이를 시행 중에 있으나 국립대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는 제도이기에 시행 가능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던 공약이다. 총학생회는 “지속적으로 학생과 담당 직원에게 건의하고 있으며 6월 총장과의 대화에서 이를 직접 건의할 생각이다”라고 말하며 “만약 올해 시행되지 않더라도 다음 학생회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총장과의 대화, 지속적인 자리 마련 가능할까

총학생회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진행되는 정책이나 사업에 대해 직접 총장에게 전달할 수 있는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자 ‘총장과의 대화’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총학생회는 4월 말부터 ‘총장과의 대화’를 준비하며 학교 홈페이지 및 카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기말고사 권장기간이 6월 7일부터 시작되므로 ‘총장과의 대화’ 일정이 늦게 잡힌다면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지속적인 자리 마련이 실제로 가능한가’라는 물음에 총학생회는 “이는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달려있으며, 청문회와 같은 불편한 자리가 되어 총장님이 불편함을 느낀다면 지속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호평과 혹평을 동시에 받았던 야식마차

지난 중간고사 기간 총학생회가 주관한 야식마차는 호평과 혹평을 모두 받았다. 총학생회는 600인분의 음식을 준비했지만 번호표를 나눠주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받지 못한 다수의 학생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40여 분을 기다리다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던 한 학생은 “번호표를 미리 나눠줬더라면 지금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새치기도 여러번 목격했다. 학생회가 조금 더 신경 썼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총학생회는 “새치기 관리를 못했던 것은 우리 책임이지만 새치기를 방지하다가 괜히 언성만 높아진다면 서로 불편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다음번에는 학생들이 최대한 만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개선의지를 보였다.

‘쪽문 ATM 설치 및 학생증-버스카드 연동’ 사실상 불가능

총학생회는 유동인구가 많은 생활과학대학 건물 뒤편 출입구에 ATM(자동현금인출기)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운 바 있으나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총학생회는 “농협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눴으나 설치비용 및 관리비용 등의 문제 때문에 적자가 예상된다며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한 학생증에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시킨다는 공약 또한 불가능한 공약으로 나타났다. 청주시에서 사용하고 있는 교통카드는 농협 ‘마이비(MYB) 카드’이다. 그러나 학생증과 교통카드를 연동하기 위해서는 청주시 교통카드가 ‘티머니(T-Money) 카드’로 변경해야 하기 때문에, 시 당국이 교통카드를 ‘티머니 카드’로 교체하지 않는 이상 우리학교 학생증과 교통카드 연동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진행 중…

그러나 총학생회가 주관한 모의토익, 5․18기념 광주 순례, 4대강 답사 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활동도 여럿 보인다. 또한 여름방학을 맞아 농촌봉사활동과 국토대장정을 기획 중에 있다. 총학생회는 “2학기에도 선거운동 당시 내세웠던 공약들을 모두 이행하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며, 앞으로 총학생회의 활동을 지켜봐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장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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