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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소슬
밤에 일하는 ‘올빼미직업’을 가진 사람들
제 868 호    발행일 : 2013.10.21 

  우리가 잠든 사이 누군가는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반대로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 일하는 낮에 수면을 취하는 사람도 있다. 밤에 일하는 그들은 생계 때문에 밤샘 근무를 해야 하는 ‘올빼미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다. 저녁 6시부터 아침 5시 30분까지  손님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데려다주는 대리운전기사 박현식 씨부터 우리 학교 중앙도서관을 하나부터 열까지 관리해주는 경비원 김철배 씨까지.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들을 만나봤다.

 
■ 대리운전기사 박현식 씨
  서울에 사는 박현식 씨는 5개월 전부터 서울.경기 지역 대리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박현식 씨의 기상 시간은 오후 3시다. 오후 3시에 일어난 박형식 씨는 곧바로 아침을 챙겨 먹는다. 오후 3시에 먹는 아침밥이다. 그 뒤 습관처럼 커피 한잔을 마시고, 담배 한 개비를 태운다. 그리고 6시에 맞춰 출근한다.
  그는 “대리운전기사도 엄연한 직장이니 나만의 원칙을 정해놓고 일한다. 직장 출근처럼 내 기준을 잡아놓고, 하루 수입목표 13만 원을 채울 때까지 일한다”며 “원칙이 없으면 일도 없고 돈벌이도 없다”고 본인의 직장관에 대해 말했다.
이어 올빼미직업을 가진 불편함에 대해 토로했다. “남들 잘 때 일하는 것이 불편하다. 다른 직업과 출퇴근시간이 반대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약속을 잡을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편함이 있는 만큼 좋은 점도 있다. “낮에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점이 좋다. 학원에 다니고 싶으면 자유롭게 학원에 다닐 수 있고, 보통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밤보다 사람이 적어 활동하기도 편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리운전기사를 하기 전 음식점을 운영했었다. 음식점 운영이 잘 되지 않자 야간에 대리운전기사를 하며, 일명 ‘투잡’을 뛰었다. 음식점 운영과 대리운전기사를 동시에 하다 보니 대리운전만으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음식점을 접고, 대리운전기사를 본업으로 삼았다. 하지만 생체리듬이 180도 바뀌어야 하는 탓에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졸음’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는 “밤낮이 바뀐 탓에 일하는 도중 졸음이 몰려왔다. 졸음을 극복하기 위해 매일 커피 4잔 이상을 마셨다. 3개월 정도 지나니 적응이 돼 지금은 견딜 만하다”고 말했다.
  그에게는 휴일이 없다. 웬만한 직장인이라면 토요일, 일요일은 쉬는 데 반해 대리운전기사인 박 씨는 약속이 없는 이상 주말에도 일하고 있다.
  “가정을 가진 남자라면 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처럼 고정된 수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주말에도 꾸준히 일하고 있다”며 생계유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대리운전을 하다 보면 어느새 새벽 2시가 넘어 있다. 새벽 2시는 박 씨의 점심시간이다. 그의 점심은 거창하지 않다. 주로 근처 포장마차에서 어묵이나 김밥 같은 분식을 먹는다. 잘 챙겨 먹을 때는 짜장면을 사 먹는 정도다. 후식으로는 커피를 빼놓지 않는다.
  “나에게 새벽밥은 그냥 밥이다. 특별한 의미는 없고, 밤낮만 바뀌었을 뿐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밥이다. 하지만 새벽에 문을 연 가게가 없어 먹을 수 있는 곳은 한정돼있는 것이 불편하다”고 전했다.
  그는 대리운전기사를 하며 좋은 일화는 없고, 좋지 않은 일화만 있다고 말했다. 좋지 않은 일화 중 하나를 털어놨다.
  “술에 많이 취한 손님을 태웠을 때 일이다. 만취한 손님을 뒤에 태우고 운전하고 있었다. 고속도로에 진입하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문을 열고 손님이 내려버렸다. 다행히 차가 밀려 천천히 가고 있어서 다치지는 않았다”며 “차를 세우고 112에 신고하니 자리를 뜨지 말라고 했다. 경찰을 기다리고 있는데, 손님이 진정이 됐는지 출발하자고 해서 출발했는데 도착할 때까지 등골이 오싹했다”고 말했다.
  점심을 먹고 3시간 정도 더 일하면 날이 밝아와 아침 5시 30분이 된다. 아침 5시 30분은 박 씨의 퇴근 시간이다. 저녁 6시부터 다음 날 아침 5시 30분까지 약 11시간 30분 동안 일한 것이다. 박 씨는 5시 30분에 지하철 첫차를 타고 집에 귀가한다. 집에 귀가해 아침 6시 30분에 저녁 식사를 한 뒤 8시부터 취침에 들어가면 박 씨의 하루는 끝난다.


 
■ 중앙도서관 경비원 김철배 씨
  우리학교 중앙도서관 경비원인 김철배 씨는 24시간 근무로, 2일에 한 번씩 근무를 한다. 김 씨의 하루는 새벽 5시부터 시작된다. 새벽 5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출근준비를 한다. 출근준비를 마친 뒤 아침 6시 30분에 중앙도서관으로 출근한다.
  그의 일은 도서관의 전체적인 청소로 시작한다. 청소를 마친 뒤 신문정리를 하고, 신문을 배포한다. 그리고 8시부터 안내데스크에 앉아 안내를 시작한다. 안내를 하며 지갑과 휴대전화기 등 분실물 관리도 같이 한다. 12시가 되면 1시간 동안 점심을 먹고, 간간이 순찰을 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저녁 6시가 되어 저녁을 먹은 뒤 숙직 보고를 한다. 그 뒤 중앙도서관 직원들이 모두 퇴근하면 형광등 관리와 문단속을 한다. 다시 순찰을 돌다보면 어느덧 밤 11시 30분이 된다. 그 시간이 되면  열람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을 1개의 열람실로 보내고, 나머지 2개의 열람실을 청소한 뒤 휴게실의 신문을 뺀다.
  그가 하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중앙도서관 직원들이 퇴근하고 나서부터는 중앙도서관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 좌석 배석기의 종이 갈기와 프린터 용지 관리, 그리고 자판기 관리까지 한다.
  그의 일은 주말이나 국경일에도 계속된다. “24시간 교대로 2명이 일하고 있으니 주말이나 국경일이 없다. 교직원들이 출근하지 않는 날에는 바닥청소부터 화장실 청소까지 모두 도맡아서 한다”며 그는 웃음 짓는다.
  자정부터 새벽 5시까지는 취침시간이다. 하지만 12시에서 5시까지의 취침시간도 정작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전화가 걸려오기도 하고, 학생들이 분실물을 찾기위해 문을 두드리기도 한다. 화재경보기가 오작동으로 울리면 바로 방송실로 달려가서 경보기를 끄기도 한다.
  시험기간이 되면 더 바빠진다. 시험기간에는 중앙도서관이 24시간 개방되기 때문이다. 개방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분실.도난 사건이 많아진다. 그는 CCTV와 분실물을 함께 관리하기 때문에 그에게 분실물을 찾으러 오는 학생이 많아진다. 그는 “물건을 분실하면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시험기간에는 더 그렇다. 애초에 분실되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이렇게 일을 마치고 새벽 5시 30분이 되면 다른 경비원과 교대한다. 그 뒤 집에 귀가해 간단히 아침을 먹고 숙면에 들어가면서 하루가 저문다.

박소슬 기자

danzi27@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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