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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
불법 복제, 당신은 깨끗하신가요
제 871 호    발행일 : 2013.12.03 


 
  대학생 김 모(부산시 사하구.23) 씨는 요즘 더 이상 1시간이나 걸리는 등교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얼마 전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사이트에 스마트폰으로 접속만 하면 영화·드라마 등 다양한 볼거리들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번거롭게 P2P 사이트나 토렌트 프로그램 등을 통해 컴퓨터로 내려받아 다시 스마트폰으로 옮길 필요도 없기에 매우 애용하는 편이다.
  웹하드와 P2P 파일 공유 시스템인 토렌트로 유통되던 불법복제 저작물이 최근에는 카카오톡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터넷상에서 재생되는 사이트 주소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저작권단체연합회 저작권보호센터가 펴낸 <2012 저작권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복제로 인한 시장침해 규모는 2조 2,186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한국저작권위원회가 펴낸 <2012 저작권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합법저작물 시장 규모는 11조 4,963억 원이며, 불법 저작물로 인한 침해율은 16.2%로 나타났다. 이 중 저작물 가운데 불법복제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고 있는 분야는 영화로 시장침해규모가 6천575억 원으로 집계됐고, 음악이 5천 840억, 게임 5천199억 원, 출판 2천978억 원, 방송 1천594억 원순이다.
  특히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영화계의 경우 채 개봉도 하지 않은 영화가 이미 공유 사이트에서 돌아다니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연초 개봉한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대표적 사례로, 개봉을 사흘 앞두고 불법 복제물이 공유 사이트에 풀리는 바람에 결국 흥행 기대를 허사로 만들며 개봉 3주만에 극장에서 내려졌다.
  직장인 최홍원(대전시 유성구.30) 씨는 “무료로 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돈을 내고 보려니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도 있다”며 “특히 인터넷에서 쉽게 영화 파일을 구할 수 있다보니 자꾸 다운받아 보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불법 복제 사건 중 최근 화제가 된 것이 ‘효도 라디오’이다. ‘효도 라디오’는 MP3 재생 기능을 갖춘 라디오에 어른들이 좋아하는 트로트 수천 곡이 들어 있는 메모리 카드를 삽입한 것인데, 이 메모리 카드에 들어 있는 음원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 제품에 들어있는 곡들이 대부분 저작권을 지불하지 않은 불법 복제 음원이다. 이렇게 불법 복제된 음원이 들어 있는 효도 라디오는 길거리, 시장, 전자 상가, 심지어 등산로 입구 등에서 공공연히 팔려나갔다.
  이 라디오를 구매한 왕종혁(서울시 종로구.62) 씨는 “많은 노래를 들을 수 있어 샀는데 불법 복제품일 줄은 몰랐다”며 “몇 천곡의 노래가 들어있다는데 모두 불법 음원이라면 업계의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작권보호센터 조사홍보팀 정성희 씨는 “효도 라디오에 들어가는 메모리 카드 하나에 2,000곡에서 3,000곡의 불법 음반이 들어간다”며 “이 메모리 카드 하나에 CD 수백 장이 들어가는 셈이라 업체에서 정품 CD를 유통하지 않으려 하고, 음반 관련 유통 업계나 저작권 관련 단체는 산업이 마비가 올 정도라고 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도 심각한데 그 사례는 바로 주위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우리 학교 이 모(소프트웨어학과.10) 씨는 최근 느려진 컴퓨터를 포맷하고 새로 OS를 설치하면서 인터넷에서 내려받은 불법 OS를 설치했다. 그는 “정품 OS를 돈 주고 사려면 적어도 십만 원에서 수십만 원이 드는데, 학생으로서 그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며 소프트웨어를 구매하기는 어려움이 따른다”며 “그래서 아무래도 P2P나 토렌트 사이트에서 프로그램을 받아 설치하게 되는 경향이 크다”고 밝혔다.
  이런 불법복제를 막기 위해 소프트웨어 회사마다 불법복제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로는 불법 복제를 완벽하게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거나, 완벽하게 방지하면 사용이 불편하게 돼 어려움이 따르므로 불법복제를 근절시키기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관계자는 "사용자에게 정품 사용을 유도 내지 강제해 수익성을 확보하느냐, 기존과 같은 편의성을 유지하느냐의 선택"이라며 “강력한 복제방지 시스템을 구  축할 경우 사용자들에게 반발이나 거부감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보호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는 ‘웹하드 등록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고 있다. 웹하드 등록제란 웹하드, P2P 등의 온라인 서비스로 인한 불법복제물 유통피해를 근절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시행한 제도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일정요건을 갖춰야만 영업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이에 따라 저작권보호센터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조치를 위임받은 저작물들이 웹하드에 불법적으로 올라와 있을 경우, 저작권법 103조에 의거해서 온라인서비스제공자(OSP)에게 불법 복제물 삭제를 요청하게 된다. 저작권보호센터 관계자는 “현재 저작권단체들과 공동으로 미등록 웹하드에 대한 고발조치를 한 데 이어, 토렌트 사이트에 대한 고발 조치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불법 복제를 근절할 방법은 없는가. 저작권보호센터 조사홍보팀 관계자는 “법적 제도 개선과 강력한 제제 등으로 차츰 불법 복제가 줄어들고 있지만, 아직 그 시장은 상당하다”며 “불법 복제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학교 소프트웨어학과 이상호 교수는 “사람들 개개인의 의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국가 차원의 제도 개선과 기업의 노력도 중요하다”며 “국가에서는 불법 복제에 대한 교육 기관 예산을 확보하고 관련 법안을 개선하며, 기업 입장에서는 소프트웨어 같은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예산 편성에 좀 더 중점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불법복제는 문화산업 전체를 좀먹는 도둑질로 반드시 사라져야 할 악습이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며 우리 문화 콘텐츠 산업 발전을 도울 수 있도록 당국의 끊임없는 지원과 국민들의 의식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이승현 기자

AidenLee@cb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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